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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모더니즘 시인들의 색다른 실험
허만하, 조말선, 정익진, 김형술, 김참, 김언 시인의 공동 작품집 『기괴한 서커스』. 유독 모더니즘 시인이 많은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를 쓰는 여섯 시인은 모더니즘 시가 중심이 되는 책을 생각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다. 각 시인의 신작 시와 평론인 산문을 담았고, 부산대 불문과 박형섭 교수가 객원으로 참여하여 산문을 썼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갈 책에 ‘세드나(Sedna)'라는 이름을 붙였다. Sedna는 에스키모 신화 속 바다의 여신 이름이며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어떤 행성이름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들의 첫 번째 Sedna이다.
서문_ 나는 늘 어리둥절해있다 ― 조말선
허만하
시_ 인체해부도
균열
산문_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
박형섭
산문_ 잔혹성의 시인, 아르토
김참
시_ 기괴한 서커스 3
기괴한 서커스 4
산문_ 부산 모더니즘 시의 기원과 계보
조말선
시_ 돌아선 얼굴
코의 위치
산문_ 몇 가지 징후들
김언
시_ 동반자
산문_ 그래, 그래, 몇 개의 록
정익진
시_ 핸드프린팅
頭象
산문_ 여기, 그리고 무한한 저쪽
김형술
시_ 동지들
수프와 세탁기
산문_ 시인들은 무슨 재미로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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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모더니즘 시인들의 색다른 실험
부산에서 활동하면서 교분을 나눠온 허만하, 조말선, 정익진, 김형술, 김참, 김언 시인이 공동 작품집 ≪기괴한 서커스≫를 내놓았다. 유독 모더니즘 시인이 많은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를 쓰는 여섯 시인은 모더니즘 시가 중심이 되는 책을 생각해왔고, 이 책은 그 생각이 나아가고 무르익는 과정에서 나온 첫 번째 결과물이다. 각 시인의 신작 시와 산문(평론)이 실렸고, 부산대 불문과 박형섭 교수가 객원으로 참여하여 산문을 실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들어갈 책에 ‘세드나(Sedna)’라는 이름을 붙였다. Sedna는 에스키모 신화 속 바다의 여신 이름이며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어떤 행성의 이름이라고 한다. ≪기괴한 서커스≫는 이들의 첫 번째 ‘Sedna’인 셈이다. 동인지도 아니고 무크지도 아닌 뭐라 ‘명명할 수 없는’ 이 책이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지 이번 한 권으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재미있으면 계속 하고 재미없으면 안 하기로 했단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이 각 잡고 무게 잡는 책, 끼리끼리 모여 세를 보여주려는 과시형 책이 아닌,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재미있게 해보는 ‘듣도 보도 못한 책’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부산 모더니즘 시의 기원과 계보, 풍성한 신작 시와 산문
허만하 시인의 <모더니즘이란 무엇인가>와 김참 시인의 <부산 모더니즘 시의 기원과 계보>는 모더니즘과 한국 모더니즘 시, 부산 모더니즘 시의 중요 지점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허만하 시인은 20세기의 ‘사상적 지진’인 모더니즘의 발생과 확산, 본질을 두루 살펴보는데, 산업사회의 교통과 테크놀로지가 모더니즘을 지배하는 중요한 원리 중 하나라는 것을 확인한다. 김참 시인은 부산에서 모더니즘 시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조건으로 부산의 도시성을 든다. 모더니즘이 태동할 당시 부산은 임시수도로서 “도시적 삶과 일그러진 문명을 비판하는 모더니즘 시가 창작되기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었다.” 부산 모더니즘 시의 비조 조향을 비롯해 1세대인 조봉제, 구연식, 노영란, 허만하, 2세대 박청륭, 최휘웅, 이정주, 하현식, 강유정, 이윤택, 정영태, 3세대 노혜경, 김형술, 김경수, 이찬, 정익진, 조말선, 김언, 김종미, 박강우 시인에 이르기까지 그의 글은 도시 부산에서 발화한 시인들의 내면의식을 일별한다.
박형섭 교수의 <잔혹성의 시인, 아르토>는 수전 손택이 “문학적 모더니즘의 마지막 위대한 본보기”라 칭한 앙토냉 아르토의 천재적이고 광기어린 삶과 예술을 조명한다.
허만하, 조말선, 정익진, 김형술, 김참, 김언의 신작 시와 최근의 생활이 담긴 산문은 각기 다른 개성으로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Sedna, 詩는 힘이 세드나?
언제부터인지에 관한 정확한 기억은 없는 채로 띄엄띄엄 시인들은 만난다. 몇 달에 한 번, 일 년에 몇 번, 혹은 그보다 더 많거나 적은 횟수로. 대개는 누구의 시집 출간, 누군가의 수상, 어느 시인의 부산방문… 등등의 핑계로 삼지만 사실은 그냥 얼굴 보고 소주 한잔, 이다. 만나는 시인들의 면모는 늘 같다. 허만하, 김형술, 정익진, 조말선, 김참, 김언. 대개는 허만하 시인이 김형술 시인에게 전화를 한다. 김형술 시인은 정익진 시인에게, 정익진 시인은 조말선, 김참, 김언 시인에게. 그렇게 만나면 화기애애와 시니컬, 찬사와 비판, 질투와 반성과 뒷담화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며 만취한다. 그런 얼굴 보기가 4-5년쯤 되었나. 누군가 말한다. 술만 먹지 말고 기록을 남기자. 모두가 일제히 반대한다. 남들 다 하는 거 우리는 하지 말자. 동인지, 무크지, 앤솔러지… 우리는 친목단체가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하지만 뭐 술 마신 날들의 기록은 괜찮겠다. 뭐 그렇다면야. 에스키모 신화 속 바다의 여신,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어떤 행성의 이름이라는 세드나(Sedna)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해보고 재미있으면 또 하자, 재미없으면 하지 말자. 한 권으로 끝날 수도 있고 재미없어질 때까지 계속 나올 수도 있다. 그게 이 책이다. 허만하 시인이 우스개를 던진다. 누가 너거 집에 세드나? 詩가 힘이 세드나? 조말선 시인이 화답한다. 몰라예, 그런 거 와 물어봅니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명명하거나 규정하지 못하는 것, 그게 세드나, 일 터이다. ―김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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