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 8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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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번지르르한 예술 평론은 가라!
미술비평은 어떻게 거장 화가들을 능욕했는가 『평론, 예술을 엿먹이다』. 저명한 예술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학구적인 예술사의 본질이 페미니즘, 후기식민주의 연구, 마르크시즘, 포스트모더니즘, 정신분석 등 학계의 여러 가지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비판한다. 일곱 명의 거장 화가들과 그들의 걸작들이 오늘날 몇몇 예술비평가와 철학자들에 의해서 터무니없이 재해석되고 그들의 진보적 이념의 환상에 끼워 맞추어지는 모습들을 재기발랄한 문체로 폭로하고 있다. 예술 또는 예술 감상을 위한 평론과 해석과 의미 부여의 필요성을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예술 감상은 예술작품을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느끼고자하는 노력이어야 함을 강조한 책이다.
도판 목록
(1) 쿠르베 「사냥감」
(2) 로스코 「무제無題」
(3) 사전트 「에드워드 달리 보이트의 딸들」
(4) 루벤스 「술 취한 실레누스」
(5) 호머 「만류灣流」
(6) 고갱 「죽은 자의 혼이 지켜보다」
(7) 고흐 「한 켤레의 신발」
원전에 대한 노트
저자 서문
서론 : 평론, 예술을 '엿먹이다'
제 1 장 쿠르베 정신분석하기
제 2 장 마크 로스코 만들어내기
제 3 장 사전트 공상소설화하기
제 4 장 루벤스 취하게 하기
제 5 장 윈슬로우 호머 현대화하기
제 6 장 고갱 물신화하기
제 7 장 반 고호 벗겨 보이기
에필로그
감사의 글
역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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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별 바로가기 : 책정보 리뷰 (23) 가격비교 (6) 추가정보 책꼬리 (1) 한줄댓글 (0) 맨위로
예전에는 대학들이 진정한 예술의 감상을 진작시키고 학생들로 하여금 인류의 풍요로운 예술 유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예술사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오늘날 -이 신랄하고 도전적이며 위트에 넘치는 작품이 폭로하는 것처럼- 학생들이 예술사 강의에서 배울 수 있는 거라곤 거장들의 마스터피스를 통한 미학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미명 하에 평론가와 이론가들이 강요하는 그들만의 자의적 해석과 지적 허세이기가 십상이다. 루벤스의 위대한 걸작 「술에 취한 실레누스」를 항문성교에 관한 알레고리라고 갖다 붙이는가 하면, 쿠르베가 남긴 저 유명한 사냥 그림들을 ‘거세에 대한 불안’의 사이코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하고, 고갱의 「죽은 자의 혼이 지켜보다」를 ‘여성의 몸에 새겨진 억압’의 일례라고 둘러대거나, 호머의 「만류」가 인종차별주의의 비주얼 인코딩이라고 억지를 써야만 직성이 풀리는 일부 평론가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거장 예술가들을 능욕하는 것이요 예술적 창조 행위를 ‘엿먹이는’ 정치적 의도에 다름 아닐 것이다.
저명한 예술비평가요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학구적인 예술사의 본질이 어떤 식으로 점차 (페미니즘, 후기식민주의 연구, 마르크시즘, 포스트모더니즘, 정신분석 등) 학계의 여러 가지 급진적 문화정치의 볼모로 붙잡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일곱 명의 거장 화가들과 그들의 걸작들이 오늘날 몇몇 예술비평가와 철학자들에 의해서 터무니없이 재해석되고 그들의 진보적 이념의 환상에 끼워 맞추어지는 역겨운 모습이 저자의 재기발랄한 문체로 여지없이 폭로된다. 상아탑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사 교육의 배후로부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예술계 전반으로 흘러넘치고 있는 ‘협잡과 사기’가 이 책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물론 저자는 예술 또는 예술 감상을 위한 평론과 해석과 의미 부여의 필요성을 근원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술의 메인 이벤트는 예술작품을 차분하게 받아들이고 느끼고자 노력하는 것이어야지, 정치적 올바름에 의한 분류나 평가나 ‘억지 쓰기’여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독자들이 이 책을 끝낼 즈음이면, 인류의 문화와 문명을 키워낸 소중한 근원을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써 무자비하게 더럽히는 이 예술 ’엿먹이기’에 대한 강렬한 해독제 또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추/천/의/말
“예술 감상의 메인 이벤트는 예술작품에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정치적 올바름에 의해서 예술작품을 평가한다든지 (심지어) 등급을 매기는 일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머리와 가슴으로 함께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것을 잊거나 무시할 때 평론과 예술사는 한낱 정치적 설교가 되고 말 것이다.
당신이 예술을 ‘살기로’ 작정했다면 이 책으로 예술의 본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결의를 굳건히 하라고 권하고 싶다. 혹은 당신이 미학이나 예술사 혹은 예술평론에 뜻을 두고 있다면, 이 책에서 그 학문이나 활동의 출발점이 어디이며 예술의 중심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를 얻어야 할 것이다.”
- 김태호/ 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전 소마(Soma)미술관 운영위원장
“로저 킴볼의 이 탁월한 책은 데리다, 푸코 같은 이들이 예술사에 가한 치명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복구작업이다. 그의 논리는 대단히 설득력 있다. 그의 정교한 이론은, 자신들의 정치적 어젠더로써 예술 작품을 얽어 매려는 이론가들과 평론가들의 신빙성에 효과적인 공격을 가한다.”
- 필립 드 몽트벨로/ 전 메트로폴리턴 미술관 관장
“예술사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감히 말하거니와, 대학생들을 위시하여 예술에 관해 눈곱만치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예술작품에 대한 어떤 해석이 건전하고 의미 있는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 토드 리처드슨/ 아마존 서평에서 발췌
출/판/사/리/뷰
만약 당신이 숲속에서 먹을 것을 찾아다닐 생각이라면, 독버섯을 알아볼 수 있는 안내서를 들고 가려고 생각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오늘날의 예술사 학계라는 관목 숲으로 들어가게 될 때, 『평론, 예술을 '엿먹이다'』를 들고 간다면 유익하다는 것을 쉽사리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이 예술평론이라는 분야에 존재해온 많은 독버섯과 가짜 식용 버섯을 알아내고 피하게 되는 데 이 책이 분명히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니까 말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이 책은 예술사가 근본적으로 ‘정치적 개입의 한 형태’라는 관점에 대해 통렬한 반격을 가하는 책이다. 다시 말해 예술사 공부에 스며들어가 있는 정치적 올바름이란 독에 대한 해독제, 또는 적어도 그에 대한 대안을 주려는 것이다. 물론 저자라고 해서 모든 예술작품에 대한 평론의 필요성을 아예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예술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이해를 위해서 평론은 절대로 필수불가결함을 인정하면서도, 미사여구로 무장한 이론가, 평론가들의 정치적 의도 때문에 예술과 평론 사이의 관계가 ‘주객전도’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을 질타하려는 것뿐이다.
창작 행위를 하는 거장 화가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아니, 심지어는 화가 자신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거나 부인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작품에다 성적인 의미, 인종주의적인 해석, 포스트모더니즘의 의도 따위를 억지로 갖다 붙이는 그들의 안하무인격 태도야말로 거장들을 (예술을) “엿 먹이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일상생활의 무게에 눌려 예술을 접하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는 더욱 난감한 보통 사람들이 그러한 자의적 해석을 보게 되면 이에 영향을 받아 순수한 감상이 불가능할 터이고, 그렇다면 예술가의 창작은 과연 무엇이 되겠는가?
예술을 본질적으로 비(非)미학적이고 탈(脫)미학적인 드라마의 소품으로 전락시키는 이런 평론의 독소를 없애는 방법은? 먼저 그런 ‘예술 능욕’이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자의적인 해석을 추구하기보다 눈과 가슴을 먼저 열고 작품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예술의 참뜻이 무엇이냐에 관해서는 수많은 이론의 여지가 있겠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먼저 창작의 결과물을 마주 대하고 느껴보는 것으로 ‘예술 감상’ 혹은 ‘예술 누리기’의 회복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 예술은 스스로를 작동시키는 진리다.
┃ 정치적 올바름의 보다 깊은 효력은 어떤 유의 예술사가(藝術史家)가 주장하는 특정한 분파에서 -페미니즘, 마르크시즘, 정신분석 등등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비예술적 어젠더에 종속시키려는 결연한 노력에서 나타난다. 정치적 올바름이 가장 심한 파멸을 초래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다. 시각적인 것을 이념적인 것으로 대체시키면서, 그것은 예술을 본질적으로 비(非)미학적이고 탈(脫)미학적인 드라마의 소품으로 전락시켜 버린다.
┃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단순히 학문 교육이라는 면에서의 배신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공격, 이 세상과 이 세상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바라보고 가치를 재는 방법에 대한 공격이다.
┃ 예술사의 궁극적 동기인 존재이유는, 위대한 예술 작품들과 시각적으로 직접 맞닥뜨리는 데 있다. 다른 것들은 머리말이나 후기일 뿐, 메인 이벤트를 떠받치기 위한 발판에 지나지 않는다. 메인 이벤트는 예술에 대하여 배우는 것이라기보다, 직접 예술을 경험하는 것이다.
┃ 예술적 생산에 진정성이란 기준을 적용할 수 없게 되는 순간부터, 예술의 총체적 기능은 역전된다. 제식(祭式)에 기반을 두는 대신, 예술은 다른 행위, 즉, 정치에 기반을 두기 시작하는 것이다. - 발터 벤야민
┃ 예술을 언어의 바다에 익사시켜 버리려는 유혹은 위험한 직업적 왜곡 이다. 비평가들은 자기 학식을 떠벌리기도 좋아하지만, 자신들의 말소리도 마찬가지로 좋아한다. 예술작품이 그들에게 이 두 가지를 다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니 그 얼마나 편리한가!
┃ 그렇다고 내가 예술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온갖 종류의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요소들이 개입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요소들은 개입될 수 있고, 실제로 흔히 그렇게 개입된다. 그러나 생생한 기운의 중심은 작품 자체가 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가 갖게 되는 것은, 예술사가 아니라 일종의 자서전 또는 정치적 설교가 되어버리고 만다.
┃ 현재의 예술 비평에 기름을 붓고 있는 저 유행성 급진주의는, 삶의 다른 영역에서 유행하는 급진주의들과 마찬가지로, 새끼를 잡아먹음으로써 살찐 동물과 같다. 늘 그런 식이었다.
┃ 대부분의 훌륭한 예술은 비평가를 일종의 결혼 중매자, 관람자와 예술작품 사이의 중간자로 왜소화시켜버린다. 그것이 겸허한 진실이다. 흔히 비평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위는, 소개만 하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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