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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분기중국과 유럽, 그리고 근대 세계 경제의 형성(양장)

저자
케네스 포머런츠 , 케네스 포메란츠 지음
역자
김규태 , 이남희 옮김 역자평점 3.0
출판사
에코리브르 | 2016.03.17
형태
판형 규격外 | 페이지 수 686 | ISBN
원제 : The Great Divergence
ISBN 10-8962631458
ISBN 13-9788962631456
정가
38,000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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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무엇이 서구와 동아시아의 운명을 갈랐나!

유럽과 동아시아 사이의 놀라울 만한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왜 북서유럽에서 지속적인 산업 성장이 시작되었을까? 이 책 『대분기』의 저자 케네스 포메란츠는 이들 두 지역이 1750년부터 기대수명·소비·생산 및 요소 시장·가계 전략에서 유사하며, 심지어 생태적 환경조차 아주 비슷하다는 점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두 지역의 운명을 가른 요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역사의 고전적 의문 중 하나인 ‘대분기’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포메란츠는 목재의 대체재인 석탄의 매장지를 발견한 행운과 아메리카와의 교역을 든다. 석탄과 신세계는 유럽이 자원 집약적이고 노동력을 절감하는 경로로 성장할 수 있게끔 했다. 한편 아시아는 막다른 처지에 놓였다. 1750년 이후 동아시아의 배후지는 인구가 증가하고 제조업에서 호황을 누렸는데, 그 때문에 이 주변부 지역에서 양쯔 강 삼각주의 작물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의 수출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동아시아 핵심 지역의 경제는 성장을 멈추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소개

저자 케네스 포머런츠

저서 (총 3권)
코넬 대학교를 졸업하고, 예일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에서 20년 넘게 역사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시카고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이다. 2006년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2013~2014년에는 미국역사학협회장을 역임했다. 1993년 출간한 《배후지의 형성: 화북 내륙에서의 국가, 사회와 경제. 1853-1937(The Making of a Hinterland: State, Society and Economy in Inland North China, 1853-1937)》은 1994년 미국역사학협회에서 주관한 동아시아사 분야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어 ‘존 킹 페어뱅크 상’을 수상했다. 이 책 《대분기》 역시 2000년에 같은 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주목할 만한 학술 저작의 하나로 선정되었을뿐더러 2001년에는 세계역사학협회의 저작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그 밖에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 교역으로 읽는 세계사 산책》이 우리말로 번역·출간됐다.
저자 케네스 포머런츠의 다른 책 더보기
The Great Divergence: China, Europe,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Economy The Great Divergence: China, Europe,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World Economy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01.11.19

저자 케네스 포메란츠

역서(총 18권)
역자 김규태 (역자평점 3)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세계 역사 이야기 시리즈’, 『아놀드 토인비 역사의 연구』, 『워킹푸어』, 『위대한 혁신』, 『게임이론의 사고법』, 『감성지능 코칭법』, 『한 권으로 읽는 동양철학』, 『46억년의 생존』, 『클래식 리더십』,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사진』, 『경건한 지성』, 『영업파워』, 『인격의 힘』, 『영국』, 『캐나다』, 『용의 숨결을 찾아서』, 『유명한 과학자 100명』 등이 있다.

목차

《대분기》를 소개하면서
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서론: 유럽 경제 발전의 비교, 연계 및 서술
유럽중심론의 다양한 변종: 인구, 생태와 축적|그 밖의 유럽중심론: 시장, 기업과 제도|유럽중심론과 관련한 문제|좀더 포괄적인 역사의 건립|비교, 연계 및 서술 구조|지리적 범위에 대한 설명

1부 사람을 놀라게 하는 무수한 닮은 점
1 유럽이 아시아보다 앞섰는가: 인구, 자본 축적과 기술 측면에서 본 유럽의 발전에 대한 해석
농업, 운수와 목축 자본|수명이 더 길었나, 생활이 더 나았나|출생률|축적?|기술은 어떠했나
2 유럽과 아시아의 시장 경제
중국과 서유럽의 토지 시장 및 토지 이용에 대한 제한|노동 체계|이주, 시장과 제도|농산품 시장|농촌 공업과 부업 활동|중국과 유럽의 가족노동: ‘퇴축’과 ‘근면 혁명’|1부 결론: 근대 초기 세계 경제의 다중 핵심과 공통적 제약

2부 새로운 흐름에서 새로운 경제로: 소비, 투자와 자본주의
서론
3 사치품 소비와 자본주의의 탄생
좀더 많고 좀더 적은 보통 사치품|근대 초기 유럽과 아시아의 일상 사치품 및 대중 소비|내구성 소비재와 사치품의 ‘대상화’|외래품과 유행의 전환 속도: 세계적 관련성 및 경제적 차이를 기초로 한 문화적 외관|사치품 수요, 사회 체계와 자본주의 기업
4 눈에 보이는 손: 유럽과 아시아의 기업 구조, 사회·정치 구조 및 ‘자본주의’
해외 수탈과 자본 축적: 윌리엄스 이론의 재검토|명백한 요소의 중요성: 사치품 수요, 자본주의와 신대륙의 식민지화|국가 간 경쟁, 폭력과 국가 제도: 그것들은 얼마나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가|2부 결론: 유사성과 차이점의 의미

3부 스미스와 맬서스를 넘어서: 생태적 제약에서 지속적 공업 발전으로
5 공통된 제약: 서구와 동아시아의 생태적 긴장
중국의 삼림 채벌과 지력 고갈: 유럽과의 몇 가지 비교|구대륙 주변부 지역의 자원 무역: 준맬서스적 문제에 대한 스미스형 해결 방식의 공통적 모델과 한계
6 토지 제약의 해제: 일종의 새로운 주변부 지역, 아메리카
또 하나의 신대륙, 또 다른 횡재: 귀금속|생태 완화의 몇 가지 측정: 공업혁명 시대의 영국|비교와 계산: 이러한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이러한 수치를 넘어선 것들|공업 세계로의 진입|최후의 비교: 노동 집약, 자원과 공업의 ‘성장’

부록 A 1인당 육로 운송 능력에 대한 비교 분석: 1800년경 독일과 인도 북부 지역
부록 B 18세기 후반 중국 북부 지역과 유럽의 농장에서 사용한 비료의 평가 및 이로 인한 질소량 변화
부록 C 프랑스와 링난, 중국 북부 지역의 삼림 면적과 연료 공급 평가(1700∼1850년)
부록 D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영국의 다양한 수입이 제공한 ‘유령 토지’
부록 E 중국 양쯔 강 하류 지역 농촌의 방적 산업 노동자 수입 평가(1750∼1840년)
부록 F 1750년 이후 양쯔 강 하류 지역과 중국 전체의 면화 및 생사 생산 평가: 영국, 프랑스, 독일과의 비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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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세계 역사학계, 경제사학계, 중국사학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저작물

최근 건명원에서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가 “대항해 시대와 대분기”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것을 TV로 본 일이 있다. 이 ‘대분기’라는 용어가 학자들 사이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케네스 포메란츠의 저서 《대분기(The Great Divergence)》가 나오고 부터이다. 그리고 이 책을 우리 출판사가 처음 접한 것은 10년도 더 된 일이다. 이 책을 출판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먼저 번역하려면 1000년가량의 동서양 역사적 흐름을 꿰뚫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양의 최근 이론들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이 책이 거론하는 범위가 넓고 방대하다.

개관
원래 역사학계에서 경제 발전의 원인과 형태에 대한 논의는 20세기 초ㆍ중반에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그것은 주로 ‘자본주의 이행’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도 지리적으로 유럽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영국과 서유럽 그리고 독일을 포함한 동유럽의 자본주의 이행 과정이 판이하게 달랐다는 것에 관한 논쟁이었다. 그뿐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비교사도 한때 큰 논쟁의 중심에 있기도 했다. 그것은 “18세기에 과연 영국처럼 프랑스에도 농업자본주의가 존재했는가” 하는 의문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이러한 논쟁이 잠시 잦아드는가 싶더니 20세기가 끝나기 몇십 년 전부터 본격적인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중국이 부상하면서 전 지구적 관점에서 새로운 논쟁이 활발히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한 세대 전 개혁ㆍ개방 정책을 시작한 이래, 중국은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고 미국에 이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 역시 진정한 세계화를 알린 신호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그 이후 역사학계나 경제사학계에서 가장 많은 논쟁이 벌어진 것은 아마도 “서유럽과 동아시아 사이에 경제 발전 수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라는 좀더 세계사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려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사실 그동안 유럽 중심의 역사상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수없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포메란츠의 이 책 《대분기》가 아닌가 한다. 이 책이 나온 이후 ‘대분기(大分岐)’라는 용어는 유럽 중심적 역사 해석의 대안으로 떠올라 경제사학계의 새로운 유행어가 되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하다. 포메란츠는 이 책에서 18세기 서유럽(주로 잉글랜드)과 양쯔 강 삼각주 지역의 경제 발전 및 쇠퇴를 탐색한다. 그리하여 포메란츠가 궁극적으로 밝히려 한 결론을 감수자의 정리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 포메란츠가 다루는 근대 세계의 형성 과정(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유럽에서 공업혁명이 성공한 원인)에 대한 전반적인 서술은 다채로운 지역의 비교 및 그 상호적 또는 세계적 연관성(저자는 이것을 ‘conjuncture’라는 용어로 표현한다)에 대한 분석을 통해 워낙 광범위하고도 복잡한, 그리고 아주 다양한 방면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하고 있어 그 본문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면서 그의 논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비교와 상호 연관성이라는 시각을 통해 종래의 유럽중심주의적 역사관을 낱낱이 검토하면서 그에 대해 아주 대담한 도전과 결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제국주의론적 관점을 탈피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많은 지역과 그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근대 세계 경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한다.
그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아주 간단하다. 오늘날 서유럽의 패권을 결정지은 대분기의 시점은 기껏해야 1750년대 중반 정도라는 것이다. 서유럽의 패권 장악에 결정적이었던 공업혁명의 성공 원인도 근대 초기(15세기 전후)나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내재적인 유럽의 우위나 장점을 찾는 서구 학계의 전통적 시각에 대해 그는 분명하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그는 1750년 무렵에도 중국의 장난이나 일본, 인도 등의 선진 지역과 비교하면 영국(과 서유럽)의 우위라는 것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다. 아울러 이러한 지역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생태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는데, 그럼에도 영국만이 공업혁명을 성취하고 나아가 근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석탄(노천 탄광)의 존재 덕이라고 그는 누차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석탄의 존재(마찬가지로 경제적 상황이 비슷한 중국의 장난에는 이러한 행운이 없었다)는 그가 여러 차례 강조하는 대분기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 이것이 증기 기관의 발명 및 이용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면서 이른바 공업혁명과 기술 혁신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는 구대륙의 제한된 토지에서는 확보할 수 없는 신대륙 자원-원면, 설탕, 담배, 목재 등과 무엇보다도 은이라는 귀금속-의 확보라는 행운(서유럽의 폭력 또는 무장 교역 및 해외 약탈의 전통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이 절대적 조건이었다는 것이 그의 또 다른 강조점 가운데 하나이다.”

즉 1750년 전후에 연구 대상 지역인 양쯔 강 삼각주 지역과 잉글랜드의 상황은 거의 비슷했지만 그 이후 상황이 급변해 두 지역의 차이가 빠른 속도로 벌여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석탄의 존재와 신대륙에서 오는 여러 자원의 이용을 든다. 따라서 저자가 그리고 있는 18세기 두 지역의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저자에 따르면 18세기 중국의 생활수준과 생산 관행은 잉글랜드와 비슷한 상태였다. 농업 생산, 농촌 공업, 시장의 효율성에서부터 공중보건, 열량 섭취, 기대수명에 이르기까지 18세기 두 지역의 상태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비슷했으며, 모두가 원산업화의 막다른 골목에 접근해 있었다.

“실제로 중국의 주요 지역은 의외의 부분에서, 예를 들면 1인당 이용 가능한 연료 공급 같은 측면에서 유럽 쪽보다 앞섰던 것 같다. 게다가 사실상 공업화 시발지인 영국의 경우, 유럽의 다른 많은 지역에서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없었다. 나아가 영국은 목재 공급, 토양 고갈 및 그 밖의 중요한 생태적 대책에서 중국 내 일부 비교 지역-양쯔 강 하류 삼각주-보다 나았던 것 같지 않다. 따라서 만약 인구 성장과 생태적 영향으로 중국이 ‘쇠락’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면, 해외 자원과 매장 에너지의 사용에 대한 잉글랜드의 돌파구가 결합함으로써(어느 정도 지리적으로 좋은 여건) 구제된 당시 유럽의 내적 과정도 똑같이 벼랑 끝-‘도약’이 아니라-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유럽이 아직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면, 십중팔구 중국도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49?50쪽)

그렇다면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어떠했는가? 동아시아는 극심한 생태 환경의 위기에 빠져들었다. 인구 증가 및 에너지 비용의 증가에 따라, 기존의 생산 형태로는 생산자들의 ‘노동 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것들이 생태 환경의 위기를 가속화했다. 물론 잉글랜드도 인구가 증가하고 노동 강화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동아시아처럼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처럼 영국이 중국과 다른 역사적 경로를 밟은 것은 신대륙의 해외 자원과 값싼 화석 에너지(석탄)를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덕이었다. 이러한 이점이 없었다면 잉글랜드도 중국과 비슷한 길을 걸었을 것이다. 결국, 서유럽과 중국이 성장과 침체라는 서로 다른 역사적 경로, 즉 ‘대분기’로 나아간 시기는 19세기 이후라는 주장이다. 이 ‘대분기’는 서유럽이 자본집약적 길을 걸은 반면에 동아시아는 계속 노동집약적 방식을 벗어나지 못했음을 뜻한다. 포메란츠는 “양쯔 강 삼각주는 왜 잉글랜드가 아니었나?”라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잉글랜드는 왜 양쯔 강 삼각주가 아니었나?”라는 문제 제기가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누차 언급하지만 화석 연료와 신대륙의 자원 이용 덕이다.

그러면 왜 포메란츠는 비교 연구 대상으로서 18세기 잉글랜드와 양쯔 강 삼각주 지역을 선정했을까? 당시 두 지역(서유럽과 중국)은 경제권에서 가장 발달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저자가 출발점으로 삼는 문제는 인구다. 양쪽 다 인구가 증가한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농업 경영에서 잉글랜드는 대농장 중심으로 자본화하고 양쯔 강 하류 지역에서는 소농을 중심으로 더욱 노동 강화가 이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인데, 포메란츠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는 생태 위기에 직면하기 이전 중국의 농업 경제를 노동 강화, 즉 과밀화 개념과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노동 일수로 계산할 때, 양쯔 강 삼각주에서 벼 1무(畝, 중국의 토지 면적 단위. 약 666.7제곱미터)-혹은 6분의 1에이커-를 경작하는 데 드는 기간은 1600년대, 1800년대와 비슷했다. 반면에 생산은 증가하고 생산물에서 지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낮아졌다. 결국 17~18세기에 중국 농업 분야에서 농업 노동자의 임금은 생존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자영농의 생활수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포메란츠는 종래의 거름보다 콩깻묵을 구입해 퇴비로 사용하는 경향을 생산성 증가의 한 예로 제시한다.(179?180쪽 참조)
중국은 가내 수공업에서도 영국이나 서유럽에 못지않았다고 분명하게 밝힌다. 중국 가정에서 여성이 만든 섬유 제품은 상인을 통해 경쟁적으로 세계 각국에 팔렸다. 소작농 스스로 자신의 상품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했음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다. 반면에 선대제 생산 조직 아래 있던 유럽의 수공업자들은 제품 판매 면에서 자유롭지 못했다.(180∼183쪽 참조)

“여성 노동자와 관련한 비교에서도 중국이 좀더 ‘퇴축’했고 유럽이 좀더 ‘혁신적’이라는 게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는다. 여성의 가외 노동에 대해서는 중국의 문화적 거부감이 유럽보다 강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중국 여성이 손수 만든 가내 수공업 제품을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유럽 여성이 더 자유로운 시장에서 그들의 노동력을 거래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미 살펴본 대로 유럽 상인 길드의 규정은 대체로 여성이 상품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이 같은 규칙은 좀더 일반적인 문화적 규범으로서 남성은 가급적 자신의 부인으로 하여금 가사노동이나 육아 등 가정 활동에 집중하도록 장려했다. (그렇지만 이는 대부분의 유럽인에게 비현실적인 규범이었다.) 따라서 유럽 남성은 적어도 중국인이 그랬던 것만큼 여성이 사업을 하는 데 적대적이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은 가급적 가족 구성원 내에 머물러야 했지만, 시장 지향적 생산에 종사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180쪽)

여기에서 포메란츠는 묻는다. “19세기에 중국이 생태적 위기로 치달아 악순환의 덫에 빠진 데 반해 서유럽은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서유럽과 양쯔 강 하구 지역은 농업, 수공업, 생활수준, 영양 상태, 과밀화 현상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양태를 보였다. 물론 18세기에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문화적ㆍ제도적 이점이 서유럽에서 나타나긴 했지만, 이는 아주 제한적인 영향만 줄 뿐이었다. 서유럽 역시 중국 못지않게 생태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었다.(생태 환경에 대해서는 5장 참조) 다시 말해 서유럽도 인구 증가와 함께 곳곳의 삼림이 파괴되어 숲의 면적이 줄어들었다. 토양 침식도 최악의 시기였다. 이에 따라 농업 생산 감소, 토질 악화, 연료 및 주거용 원자재 부족, 가뭄 및 기타 기상 이변이 잇달았던 것이다. 이처럼 서유럽과 중국 모두 18세기 후반에 이러한 위기에 처했는데 두 지역이 정반대의 길을 걸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두 지역이 궁극적으로 갈라진, 즉 ‘대분기’의 길로 들어선 것은 공간적 팽창 때문이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강제 지배가 큰 몫을 했는데, 그 덕분에 중심부인 잉글랜드에 식량과 원료를 공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6장 참조)

“서유럽 핵심 지역 가운데 한 곳은 기술이 활성화하며 수공업 노동자가 근대 공업으로 옮겨감으로써 원공업의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은 신세계 개발로 유럽 내 자국 토지를 훨씬 더 집약적이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데 필요한 엄청난 수의 노동자를 추가로 동원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세계 개발이 심지어 19세기보다 앞서 발생한 인구 증가를 유지하기에 충분한 1차 생산물을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세계는 ‘실질적 자원’과 별도의 처리 방법이 필요한 귀금속 모두를 생산했다.”(425쪽)

특히 노예 제도는 전문화한 노동력 관리 체제로서, 신대륙의 설탕, 곡물, 원면, 연료용 목재 등은 서유럽의 생태 위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와 달리 중국에서는 신대륙과 같은 공간적 여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중국 전체적으로 보면 8~9개의 경제권이 있었기 때문에 양쯔 강 하류 지역과 다른 경제권 사이에 중심과 주변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다시 말해, 양쯔 강 삼각주 지역은 그 발전을 제약하는 토지 압력을 넘어서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주변부를 창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특히 강조할 점은 바로 각 지역과 석탄의 관계다. 일반적으로 석탄 사용이 산업화로 도약하는 중요한 분수령이었다는 것은 일치된 견해다. 포메란츠는 18세기에 경제적으로 성장하던 양쯔 강 삼각주 지역에서 왜 석탄을 이용하지 않았는가를 분석한다. “중국 남부의 9개 지역은 당대 중국의 석탄 보유량 중 1.8퍼센트만을 차지했고 동부 11개 지역은 8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산시 성 북서 지역과 내몽골자치구는 61.4퍼센트를 차지했다. 게다가 채탄 기술이 뒤떨어지고 비용도 비쌌다. 다시 말해 석탄이라는 자원의 지리적 분포가 석탄 이용을 희박하게 만들었다. 이에 비해 잉글랜드는 지리적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잉글랜드 북서부와 뉴캐슬을 비롯한 북부 해안 지역의 석탄은 지표면 가까이 매장되어 있어 이미 17세기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연료로 사용되고 있었다.”(123∼126쪽)

근면 혁명
‘근면 혁명’에 대해 알아보자면, 이는 ‘대분기’가 19세기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한 논리로 보인다. 포메란츠는 18세기 중국과 잉글랜드에 다 같이 생산자의 노동 관행에서 ‘근면 혁명’이 전개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개념은 원래 1970년대 일본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일본의 한 다이묘 연구에서 인구가 증가했음에도 말과 소의 수(농업 분야의 자본 투입량을 의미)는 크게 줄었는데, 이는 농업 분야의 생산 기능에서 구조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즉 농민은 가축을 기르는 데 드는 자본을 투입하는 대신에 노동 시장의 연장과 노동 강화를 통해 인구 증가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노동집약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자본집약적 방식에서 노동집약적 방식으로의 변화를 ‘근면 혁명’이라고 한다. 즉 일본의 도쿠가와 시대에 자본 투입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농민의 생활수준이 상승한 것이다. 축력을 인력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농업 보급, 농기구 개량, 시비 방식 개량과 함께 농민의 노동 시간이 6시간에서 8시간으로 연장된 데 따른 결과였다. 근면이 미덕이라는 노동 윤리도 확립되었다. 지배 세력의 수탈이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면성, 생활수준의 향상, 생산성 증가, 노동 윤리 확립, 생산 증가의 선순환 구조가 성립되었다는 주장이다. 일본 학자들의 이러한 주장(16~18세기 동아시아의 높은 인구 증가는 발전을 가로막는 병리현상이 아니라 인구를 먹이고 효율적인 노동 훈련을 계발한 ‘동아시아 기적’이며, 이는 18세기 공업화를 뜻하는 ‘유럽의 기적’에 비견할 만한 경제적 성취였다)에 깊이 영향을 받은 포메란츠는 양쯔 강 삼각주 지역의 실증적 연구들을 넘어 ‘동아시아 기적’이라는 틀을 원용해 자기의 논지를 재확인하고 있다.(50쪽)
물론 서구의 근면혁명론은 일본 학자들에 영향을 받은 얀 드브리스가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18세기 서유럽의 생산자들은 전통 생활수준 유지를 목적으로 하다가 그 수준에 도달하면 추가 노동보다는 여가와 휴식을 선호하는 전산업적 노동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과외 소득을 추구하고 장시간 노동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즉 산업혁명 이전에 노동층의 연간 노동 시간의 증가가 있었고 이는 새로운 소비재 소비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수요의 자극을 받은 원산업 노동자들은 이전의 생활과 다른 노동 윤리를 발전시켰고, 이와 함께 기본 생산 단위인 가정에서 생산 자원을 재배치함으로써 생산 증가를 꾀했다. 결론적으로 서유럽 농민이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전략을 채택한 데 비해, 근대 일본 농민의 근면 혁명은 토지 부족 상태에서 총생산을 늘리려는 노동 흡수 전략(공급 측면의 압력 요인에 의한)에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포메란츠가 이렇게 근면 혁명을 들고 나오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 대분기가 18세기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그의 논리를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그는 서유럽의 근면 혁명을 인정하면서도 과연 그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는지, 그리고 유럽인의 생활수준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 되묻는다. 반면에 양쯔 강 삼각주 지역의 농민 가족의 직물 생산 등 과외 작업을 근면 혁명의 개념으로 인정하려 한다. 중국 농민 가족의 가계 보조적 노동이 근면 혁명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단계에서, 생산이나 소비 형태를 살펴본 것만으로는 ‘근면 혁명’-재분배를 비롯한 가족노동의 확대와 시간 절약형 소비의 증가-을 좀더 이룬 쪽이 중국인지 유럽인지, 혹은 어떤 지역이 완전한 ‘퇴축’에 더 가까웠는지 말할 수 없다. 두 가지를 동일한 범주에 놓고 노동 시장에 적절한 성장이었는지, 시간 절약형 상품과 기타 상품 모두를 위한 시장이었는지, 더불어 유라시아 대륙 양쪽 끝에서 조여오는 인구적 압박도 함께 확인해보는 게 가장 안전한 것처럼 보인다. 비교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려면, 사람들의 다양한 생산 방식에 잠재되어 있는 노동 시간에 대한 평가를 직시해야 한다.”(179쪽)

유럽중심적 역사의 극복
지금까지 이 책에서 포메란츠가 주장하는 바를 살펴보았다. 이 책에서 그는 무엇보다도 ‘대분기’의 시기가 언제였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결국은 근대화론을 중심으로 많은 논지를 펼친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근대화론 자체가 유럽중심주의 시각을 반영한다는 비판을 넘어 유럽의 산업화가 유럽의 내적 요인의 상호 작용을 통한 계기적 과정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우연한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견해를 주장한다. 즉 유럽이 세계에서 가장 일찍이 근대화 과정에 진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유럽과 다른 지역 간의 관계에 영향을 받으면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새로운 국제 무역에서 유럽만이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경제 성장이 이루어졌고 유럽에 못지않게 역동적이어서, 적어도 18세기 말까지 유럽과 이들 지역 사이에 경제적 격차는 거의 없었다.
다음으로 포메란츠는 유럽이 19세기 이후 치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부 요인보다는 외적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유럽은 신대륙을 배타적으로 이용했을 뿐 아니라, 값싼 석탄을 쉽게 이용할 수 있었고 증기 동력과 연결된 기계에 의존해 생태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으로 동아시아의 대두에 관한 일부 일본 학자의 해석을 살펴보았다. 현재의 동아시아 경제 발전은 18세기 생태 위기에 대처한 노동집약적 방식, 이른바 ‘근면 혁명’의 전통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산업화의 확산 이후, 새로운 토지와 자원을 서구만이 전유하던 시대가 지나면서, 이들 지역은 서구의 자본집약적 방식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전통인 노동집약적 전략을 혼합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주장을 펴는 학자들은 근면 혁명에 바탕을 둔 아시아의 전략이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생산 증가분을 생산 참여자들에 대한 분배로 쉽게 연결하는 이점을 지녔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을 펴는 포메란츠는 아마도 중국의 대두에 자극받았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최종적으로 그가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16~18세기에 아시아 국가들도 서유럽 못지않은 경제 발전 과정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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