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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종이책

과학하고 앉아있네. 9: 김우재의 초파리 사생활 엿보기초파리, 진화론과 분자생물학을 통합하다

저자
원종우 , 김우재 지음
출판사
동아시아 | 2018.05.02
형태
페이지 수 128 | ISBN
ISBN 10-8962622270
ISBN 13-9788962622270
정가
7,5006,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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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초파리, 진화론과 분자생물학을 통합하다”

캐나다 오타와대학 김우재 교수
초파리로 읽는 유전학의 정수

듣는 재미에서 읽는 즐거움으로, 더욱 논리적이고 풍부한 지적 경험.

초파리는 생물학의 두 갈래를 극적으로 통합한 가교, 판문점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파리는 생물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모델생물이다. 초파리 연구의 대부 격인 토마스 헌트 모건의 제자들은 ‘초파리’를 가지고 유전체 분석을 통한 종(種)분화 연구,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한 유전자 분석 연구 등을 진화생물학과 실험생물학 두 분야를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수행했다.

저자소개

저자 : 원종우
저자 원종우는 딴지일보 논설위원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고 20대에는 록 뮤지션이자 음악평론가였고, 30대에는 딴지일보 기자이자 SBS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2012년에는 『조금은 삐딱한 세계사: 유럽편』이라는 역사책, 2014년에는 『태양계 연대기』라는 SF와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라는 과학책을 내기도 한 전 방위적인 인물이다. 과학을 무척 좋아했지만 수학을 못해서 과학자가 못 됐다고 하니 과학에 대한 애정은 원래 있었던 듯하다. 4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꽁지머리를 해서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과학 콘텐츠 전문 업체 ‘과학과 사람들’을 이끌면서 인기 과학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와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국내 최고의 과학자들과 함께 과학 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 공개방송을 진행한다. 이런 사람이 진행하는 과학 토크쇼는 어떤 것일까.

저자 : 김우재
저자 김우재 교수는 바쁘다. 늘 궁금한 것을 찾고 문제를 제기하고 의견을 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 집요함이 우리나라에서는 인기 종목이라고 할 수 없는 초파리 연구로 그를 끌어들이고, 나아가 촉망받는 국제적 학자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었을 것이다.
생물학에 대한 그의 애정과 초파리 연구에 대한 자부심은 그와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런 그인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그가 초파리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비밀을 더욱 깊이 파헤치리라는 것을 의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목차

부족한 강연을 내어놓기에 앞서
초파리는 인간과 많이 닮았다?
유전학의 흑역사, 우생학
유전되는 것은 무엇일까?
생물학의 두 가지 갈래
생물학의 두 갈래를 통합한 초파리
돈이 안 되는 기초과학?
더 많은 개체를 남긴 유전자가 더 많이 살아남는다
상식적인 과학, 상식적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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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이미지

완전초파리 과학자 김우재 교수에게 듣는 유전학의 정수
1. 성선택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다
유전자는 인간과 동물을 어디까지 결정할까?
유전자는 생김새도 만들고, 일정 수준의 행동양식도 조종한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질병에 관해서는 발병 여부와 발병 시기까지 결정한다. 초파리의 행동에도 유전자가 관여하는 부분이 있다. 수컷 초파리는 암컷에게 이렇게 구애를 한다. ‘암컷을 쫓아다니는 오리엔테이션(orientating)→짧은 스킨십으로 유혹하는 태핑(tapping)→쫓아다니는 구애행동인 채이스(chase)→날개를 움직여 만든 소리로 노래하기(singing)→교미(attemptin copulation)’의 과정을 밟는다. 이런 초파리 구애행동의 각 과정은 모두 유의미한 유전학적 연구 모델로 설정이 가능하다. 특히 암컷이 수컷의 노래를 듣는 과정은 동물이 어떻게 소리를 구분하는지를 밝히는 데에 일조하고 있는데, 유전자가 망가져서 음치가 된 수컷 초파리는 암컷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김우재 교수는 스스로를 ‘초파리 야동 전문가’라 부른다. 하루에도 수천 번 초파리가 교미를 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데이터를 얻는다. 김우재 교수가 초파리 교미를 연구하는 이유는 교미 자체가 바로 성선택(sexual selection)이고, 성선택이야말로 자신의 유전물질을 대물림하기 위해 유전자가 행동을 결정하는 결정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김우재 교수가 《네이처뉴로사이언스》에 실은 「어떻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면 초파리 수컷이 섹스를 오래하는가」 같은 논문의 주제는 황당해 보이지만, 유전자와 환경이 동물의 행동양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밝히는 결정적 발견이다. 김우재 교수는 초파리 성선택 분야 연구에서 손꼽히는 과학자이며, 이 분야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세계에서도 주목하는 과학자다.
수컷 초파리의 10퍼센트는 수컷 초파리의 꽁무니를 쫓으며 오리엔테이션을 한다. 수컷의 10퍼센트는 동성애 성향을 갖는다는 것인데, 이런 결과는 동성애가 유전적 질환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변이의 일종이라는 결정적 근거가 된다. 그런데 이런 발견들이 언론을 거치면 ‘동성애는 유전적 결함 때문에 생긴다’로 와전된다. 김우재 교수 스스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바로 이런 해석이다. 유전학자들은 유전자가 행동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연구하는 사람들이지만, 유전자는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되새김질 한다. 그리고 유전자보다 환경에 영향을 받는 행동이 무엇일까를 항상 먼저 고민한다. 대한민국 대표 유전학자, 완전초파리 과학자 ‘완초’ 김우재 교수가 들려주는 유전학은 어떤 이야기일까.

2. 초파리, 진화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통합하다!
초파리는 유전학뿐만 아니라 발생학, 진화와 같이 생물학 연구 전반에 걸쳐 널리 이용되는 모델생물이다. 생물학은 크게 두 가지 갈래가 있다. 이론과 현상을 논거로 들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다양한 생물들이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연구하는 진화생물학이 하나고, 실제 실험실에서 실험을 통해 생물의 생리현상을 밝히는 실험생물학이 다른 하나다. 『종의 기원』 찰스 다윈과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생물학을 대표하는 과학자이고, ‘멘델의 유전법칙’의 멘델이나 DNA의 구조를 밝힌 왓슨&크릭은 실험생물학을 대표하는 과학자다. 비슷하게 보이겠지만, 이 두 갈래는 생물을 대하는 근원적 질문이 다르기 때문에 오랜 시간 첨예하게 대립했다.
절대 섞일 수 없을 것만 같던 두 진영은 ‘초파리’를 매개로 극적으로 타협한다. 초파리 연구의 대부 격인 토마스 헌트 모건의 제자들은 ‘초파리’를 가지고 유전체 분석을 통한 종(種)분화 연구, 염기 서열 분석을 통한 유전자 분석 연구 등을 진화생물학과 실험생물학 두 분야를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수행했다. 이를 계기로 두 진영 간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여기에는 경쟁적으로 학문에 임하지 않고, 서로의 연구결과를 가감 없이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초파리 연구자들의 학풍도 일조했다. 초파리는 생물학의 두 갈래를 극적으로 통합한 가교, 판문점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파리는 생물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모델생물이다.

대한민국 기초과학을 살리기 위해 사회를 외면하지 않는 과학자의 실제적 목소리
기초과학은 정말로 돈이 안 될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국은 기초과학에 왜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를 잃었다. 이때 미국 기초과학을 극적으로 살린 한 사람이 의미 있는 보고서를 써 당시 미국의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을 설득한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주역 중 한 사람인 버니바 부시가 쓴, ‘기초과학을 증진시키면 곧 응용으로 이어지고 돈을 벌 수 있다’라는 단선적 역사관을 담은 「과학, 영원한 개척자」이다.
‘기초과학을 증진시키면 곧 응용으로 이어지고 돈을 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기초과학 연구자인 김우재 교수는 이 보고서가 ‘뻥’이라고 말한다. 버니바 부시가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기초과학이 죽을 것 같아서’ 대통령과 국민을 속여 미국의 기초과학을 살렸다고 김우재 교수는 평한다. 나아가 버니바 부시는 의사결정, 예산집행의 과정에 과학자가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서 돈은 안 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연구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이 미국과 다른 길을 가게 된 이유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과학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정부 주도하에 돈이 되는 과학에만 투자받을 수 있었던 과학계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기초과학은 늘 가난했고, 그래서 뒤쳐졌다 말한다.
한국의 과학 정책에 끊임없이 쓴소리를 하는 김우재 교수는 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 “대중은 변화를 바라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으로 과학자를 뽑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한발씩 늦는 것이 문제다.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할 때 뒤처지는 사람은 대개 정치인이다.” 실제로 김우재 교수는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이하 ESC)’에서 활동하며 과학에 대한 헌법의 기술을 수정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개헌안 발의에도 동참한다. ‘과학은 언제나 대중과 소통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라는 모토아래 과학의 진정한 과학화를 꿈꾸는 그의 이상(理想)을 함께 꿈꿔보자.

스낵 사이언스, 언제 어디서든 쉽고 재미있게 읽는 유쾌한 과학 토크
2015년 1월에 스낵 사이언스 시리즈 1, 2권이 동시에 출간되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1: 이정모의 공룡과 자연사』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이정모 관장이 공룡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 공룡의 멸종과 인류의 출현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푸근한 입담을 과시한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2: 이명현의 외계인과 UFO』는 한국 세티(SETI) 이명현 위원장이 외계 지적 생명체와 탐사, 그리고 신비한 우주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3권 『과학하고 앉아있네 3: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찔러보기』에 이어 출간된 『과학하고 앉아있네 4: 김상욱의 양자역학 더 찔러보기』는 경희대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가 가볍게 접근하는 양자역학 이야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심오한 양자역학의 세계를 깊이 있게 파헤친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5: 윤성철의 별의 마지막 모습, 초신성』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윤성철 교수가 우주 팽창의 비밀을 알려준 초신성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펼친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6: 김대수의 사랑에 빠진 뇌』는 동물행동학과 신경과학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사랑을 탐구하며, 『과학하고 앉아있네 7: K박사의 태양계 탐사하기』는 우리가 속해 있는 태양계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8: 선창국의 지진 흔들어보기』는 국내 최고의 지진 전문가와 함께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의 차이점을 파악하고, 한국형 지진이 무엇인지, 한국형 지진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스낵처럼,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10분 내외로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또는 문화 트렌드”를 말하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는 이 같은 ‘스낵 사이언스(Snack Science)’를 표방한다. 즉, ‘지금-여기’의 과학적 이슈와 주제를 골라, 우리 모두의 폭넓은 공감을 추구하고자 한다. 과학을 즐기고 소비하는 목적은 단순히 학술적 접근이나 상세하게 파헤치며 지식을 쌓는 것에 있지 않다. 이 시리즈는 오히려 그와 반대로, 대중의 눈높이와 함께하며 쉽고 재미있고 가볍게 읽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장실에 갈 때,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재미있게 듣고 나서 그 내용을 다시 읽거나 골라 읽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책이다.
스낵 사이언스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는 가벼운 분량이라 읽을 때 부담감이 없다. 진행자 원종우의 재치 있는 입담과 대담자로 출연하는 각 분야 과학자들의 전문적이면서도 재미있는 토크가 책을 통해 술술 읽힌다. 방송에서 나온 대담을 그대로 글로 옮겨 과학적인 내용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든다. 진지하고 심각한 과학 이야기가 아닌 가볍고 편한 과학 이야기를 언제 이렇게 읽을 수 있을까? 책은 가벼운 분량이지만 그 주제와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고, 해당 주제에 꼭 필요한 부분을 집약하여 담아내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또한 유명한 과학자와 과학 관계자들을 이 시리즈를 통해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바로 ‘듣는 재미를 읽는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무엇? 과학과 대중의 고품격 컬래버레이션
‘과학’이라고 하면 막연히 어렵고 딱딱하고 일반적인 대중들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과학에 관심이 있어 무언가를 소비하려고 해도, 그 ‘막연한 어려움’ 때문에 선뜻 다가서기 어렵다. 하지만 그런 대중에게 성큼 다가가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기만 한 것은 아님을 몸소 느끼게 해주며, 과학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책이 바로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동명의 과학전문 팟캐스트 방송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과학 전반에 걸쳐 다방면으로 일하는 ‘과학과 사람들’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2013년 5월부터 대학로 벙커1에서 과학 토크쇼를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매주 공개 토크쇼를 진행 중이다. 과학 강의나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통해 과학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과학하고 앉아있네’는 팟캐스트에서 조회수 약 3,500만을 기록하며, 최고 인기 과학 팟캐스트로 자리매김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는 과학이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대중들에게 널리 퍼뜨리는 데 앞장서면서, 대중들과 함께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나누는 고품격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추구한다. 다양한 과학자 및 과학 관계자들을 공개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과학 토크쇼를 접하는 자리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기쁨과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책속으로

한국 과학이 한국의 훌륭하고 건강한 과학자들에 의해 잘 발전할 수 있기를 항상 바란다. 그것은 한때 내 꿈이었고, 여전히 큰 미련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부인이 해줄 수 있는 한계란 거기까지다. 다만 바라기를 한국의 다음 대통령은 과학자가 되기를. 그런 시대가 올 때까지 한국의 과학이 살아남을 수 있기를. 그리고 아이들이 초파리를 보고 유전학을 떠올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12-13쪽
초파리는 1900년도쯤에 모델생물이 되었습니다. 초파리가 모델생물이 되면서부터 유전학은 체계화되기 시작했어요. 과학의 면모를 갖추게 된 거죠. 1970년대에 시모어 벤저라는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시모어 벤저는 원래 초파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던 사람이에요. 박테리아에 감염하는 T4라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사람이었지요. 그 분야에서 잘나가던 과학자가 갑자기 분자생물학의 전성기에 바이러스 연구를 관두고 초파리 연구에 뛰어들었어요. 시모어 벤저는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질문이 하나 있었다고 해요. ‘과연 유전자와 행동을 연결시킬 수 있는가’, ‘유전자가 진짜로 행동을 조절하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18쪽
우생학은 유전학이 잘못 응용된 케이스였어요. 과학이 섣부르게 응용학문으로 발전했을 때 나타나는 가장 악독한 케이스지요. 나치는 우생학을 인종청소를 하는 과학적 근거로 사용을 했습니다. 미국은 이민법이라는 법률로 다른 인종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리고 저소득층의 여성들을 불임시술을 시켰어요. 이 법을 제정하는 데에 근거가 된 것이 우생학이었습니다. 아주 최악의 학문이지요. 26-27쪽
어떤 부분이 유전이고, 어떤 부분이 환경이냐 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입니다. 사실 복잡한 행동일수록 유전자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대부분 그래요. 특히 인간의 사고와 같은 건 거의 영향을 안 받는다고 봐요. 인간은 원래 읽고 쓰게 진화하는 동물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읽고 쓰는 능력은 전적으로 완전한 환경의 선물인 거예요. 이건 안 배우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이건 문화가 만든 거죠. 48쪽
김 ─ 초파리 수컷이 수컷들끼리 자라면 혼자 자란 수컷보다 섹스를 오래 한다는 걸 연구해요. 이걸 롱거 메이팅 듀레이션longer mating duration이라고 해요. 제가 이름 붙였어요. 원래 롱거 섹스 듀레이션longer sex duration이라고 붙였거든요. 그러니까 약자로 LSD가 되잖아요?
원 ─ 그러네요.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는 유명한 마약이죠? 환각제.
김 ─ 이 유머를 교수님이 싫어하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LSD가 될 뻔했던 논문이 LMD가 됐어요. 너무 안타까워요. 초파리 유전학자들은 이름 짓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돌연변이 중에 이름이 희한한 게 많아요. 빈센트 반 고흐도 있고, 베토벤도 있어요. 못 듣는 초파리들은 베토벤이에요. 91쪽
한국사회에 필요한 건 과학이 대중화되는 것도 아니고 대중이 과학화되는 것도 아니에요. 원래 과학이 가지고 있었던 정신을 그대로 가진 과학이 되면 돼요. 그런데 한국사회에는 그런 과학이 없어요. 과학의 과학화가 가장 중요하지, 대중을 계몽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생각해요. 제가 하는 행동들은 과학이 ‘과학스러운 것’들을 그대로 대중에게 보여주는 일이라 생각해요. 대중은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줍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잘 안 들어요. 정치인들은 아예 귀가 없는 것 같고요.(웃음)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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