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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 있는 유머로 '크다'와 '작다'를 비교한 그림책! 전작 <안아 줘!>에 이어 주인공 아기 침팬지 보보가 등장합니다. 아기 침팬지 보보는 길에서 돌 하나를 발견하고, 돌 위로 올라서서는
아기카멜레온보다 '크다'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나 아기카멜레온이 일어서자 보보는 '작아'라고 외칩니다. 아기카멜레온, 아기사자, 아기꼬끼리, 아기기린 보다 커 보이고 싶은 보보. 친구들은 기꺼이 어깨를
빌려주는데...
'크다'와 '작다'를 반복하여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크기 비교를 배웁니다. 크기 비교 외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지만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낼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난 작아'라고
외치며 집으로 돌아가는 보보. 언젠가는 엄마보다 훌쩍 큰 모습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정글의 그림은 안정감 있으면서도 따뜻하게 그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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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아이의 감성과 인지 발달에 얼마다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한 여러 연구와 보고들을 우리는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부모들은 그림책을 혼자서 읽기 시작하는 나이이거나 어휘력이 풍부해진
다음에 읽는 '그림이 많은 이야기책' 정도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그림책은 어휘력이 발달하지 않고, 인지 수준이 낮은 저연령에도 꼭 필요하며,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매체이다. 어쩌면 많은 그림책을 접하게 되는
4세 이후의 아이보다 더 크고 많은 발달 자극과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는 많은 친구를 사귀고, 생각을 키우며, 감성도 키우고, 자아정체성도 발달시킨다. 그래서 혼자 읽지는 못해도 그림을 보면서
부모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접한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함께 여러 발달 자극과 감성 발달을 이룰 수 있게 된다. 하지만 0~3세 어린 아이에게 적합한 그림책을 고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 인지나 어휘력 발달에
치우쳐 있어서 아이의 마음을 포근히 안아주고, 함께 놀아주는 그림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5년 전에 한국어로 소개된 제즈 앨버로우의 '안아 줘'는 당시 저 연령을 위한 그림책이 얼마 없을 때 아이의
감성과 정서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그림책 가운데 하나이다. 그 그림책에 나오는 귀여운 아기침팬지 '보보'가 등장하는 두 번째 그림책 '난 크다'가 출간되었다.
0~3세 어린 아이의 마음을 감싸 안은 그림책
<난 크다>의 표지를 보면, 빨간 색 바탕에 기린 머리 위로 올라간 보보가 '난 크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 모습에서 우리 주변의 보통 아이들 모습을 엿보게 된다. 아빠가 무등 태워주면 아빠
어깨를 다시 발로 밟고 머리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아이의 모습. 더 크고 싶고, 더 멀리 보고 싶고, 자기도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어른들은 아이의 이런 행동을 보면서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게 마련이지만,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심리학자인 에릭슨은 아동발달과정에서 2~3세 아이는 자율성을 습득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자율성은 외부
환경을 탐색하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가면서 습득되어지는 것이다. 자율성은 부모의 분별력 있는 도움과 격려가 자율성을 키우게 하고, 과잉 보호나 부적절한 도움은 자신에 대한 능력을 의심하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고 한다.
<난 크다>의 아기침팬지 보보는 혼자서 돌아다니며 다른 동물과 비교하고, 작은 것에 실망하다가 커지면 좋아한다. 커지는 것은 동물 친구들이 보보를 도와 주기 때문이지만, 보보에게는 도움을 받아
커졌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자신이 커지게 된 것에 기뻐한다. 다른 더 큰 동물이 나타나면 그래서 실망을 한다. 하지만, 커 보이려고 하던 보보는 기린의 머리까지 올라가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리다가 떨어지게
된다. 이때 달려오면서 보보를 안아 구해주는 것은 역시 엄마이다. 엄마의 품에 안긴 보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듯 하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자기가 작다는 것에 만족하며 동물 친구들과 인사한다.
홀로 독립하고 자율성을 키워 나가는 아이의 모습을 <난 크다>에서는 '크다'라는 말에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하지만 다른 동물과 비교하면서 '크다'와 '작아'를 반복하다가 보보는 엄마한테
돌아가게 된다. 위험한 일, 자기가 헤쳐나갈 수 없을 때 엄마의 도움은 과잉보호도 아니고, 방치도 아닌 적절한 도움이 된다. 이런 도움이 보보가 자랑스럽고 즐거운 표정으로 엄마 품에 안길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안아 줘!>에서의 보보보다 성장한 보보의 심리적 특성이 반영되었다. <안아 줘!>에서 보보는 엄마한테 애정을 받고 만족해하는 애착의 과정을 겪고 있다. 이번 <난
크다>에서는 엄마의 애정만 바라던 보보가 아니라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보보의 모습이 보여지는 그림책이다.
입말의 반복적인 리듬감
<난 크다>는 '작아'와 '크다'라는 입말 이외에 별 단어가 없는 그림책이다. 다른 동물이나 돌덩이에 비교해서 자기가 초라함을 표현하는 '작아'라는 말과 다른 동물보다 크게 보이게 되어
좋아하는 말인 '크다'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보보가 하는 그 두 마디의 말은 같은 의미를 뜻하지 않는다. 처음에 나오는 '작아'는 '어 내가 돌덩이보다 작네'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그 다음 '
크다'는 '돌덩이 위에 올라오니 내가 커졌어.'라는 의미다. 그리고 나서 도마뱀에게 말하는 '크다' 는 '나 너보다 훨씬 크지?'라고 자랑하는 뜻이다. 이렇게 그림과 함께 보면 간단하게 반복되는 말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반복의 리듬감과 유아가 하는 단순한 단어의 나열이지만 그 속에 더 많은 의미를 절제하면서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에 보보가 엄마한테 업혀서 돌아가면서 아기 동물들한테 '난
작아.'라고 하는 말은 '엄마한테 업힐 수 있는 작은 내가 참 좋다.'라는 의미와 '이제는 작다고 해도 서운하지 않아.'라는 의미가 복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그 전에 '작아.'라고 할 때의 표정과 마지막에
나오는 보보의 표정은 다르게 보인다.
따뜻하고도 또렷한 보보의 모습
<난 크다>의 그림은 펜선으로 외곽을 그리고 맑은 수채화로 채색되어 편안하고 따뜻한 인상을 준다. 특히 아이가 편안하게 보보의 모습을 따라 이야기를 볼 수 있게 강렬한 색을 자제하고 있다.
아기 침팬지 보보와 엄마에게만 펜선을 많이 써서 크기와 상관없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보보의 표정과 행동도 동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보보를 쫓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도 힘겹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림에 빠져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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