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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2011): 저녁은 모든 희망을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2011): 저녁은 모든 희망을

미리보기 YES24
미당문학상 수상 책
저자
이영광 , 김정환 , 나희덕 , 윤제림(윤준호) , 이기인 지음
출판사
문예중앙 | 2011.10.20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288 | ISBN
ISBN 10-8927802659
ISBN 13-9788927802655
정가
11,0008,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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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 :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도서 도서11번가

책소개

진정성과 언어의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영광의 작품!

현대문학에 큰 발자취를 남긴 미당 서정주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제11회 『저녁은 모든 희망을: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2011)』. 한국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널리 알리고자 제정된 문학상으로, 한 해 동안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시를 대상으로, 심사위원들의 논의와 토론을 거쳐 그 해의 가장 좋은 작품을 선정한다. 2011년의 수상작은 이영광의 ‘저녁은 모든 희망을’로 결정되었다. 미당의 토착적인 서정성과 김수영의 불온성을 동시에 담고 있다는 평을 받은 ‘저녁은 모든 희망을’은 크게 화려할 것도 크게 비장할 것도 없는 시이지만 깊게 읽어보면 시대의 지옥을 관통하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최종후보작에 오른 허수경, 이원, 나희덕, 김정환, 윤제림, 이기민, 이민하, 이수명, 이제니 시인의 작품과 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교보문고 제공]

저자소개

저자 이영광

저서 (총 10권)
이영광 1965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안동에서 자랐다. 1998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빙폭' 외 9편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고 사귀다', '물불' 등이 있다. 노작문학상을 받았다. [교보문고 제공]

저자 김정환

저자 나희덕

저자 윤제림(윤준호)

저자 이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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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위에서 떨다(창비시선 226) 직선 위에서 떨다(창비시선 226) 창작과비평사 2014.07.05
나무는 간다 나무는 간다 창비 2013.08.30
홀림 떨림 울림 홀림 떨림 울림 나남 2013.01.30
시름과 경이 시름과 경이 천년의시작 2012.08.16

목차

심사 경위 제11회 미당문학상 심사 경위
심사평 가상과 진실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우리 시들 _신경림 시인
윤리의식과 미의식의 통합 _황현산 문학평론가
'위키리크스'의 언어처럼 시대의 아픔과 존재의 어둠을 누설하는 시 _김승희 시인
천연의 시 쓰기, 혹은 무위의 글쓰기 _최승호 시인
미당의 토착적인 서정성과 김수영의 불온성 _이광호
수상 소감 새 말이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곳 _이영광

제1부 수상시인 이영광 특집
수상작 저녁은 모든 희망을
수상시인 자선시 나무는 간다 외 28편
수상시인이 쓴 연보 나는 아직도 시를 쓴다
수상시인 읽기 사랑과 죽음의 시와 시의 정신 ―이영광의 시세계 _강웅식
수상시인 인터뷰 그러나, 사랑을 사랑해 _김영희

제2부 최종후보작
김정환 「귀」 외 9편
나희덕 「명랑한 파랑」 외 5편
윤제림 「매미」 외 5편
이기인 「돼지 영화」 외 5편
이민하 「거리의 식사」 외 5편
이수명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 외 5편
이원 「의자와 노랑 사이에서」 외 5편
이제니 「나무 구름 바람」 외 5편
허수경 「독일 남쪽 마을에서 쓰는 꿈」 외 5편

[교보문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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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술이 좋다는 이영광, 글 비밀 밝혀진 윤성..
[BOOK] 술이 좋다는 이영광, 글 비밀 밝혀진 윤성희
[중앙일보 신준봉] 2011 미당문학상수상작품집이영광 외 지음, 문예중앙286쪽, 1만1000원2011 황순원문학상수상작품집윤성희 외 지음, 문예..
| 2011.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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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펴내며
미당문학상이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미당(未堂) 서정주 선생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미당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삼천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2011년 미당문학상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예심심사(최정례, 김진수, 박형준, 강계숙, 함돈균)를 거쳐 추려진 시인 열 명의 작품을 대상으로 본심 심사위원들(신경림, 황현산, 김승희, 최승호, 이광호)의 심사숙고 끝에 이영광 시인의 「저녁은 모든 희망을」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본심 심사위원들은 “그간 이영광 시인의 시작(詩作) 과정에서 절정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상작 「저녁은 모든 희망을」은 “시인의 진정성과 언어의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상찬했다.
『2011 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 「저녁은 모든 희망을」을 비롯해 수상작가 이영광이 직접 고른 자선시 「나무는 간다」 외 28편이 실려 있다. 자선시는 이영광 시인이 펴낸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편들과 근래에 발표한 시들로, 1998년 등단 이후 이영광 시세계의 특징과 그 변화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수상시인이 쓴 연보 「나는 아직도 시를 쓴다」, 강웅식 문학평론가의 작가론 「사랑과 죽음의 시와 시의 정신」, 문학평론가 김영희의 수상시인 인터뷰 「그러나, 사랑을 사랑해」 등을 통해 수상시인을 다각도로 조명하여 이영광 시인의 작품세계를 보다 깊고 세밀하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최종후보에 오른 아홉 명의 시인들의 작품을 소개하여 다채롭고 활기에 찬 오늘날 우리 시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시인들은 김정환, 나희덕, 윤제림, 이기인, 이민하, 이수명, 이원, 이제니, 허수경 시인으로, 예심을 맡은 심사위원들의 심사평과 시인별로 각 6편의 시 작품도 함께 소개했다. 본심을 맡은 신경림 시인은 최근 우리 시에 대해 “선행 시인들과는 화법이 달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작품도 없지 않았지만, 어떤 면에서 이들 모두 우리 시의 ‘가상과 진실’ 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효과를 가지는 순기능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총평을 남겼다.

제11회 수상작, 이영광 「저녁은 모든 희망을」

2011년 미당문학상 수상작은 이영광 시인의 「저녁은 모든 희망을」이다. 이영광 시인은 이번 수상작에 대해 “희망은 희망의 씨가 마른 곳에서 가장 뚜렷이 솟아난다는 식의 역설의 배후, 그러니까 희망 생성의 힘겨움을 말하려 한 시”이며, “자기라는 폐인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인물의 이런저런 시도와 그 실패에 대한 기록”(수상시인 인터뷰에서)이라고 스스로 말했다. 또한 김승희 시인은 “수상작 「저녁은 모든 희망을」이 보여주는 도저한 멜랑콜리와 폭탄 같은 혁명에의 욕망, 저녁의 무기력,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고 있는 안락한 절망’ 등이 우리 시대의 어두운 초상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수상작에 대한 심사평을 남겼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 / 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 /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 / 그는 병들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 / 가만히 멈춰 있기죠 / 그는 병들었다, 하지만 / 나는 왜 병이 좋은가 / 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 / 그는 버르적댄다 / 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 / 침이 흐른다 / 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 평에 / 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 / 어떤 기적이 필요하다 / 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 / 하지만 너무 오래 벌 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 / 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 변혁에 대한 갈망으로 불탄다 / 새날이 와야 한다 / 나는 모든 자폭을 옹호한다 / 나는 재앙이 필요하다 / 나는 천재지변을 기다린다 / 나는 내가 필요하다 / 짧은 아침이 지나가고, / 긴 오후가 기울고 / 죽일 듯이 저녁이 온다 / 빛을 다 썼는데도 빛은 나타나지 않는다 / 그는 안 된다 / 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 / 그는 힘없이 낫는다 / 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 / 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 / 대홍수가 나지 않아도, / 메뚜기 떼가 새까맣게 하늘을 / 덮지 않아도 좋다 / 나는 안락하게 죽었다 / 나는 내가 좋다 / 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 / 소주와 꿈 없는 잠 / 소주와 꿈 없는 잠
_「저녁은 모든 희망을」 전문

본심을 맡은 신경림 시인은 “이 땅에 사는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가질 수 있는 생각들을 섬뜩할 만큼 치열하고 날렵하게 형상화했다는 점에 있어 단연 압권이다.”라고 호평했고,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고결한 말과 누추한 말을 한데 섞으면서 사물을 관념으로 들어 올리고 관념을 사물 속에 때려눕히는 기민한 정신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낱말과 어구와 문장을 휘몰아간다.”라고 평했다. 김승희 시인은 “위키리크스의 언어처럼 시대의 비밀과 존재의 어둠을 누설하면서 아픈 희망, 불온한 절망, 혹은 불온한 희망, 아픈 절망을 반어적으로 노래하는 한 경계의 경지에 닿고 있다”고 말했고, 최승호 시인은 “기교를 다 버린 것처럼 시를 쓴다. 천연의 시 쓰기라고나 할까, 무위의 글쓰기라고나 할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읽히고 말이 화살처럼 마음에 박힌다.”고 심사평을 했다. 마지막으로 이광호 문학평론가는 “이영광의 시들에서 미당의 토착적인 서정성과 김수영의 불온성을 동시에 발견”할 수 있으며, “이를 동시대의 새로운 시의 문법과의 조우 아래서 그 현대성을 성취하고 있다”고 평했다.

‘가상과 진실’ 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우리 시들
최종후보 9人… 김정환, 나희덕, 윤제림, 이기인, 이민하, 이수명, 이원, 이제니, 허수경


김정환 「귀」 외 9편
여러 장르의 매체를 통해 전방위적 발언을 하는 김정환 시인의 시를 한마디로 말한다는 것은 그의 시에 대한 모독이 아닐까 싶다. 그의 시선은 미시적이며 동시에 거시적이다. 그는 미세 담론과 거대 담론을 한자리에 놓고는 진창이며 동시에 바닥없는 심연으로서의 현실을 그린다. 그가 한때 희망을 걸고 싸워온 한 세계가 문득 단선적이고 누추해진 현실이 되어 있다고 말할 때,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시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짐작하게 된다. 사랑의 끝자락을 붙잡고 늘어지는 환멸과, 환멸의 뿌리 속에 웅크린 사랑의 실체 같은 것이 그의 시 속에 웅크리고 있다. 최정례(시인)

나희덕 「명랑한 파랑」 외 5편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몫으로 순치하는 과정이 나희덕의 시만큼 이치에 닿는 자연스러운 필연으로 드러나는 세계도 드물다. 시인의 맑은 시선이 사물의 이면과 그것들 각각의 내력을 간파하는 순정함을 지니고 있을뿐더러,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나름의 사연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고유한 존재 이유와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수긍케 하는 생래적인 지혜와 여유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가 엄정한 이지(理智)와 사유의 무거움에 쏠리기보다 따뜻한 이해와 공감의 친화력을 내장한 잘 세공된 언어의 용기(用器)가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에 덧붙여, 최근 그의 시는 눈물을 미소로, 비가를 송가로, 우울을 쾌활로, 절망을 희망으로 옮겨놓는 기품 있는 명랑성을 획득하고 있다. 강계숙(문학평론가)

윤제림 「매미」 외 5편
윤제림 시의 어법은 평이하고 비유는 소박하지만, 거기에는 언제나 삶의 깊이와 넓이를 포착해내는 세밀하고도 웅숭깊은 시선이 존재한다. 이 시선 속에는 대개 서정시의 본령에 충실하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오랜 주체의 감정이입법이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인의 자유로운 시적 자아는 이 주체의 시선 속에 결코 오래 머무는 법이 없다. 감정이입법에 의해 주체와 동일화된 대상은 이른바 시적 자아에 의한 객관화라는 최종적인 필터를 통과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객관화의 과정에서 이른바 시인 특유의 ‘시치미 떼기’적 태도와 ‘눙치기’ 어법이 출현한다. 그 태도와 어법은 일상의 나른하고도 심드렁한 풍경 속에서 미세한 균열과 삶의 상처를 발견해내지만, 그 균열과 상처마저도 유머러스하거나 해학적인 정신에 의해 따뜻한 온기를 부여받게 만든다. 김진수(문학평론가)

이기인 「돼지 영화」 외 5편
이기인의 시편들은 감정의 표현과 그 몰입에서 벗어나서 그것이 지니고 있는 상투성을 새롭게 전복한다. 그의 시는 경험과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면서도 곧잘 낯선 경지로 이동한다. 그런 면에서 서정적이면서 과학적이다.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가슴은 따뜻하고 사랑으로 일렁이지만, 그것은 정밀한 언어의 체계를 통해서 시가 된다. 그래서 우리들이 경험하거나 마주쳤던 순간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가는 그의 시는 우리들이 몰입하려는 바로 그 순간 그 충동적인 감정을 차단하는 낯선 경지를 열어젖힌다. 나는 이러한 그의 시편들을 ‘감정의 과학’이라 부르고 싶은데, 언제나 그의 시는 우리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감정 세계를 다루면서도 그것이 지니고 있는 상투적인 정서를 넘어서는 ‘초주관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박형준(시인)

이민하 「거리의 식사」 외 5편
그로테스크한 환상의 이미지들이 악몽같이 펼쳐지는 불안하고도 강박적인 어법 속에는 그 어떤 상투화된 언어나 정형화된 문장도 들어설 자리를 얻지 못한다. 고정된 기의의 자리를 약속받지 못한, 끝없는 환유의 고리들로 이루어진 이 이상한 기호의 세계는 곧 의식과 이 의식에 의해 파악된 현실의 결핍에 대한 무의식과 꿈의 항변이기도 할 것이다. 이 무의식과 꿈속에서 펼쳐지는, 자유연상법이나 자동필기술 같은 어법은 또한 일상적 감각이 극대화된 결과이기도 한 것처럼 보인다. 초감각 혹은 환각과도 같은 이 극대화된 감각 속에서 대상 세계는 이제 일상의 의식과 현실의 저편에 존재하는 자유로운 왜곡과 변용의 이미지들을 획득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 변용된 이미지들은 또한 일상적 의식과 욕망의 현실 이면 내지는 내면의 비밀스런 모습이기도 하다. 김진수(문학평론가)

이수명 「창문이 비추고 있는 것」 외 5편
태초에 사물이 있고 말이 그 뒤를 이어 생겨났다고 생각하는 시인이 있는가 하면, 말의 세계가 곧 사물의 세계라고 여기는 시인도 있다. 굳이 따진다면, 이수명은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기호계란 인간이 어쩌지 못하는 유일한 현실이지만, 인간과 마주한 사물에게도 그것은 완강한 현실이다. 이수명은 우리 시대의 시인들 중에 말과 사물 사이에 놓인 존재론적 간극을 누구보다 선구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시적인 영역으로 포섭해온 시인이지만, 그는 이를 비극적이라고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시의 고유한 가능성은 거기서 솟아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말이 사물 그 자체로 육박해 들어가지 못하는, 그리하여 완고한 축조와 정교한 배치와 단일성과 연속성에서 이탈되고 튕겨져 나가는 ‘비인칭 그래프’와 같은 언어적 불가능성의 영역이야말로, 그의 시에서 사물이 고유한 존재 가능성으로 현시되는 지점이다. 함돈균(문학평론가)

이원 「의자와 노랑 사이에서」 외 5편
이 ‘투명한 고독’에 무슨 이름을 더 붙일 수 있을까? 맨살이 터져 붉은 힘줄이 보이고, 흰 뼈가 뼈가 아닌 듯 여겨지는 형국, 뼛속에 감춰진 ‘뼈의 뼈’가 드러날 것만 같은 무색무취의 완전한 고독의 형상이 근래 이원의 시가 다다른 지점이다. 죽음에 비견할 허무와 육체의 어두운 심연을 건너온 자만이 감각하고 체험하는 정신의 숙명적인 표백이 있다면, 감히 그의 시가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언어의 상투적 치장과 형용 불가능성의 한계를 뼈저리게 절감한 어떤 영혼의 무력감이, 오직 있는 그대로의 것, 주어진 바 그대로의 것을 솔직하게 간취하려는 절박함이 그러한 무채색의 표백을 가능케 한다. 그렇기에 변기의 하얀 몰골에서 해탈과 명상의 처절함을 경험하는 심리적 도약은 인간 욕망의 끔찍한 지옥을 몸으로 관통해본 자, 먹고 자고 마시고 싸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죽고 이별하고 태어나는 지긋지긋한 생의 과정을 온 몸과 마음으로 직관한 자의 내면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강계숙(문학평론가)

이제니 「나무 구름 바람」 외 5편
이제니는 말이 허공 한가운데에 목소리가 되어 솟아나올 때, 말이 종이 위에 문자로 새겨질 때, 말이 몸속 어딘가에서 맥박으로 뛰놀 때, 그 각각의 말들이 교호하고 운용되고 보유하는 세계에 어떤 질료적 차이와 효과가 생산되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인이다. 첫 시집에서 보여준 언어존재론적인 예민한 자의식과 그에 근거한 부조리 화법은, 이제 말 자체가 만들어내는 관념과 이미지와 운율 생성에 대한 관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단지 아름다운 노래를 직조하기 위한 시의 기본 과정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으리라. 한편으로는 집요하게 논리적으로, 또 한편으로는 관념과 이미지 사이를 부동(浮動)하기도 하면서, 진술의 반복과 산문적 연쇄를 거듭하는 가운데 빚어지는 이 산문도 음악도 아닌 말의 세계는, 관념의 손아귀를 어느새 벗어나버리는 사물들의 흐름과 어둠, 그것과 간섭하는 마음의 어떤 작인을 표현하려는 몸의 한 형식이다.
함돈균(문학평론가)

허수경 「독일 남쪽 마을에서 쓰는 꿈」 외 5편
그녀의 사랑과 연민과 그리움의 감정은 시간의 말과 결탁한다. 종종 공간을 뛰어넘어 꿈길에 들기도 한다. 감정과 결탁한 그 현실의 순간들이 꿈속과 같다. 아니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가 없다. 그 감정의 말이 감각의 착란을 가져온다, 그가 몸담고 있는 그 도시, 그곳은 서울도, 그녀의 고향 진주도, 언젠가 그의 연인이 지나가던 천안도, 그가 몸담고 사는 독일의 어떤 도시도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 모든 곳이기도 하다. 운전하던 연인의 옆에 앉아있던 그녀도 시인 화자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그냥 하나의 기호, 당신도 그냥 하나의 기호……. 그 기호들 속에 감각만이 선명하다. 최정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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