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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작가로 살아가는 마흔일곱과 마흔여덟의 생은 어떨까?
SBS ‘두아내’의 원작 소설 ‘변명’의 정길연을 만나다.
마흔 후반을 달리는 한 여인의 삶과 내밀한 속내를 드러낸 에세이 『그 여자의 마흔일곱 마흔여덟』. 여자 나이 마흔일곱, 어떤 인생이 있을까? 정길연은 일기를 쓰듯 자신의 마흔일곱, 마흔여덟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펼쳐낸다. 씩씩하고 마음 좋은 아들, 인간관계, 여류작가들과의 교류, 작가로 살아가야 하다는 것 등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일부터 그녀가 ‘작가’라는 숙명을 타고 났기 때문에 겪는 일까지 그녀 특유의 세밀한 내면 묘사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책은 「여성조선」을 통해 2007년과 2008년에 정길연이 연재했던 이야기를 마흔일곱과 마흔여덟로 1, 2부를 나누어 일기식으로 구성한 에세이다. 2007년 마흔일곱의 이야기를 담은 1부에는 아들의 ‘징병검사 본인선택제 시행안내’ 통지문을 받고 아들을 떠나보낼 준비를 담담하게 이어가는 이야기를 비롯해서 50여 편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2008년 마흔여덟의 이야기를 담은 2부는 TV를 보지 않고도 잘 지내는 그녀만의 독특한 생활과 탁발순례를 마친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이 조촐한 기념식을 겸해 마련한 뒤풀이에 참석한 이야기를 비롯해서 40여 편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인생의 고수가 되기 시작하는 40대를 살아가는 그녀는 때로는 인생 고수처럼 만사가 덤덤하고, 때로는 소녀처럼 감성적인 이야기들을 자신만의 문체로 풀어낸다.
2007년, 마흔일곱
1월__ 해맞이 유감 │ 남자아이가 남자로 분류되는 시점 │ 아들 가라사대 │ 분리 불안
2월__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 │ 떠날 때는 말 없이 1 │ 집 인연 │ 내 꿈은 별장지기
카운트다운
3월__ 가늘고 길게 │ 누구나 한번쯤 자살을 꿈꾼다 │ 시행착오 │ 패자부활전
시간이 답이다
4월__ 별사別辭 │ 궤도 수정 │ 낙서 │ 입주민 동정
5월__ 부유 │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 봄빛이 겨워라 │ 유배지의 아름다운 남자들
몽환의 귀로
6월__ 지옥에서 보낸 한철 │ 나는 언제 이사를 그만둘 수 있을까 │ 못 │ 봄날은 간다
7월__ 우리 가운데 누군가 사라지면 슬플 것이다 │ 어디쯤 가고 있을까 │ 댄서의 꿈
페이드아웃
8월__ 나의 정원 │ 모자한담 │ 능소화 │ 사진 속 풍경 한 점 │떠나지 못하는 이유
9월__ 수상한 재회 │ 짧은 이별
10월__ 시간에 대하여 │ 암흑 속의 첼리스트 │ 누이여, 꽃 같은 누이여 │ 바람의 시간
삶, 살아지는, 사라지는……
11월__ 삶, 지리멸렬한…… │ 견물생심 │ 지리멸렬, 끝날 것 같지 않은
12월__ 세 여자 │ 산문門山에 들다 │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 너는 네 운명
아듀, 마흔일곱
2008년, 마흔여덟
1월__ 도시의 유목민 │ 속임수 │ 초보 주부 │ 수납의 여왕
2월__ 기억상실증 1 │ 무의식의 반란 │ 기억상실증 2 │망각을 망각함
3월__ 새로운 시작의 날 │ 떠날 때는 말 없이 2 │ 나, 너, 그리고 우리
4월__ 금단 현상 │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 산책 │ 스타벅스 1호점 │ 가족의 탄생
5월__ 주마간산走馬看山 │ 레이스RACE │ 아몬드 나무, 혹은
6월__ 주방 노동자의 횡설수설 │ 사재기와 바가지 │ 낱개 취급 안 함!
7월__ 여기 누구 없소? │ 견고한 신념 │ 잔디 깎기와 스프링클러 │ 밥벌이의 벽
아메리카 속의 코리아 │ 사족
8월__ 빙하와 백야의 땅, 알래스카로 향하다 │ 출발은 좋았는데 │ 댕큐, 미스터 쿠퍼
9월__ 전화위복 │ 이기적인 합리주의자 │ 알래스카의 선택 │ 삼각관계 │ 신대륙 아메리카
여행과 일상
10월__ 내겐 너무 이상한 풍경 │ 극과 극 │ 복고풍 자전거
11월__ 역지사지易地思之 1 │ 자기 점검 주변 점검 │ 포틀락파티 │ 역지사지 2
12월__ 오바마는 흑인이 아니다 │그래, 그런 거지 뭐 │ 21세기 고려장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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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안팎을 한 땀 한 땀 수행하듯,
섬세하고 예리한 솜씨로 풀무질해 낸
그 여자의 마흔일곱, 마흔여덟 이야기!
▶ 샛길의 시간들과 지상의 삶을 견디게 해주는 것들에 대한 살가운 독백!
가부장제의 모순과 이중성을 신랄하게 꼬집으며 숱한 화제를 남겼던 문제적 작가 정길연의 더 깊어진 사유와 인생의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화양연화의 순간들!
여성들의 자아 정체성과 전통적인 가부장 사회의 모럴을 대변하는 남성들의 이중적 사랑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문제를 천착하며 보다 발전적인 관계 모색을 추구하고 있는 문제적 작가이자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수십만 독자의 가슴을 울렸던 『변명』 의 저자인 정길연 작가가 본인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신작 에세이를 출간했다.
인생의 황금기인 마흔일곱과 마흔여덟이라는 시기를 보내며 보듬어 낸 인생 사계를 깊이 있는 울림을 담아 풀무질해 냈다.
특히 작가 특유의 세밀한 내면 묘사와 모성, 인간관계, 문단의 에피소드, 여류 작가들의 교우,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의 애틋함, 두 번의 결혼과 이별을 통해 배우게 된 인생의 지혜 및 생의 배반, 삶의 비의와 작가로 살아가야 하는 숙명의 문제,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정치? 경제?사회적 행패에 대한 무정부주의적이면서 시니컬한 풍자와 통찰 등이 섬세하고 예리한 문체로 정감 있게 그려진 에세이집이다.
■ 책 소개
▶ 세월을 벼린 웅숭깊은 통찰로 빚어낸 그 여자의 인생 사계!
저자가 한 여성 잡지를 통해 2007년과 2008년, 여자 나이 마흔일곱과 마흔여덟이라는 황금기를 건너며 새롭게 보이는 세상사를 계절 일기식으로 구성한 에세이로, 1월부터 12월까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인생의 중요한 깨달음의 순간까지 담백하고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따라서 웅숭깊은 사유와 깊은 통찰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빚어내고 있는 작가의 힘이 어디로부터 연유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매력적인 에세이다.
아들의 대학 입시 문제에 쿨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노심초사했던 일,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겠다고 독립을 선언하는 아들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일, 여류 작가 3인방이 산사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와 소설 쓰기를 필생의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의 동류의식, 순탄치 못했던 결혼 생활과 두 번째 혼인을 하게 된 사연, 그 인연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미국 생활을 하게 되며 바라본 세상…….
도시의 유목민 같은 현대인의 부유하는 삶에 대한 단상, 경제관념이라곤 젬병인 경제 백치의 세상 나들이와 평생의 꿈인 별장지기에 얽힌 얘기, 상처를 치유하고 보듬어 주는 시간의 재생성, 지리멸렬한 일상을 빛나게 해주는 단상들, 봄빛에 매료되어 상춘을 즐기는 유람단 이야기, 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상징하는 화양연화의 순간들, 나이를 들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게 되는 눈 밝음 현상이 빚어내는 세월의 선물, 샛길의 시간들과 지상의 삶을 견디게 해주는 것들에 대한 살가운 독백, 천형처럼 짊어지고 가야 할 문학에의 갈구, 아들과 새로운 남편 사이에 벌어지는 기 싸움과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고 떠난 아메리카 종단 여행 끝에 얻은 또 다른 이별 등, 삶에 치이고 구겨졌던 저자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건져 올린 은밀한 내면 고백이 감칠맛 나게 펼쳐진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 나이로 마흔일곱, 마흔여덟. 두어 해 우여곡절을 겪고 났더니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놀라지도 않는다. 무던해지다 못해 시들해졌다. 세상에 겁날 게 무어란 말인가. 눈물도 상처도 추억도 인연도 언젠간 마르고 아물고 흩어지고 사라지게 마련이지 않은가. 찬찬히 앞을 보면서 무던하게 살아내고 싶다. 시들하면 시들한 대로…….
■ 추천사
게으른 사람들이 제법 예민한 수가 있다. 삶의 속도가 아무리 빠를지언정 제 분수 이상으로 템포를 바꿀 필요를 못 느끼는 사람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사물을 곱씹고 관조의 숲에서 심상을 그려내며 제 거울을 닦는 것이다. 그녀가 얼마나 게으른 인간형인지는 모르나 처음 보았을 때부터 거울을 닦는 여인이라 느꼈다. 섬세한 감성의 촉수를 꺼내어 일상을 얼마나 자잘하게 쪼개었는지, 더께 쌓일 틈 없이 얼마나 여러 번 거울을 닦아냈는지, 2년간 담아낸 글을 보며 새삼 확인했다. 소설가이기에 앞서 그도 평범한 한 인간이요 여자였음에 좋았다. 무엇보다 고마운 것은 더없이 진솔한 에세이로 독자의 부름에 화답해 준 일이다.
_ 이상문(〈여성조선〉 편집장)
사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특히 이번 이사는 모양새부터 복잡하다. 아들과 내가 따로 움직이는 이사이며, 내 이사는 단순히 이사라기보다는 ‘모종의 상황과 결합된 이주’이며, 그리고 ‘모종의 상황과 결합된 이주’ 이전에 잠시 모처에서 칩거하면서 원고 수선과 산책으로 소일하기로 계획된 이른바 ‘전전轉轉’인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모종의 상황과 결합된 이주’로 인해 영구히 몸이 매이기 전, 삼수갑산을 좀 떠돌겠다는 것인데…….
아들은 그런 제 어미의 꿍꿍이속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 이제 내가 제 곁을 떠나리라는 사실을. 제 곁을 떠나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새로운 관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리라는 사실을.
_ 34쪽, ‘카운트다운’중
그렇게 나는 연애를 엎었다. 단 한순간에.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유를 밝히기란 쉽지 않다. 말하기도 간단치 않다. 일일이 열거하기 성가신 이유들이 많은 것 같다가도 정작 이유다운 이유가 없는 것도 같다. 허물로 따지자면 피차일반일 터이다. 세상에 허물없는 인간이 어디 있으며 전쟁 없는 연애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래도 미흡하다면, 명확하게 꼬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불안감이라고 해두자. 이성적 언어로 형상화할 수 없는 세계관의 차이? 다소 모호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른 건 나의 조급함과 경솔함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고, 비 온 뒤 길 위에 패인 바퀴자국 같은 오해가 협곡처럼 깊어져서라고 할 수 있고, 두 사람 모두의 서투름 내지는 어리석음이랄 수 있고, 보다 그럴 듯한 설명으로는 인연의 시효만료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이유가 가장 마음에 든다.
인연이 다하다……. 어쩌면 가장 타당하게 들린다.
_ 47쪽, ‘별사’중
그렇게 한 번 길을 튼 뒤로 몇 차례 더 ‘분연히’ 집을 나서서 화훼단지로 달려갔다. 삶이 팍팍하고 무겁다는 생각이 들 때. 홀로 침묵의 시간을 견딜 때. 지지부진인 원고로 골머리를 앓을 때. 문득 떠오른 오래전 과오가 새삼 낯을 붉게 할 때. 나 또한 꽃처럼 밝고 화사하고 하늘거리는 존재가 되고 싶을 때.
아아 무엇보다, 나 자신 때 놓치지 않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정직해지고 싶을 때. (중략)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것,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어찌 모를까. 그렇더라도, 식물과의 동거는 조금쯤 기름지고 조금쯤 쓸쓸하였다.
_ 95쪽, ‘나의 정원’중
살다 보면 어느 한 시기 집중적으로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이 교차되는 걸 깨닫게 된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처럼, 볼 만하고 겪을 만하다는 것도.
그렇지 않으면 삶이 얼마나 수월하겠는가. 오만해지고 방자해져서 무릇 얼마나 많은 과오들을 분별과 회오 없이 저지르겠는가. 그리고 불운치고는 사소하고 시시하고 조잡하다고 애써 위무할 정도의 그 궂은일들이, 실은 크고 엄청난 횡액들의 액막이가, 또는 예방주사가 되어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감기 한 번 앓지 않던 사람이 벌목장의 통나무처럼 단번에 우지끈 쓰러지는 법. 이리저리 치이고 밟히며 바람에 휘는 여린 풀잎 같은 생이 용해 보인다. 그래서 생채기 돋은 생이 눈물겹고 정겹다는 것. 그런 생이야말로 가슴속으로 흘러드는 따스한 물줄기를 더욱 잘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
_ 134쪽, ‘지리멸렬, 끝날 것 같지 않은’중
한 장 한 장 넘기는 사진 속에서, 몇 년 전 내 얼굴과 지금의 얼굴이 여실히 드러난다. 거기엔 딱 그만큼의 세월이 가로놓여 있다. 약간의 안타까움이 일지 않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딱 그만큼의 세월이 ‘비교적’ ‘조용히’ 지나가 준 것이 다행스럽고 고맙다. 이제야 비교적, 조용히……라고 담담히 말할 수 있어진 것이지 막상 어떤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에는 순간순간 아뜩하고 격렬했을 테다. 하므로 어느 누군가의 말처럼, 나 자신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그래, 수고했다……라고.
_ 158쪽, ‘수납의 여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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