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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글]
자사가 대갈일성에 호통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모르느냐? 나는 다른 사람 아니라 강주 홍천부 북면에서 살던 김 낭청의 아들 학공이다. 나도 한때가 있지 장천 죽어지내며, 너희는 장천 세상을 만나랴. 이제도 원수를 갚지 못하랴. 너희는 무슨 원수로 나의 부모 동생을 다 죽이고자 하고, 나도 마저 죽이려 했더냐? 애매한 별선이만 죽인 것을 아느냐? 내 이제 부모 동생과 별선의 원수를 갚고자 하여 들어왔으니, 너희는 내 손에 죽어보라." 그놈들이 이 말을 들으매 대경실색하여 아니 떠는 놈이 없더라. [양장본]
해설
학공이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나다
노속들의 모반으로 학공이 가족과 헤어져 유랑하다
학공이 계도 섬에서 별선과 혼인하다
별선이 노속들에게 죽게 된 학공을 살리려고 대신 죽다
학공이 과거에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되다
학공이 자사가 되고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다
학공이 모반한 노속들을 처형하다
죽었던 별선이 살아나다
학공이 가족과 함께 부귀영화를 누리다
옮긴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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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가 매양 남의 종노릇만 한단 말인가.”
“나도 한때가 있지 장천(長川) 죽어지내며, 너희는 장천 세상을 만나랴.”
상전을 죽여서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었던 이들과 다른 이름으로 자신을 지켜야 했던 학공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풀어낸다. 개작 <신계후전>으로도 알려진 <김학공전>은 후에 <탄금대>로도 개작되었을 만큼, 당시에 널리 회자되었다. 더불어 여전히 조선 후기의 살벌한 사회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조선 후기, 무너지는 신분 제도의 일면
<김학공전>은 주인과 노비(奴婢) 사이의 대립, 갈등과 복수를 다룬 고소설 작품이다. 이 작품에 나타난 노비와 주인 간의 대립과 갈등은 전통적인 신분제가 동요되던 조선 후기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조선 후기에는 곡식을 바치는 사람에게 직첩을 주던 납속수직(納贖授職), 다른 신분으로의 모칭(冒稱), 면천첩(免賤帖)의 발행 등으로 신분제가 크게 동요되었다. 주인공 학공이 다섯 살 되던 해에 그의 부친이 죽어 가사(家事)를 주관할 사람이 없게 되자 노비 박명석을 주동으로 한 노속들이 모반하여 비합법적으로 천민 신분을 면하던 사례를 소재로 하여 구성한 것이다.
진보적 사회 인식, 그리고 권선징악(勸善懲惡)
학공은 노속들의 모반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맞지만 유모, 춘섬, 별선 등 주변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다. 결국 관리가 된 그는 모반의 무리를 탕진하고 복수를 한다. 작자는 명문가의 자녀를 주인공으로 앞세우고 있으나 보수적인 신분 의식을 고수하지는 않는다. 정당한 절차에 따른 신분 해방을 지지하며 무력에 의한 모반은 용서하지 않는다. 이처럼 <김학공전>에는 선명한 작가 의식이 드러나고 있으며 당시의 민중 의식이 잘 반영되어 있다.
끊임없이 개작되는 이야기
≪청구야담≫, ≪삽교별집≫ 등의 문헌에도 노비들의 신분 상승 욕구가 드러난 사례들이 한문 단편으로 기록되어 전한다. 이런 유의 이야기들은 널리 구전되어 오다가 한문에 소양이 있는 지식인들에 의해 한문 단편으로 구성되었을 것이다. 한편, <김학공전>과 같이 한글 소설로도 창작되었는데, 1912년에 발표된 이해조의 <탄금대(彈琴臺)>와도 내용면에서 일치하는 점이 많아 신소설로 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 가 일성의 호통여 왈 너의 등은 나을 모로는다 나는 다른 사람이아이라 강주 홍천부 부명의서 사든 김 낭청의 아들 학공이라 나도 한가 잇지 장쳔 죽어시며 너의 무삼 원슈로 나의 부모 통을 다 죽기고저 고 나도 마 죽이려 하였더야 한 별션만 쥭인 쥬을 아는야 이제 부모 동과 별션의 원슈을 갑고져 여 들어왔스이 너의는 손에 죽어보라 그놈덜이 이 말을 드르 대경실여 아니 는 놈이 없더라.
자사가 대갈일성(大喝一聲)에 호통하여 말했다. “너희들은 나를 모르느냐? 나는 다른 사람 아니라 강주 홍천부 북면에서 살던 김 낭청의 아들 학공이다. 나도 한때가 있지 장천(長川) 죽어지내며, 너희는 장천 세상을 만나랴. 이제도 원수를 갚지 못하랴. 너희는 무슨 원수로 나의 부모 동생을 다 죽이고자 하고, 나도 마저 죽이려 했더냐? 애매한 별선이만 죽인 것을 아느냐? 내 이제 부모 동생과 별선의 원수를 갚고자 하여 들어왔으니, 너희는 내 손에 죽어보라.” 그놈들이 이 말을 들으매 대경실색하여 아니 떠는 놈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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