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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히 어떠한 통상 관념이나 또는 그와 연결된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겨냥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곧잘 행하는 확언의 공격적인 힘을 비판하는 것이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행하는 확언들이 얼마나 부정적인 측면, 또는 예기치 못한 측면들을 지니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풍자와 해학은 우리가 현실적인 의미와 가치를 포착하지 못한 채 세계의 외부에 남아 있으며 그러한 노력이 헛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다수가 인정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해준다.
.통상 관념 사전
.옮긴이주
.작가 인터뷰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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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영원한 젊음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책세상문고-세계문학에서《보바리 부인Madame Bovary》등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의《통상 관념
사전》이 출간되었다. 플로베르는 이 작품을 통해 지나치게 현실만을 강조하여 예술 작품으로서의 미학성을 무시한 당대의 리얼리즘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애초에 이 책을 독립된 하나의 작품으로 구상했다. 그리고 기존의
작품과는 양식이 판이하게 다른 기이한 작품인 만큼 집필 의도를 충분히 밝힐 수 있는 서문을 작성해야 했다. 그가 서문에서 밝히고자 한 것은 이 작품이 일반 독자들에게 전통과 질서, 일반적 관습에 관심을 갖게 할
목적으로 씌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집필을 끝낸 지 20여 년이 지난 뒤에야 《 부바르와 페퀴셰Bouvard et Pecuchet》(책세상, 1995)의 부록 형태로 출간하게 되었다. 책세상에서는
플로베르의 의도를 따라 이 작품을 단일 작품으로 출간했다.
이 책은 플로베르의 모든 작품에 나왔던 주제가 거론돼 있는 일종의 '플로베르 작품의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다. 통렬한 풍자와 해학으로 가득 찬《통상 관념 사전》은 상식적으로 분명하고 명쾌하다고 생각되는
추론 방식이나 정의(正意)의 모순을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지식과 사고체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깨닫게 해준다.
플로베르식 현실 읽기
《통상 관념 사전》은 현실에서 쓰이는 사전처럼 단어의 뜻을 풀이하고 설명한 책이 아니다. 다른 소설 작품처럼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종의 말장난 또는 단어의 다양한 쓰임새를 기묘하게 엮어놓은 책
같다. 그리고 문학 작품으로서의 문체를 고려하지 않았다 하여 플로베르적인 작품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플로베르가 행한 일상적인 단어의 기능을 변환시키는 코드 전환 작업은 플로베르 개인의
문체적 특성을 그 어느 작품보다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 사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언어와 사고의 관계, 언어와 세계의 관계에 대한 풍자를 극대화시키고자 했다. 하나의 단어와 그 단어를 설명하고 있는
사전의 형식 속에서 이른바 분석적인 설명, 필연적인 진실로 보이는 것들이 허위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언어의 부조리함, 인간 사고의 허점 등을 보여준다.
현실적인 가치의 전복
이 책에서는 일반적으로 좋게 평가되는 것이 나쁘게 평가되고, 부정적인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람들이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고 하는 부정적인 측면들이 확대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플로베르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피동적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적 가치들을 뒤집어서 생각해보고 그것의 부조리를 풍자하기 위한 의도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항목에 대해 서로의
의미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정반대로 설명하는 ' 모순'(예:코냑-매우 해롭다. 여러 가지 질병에 아주 좋다), 서로 구별되는 항목들을 동일한 문장 구조로 설명하여 모두 똑같은 것으로 환원시키는 ' 반복'(
예:겨울-언제나 이례적이다, 여름-언제나 이례적이다), 적합하지 않은 전제로 비정상적인 결론을 도출해내 논리의 허점을 부각시키는 ' 비이성'(예:지구-지구는 둥그니까 ' 지구의 네 구석'이라고 말할 것)이라는 세
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 플로베르식 해석은 기교에 불과한 억지스러운 말장난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머리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제시한다. 따라서《통상 관념 사전》에 나타난 현실에
대한 독창적인 풍자와 해학, 19세기의 아이러니컬함은 21세기의 독자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작가 인터뷰> 중에서
진인혜 : 결국《통상 관념 사전》에서는 모든 단어들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바대로 사용되지 않는군요. 그래서《통상 관념 사전》을 읽으면 지식의 점진적인 발전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식의 결핍과 혼란을 느끼게 되어 당혹스러워지는 거고요. 이 작품을 읽고 나면 함부로 어떤 단어를 입에 올리기가 조심스러워질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통해 선생님께서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플로베르 : 《통상 관념 사전》의 목적은 특별히 어떠한 통상 관념이나 또는 그와 연결된 특정 계층의 사람들을 겨냥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곧잘 행하는 확언의 공격적인 힘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행하는 확언들이 얼마나 부정적인 측면, 또는 예기치 못한 측면들을 지니고 있는가를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어와 사고를 통해 이 세상과 접촉할 수
있으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통상 관념 사전》의 풍자와 해학은 우리가 현실적인 의미와 가치를 포착하지 못한 채 세계의 외부에 남아 있으며 그러한 노력이 헛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수가
인정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해줍니다. 그러한 자기 반성적인 깨달음은 우리 모두에게 한 번쯤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지은이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
1821년 전형적인 부르주아 가정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문학에 뜻을 두고 낭만적인 문학 작품들을 탐독했던 그는 1856년《보바리 부인》으로 단번에 유명 작가의 대열에 오른다. 무엇보다도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예술적인'미'였다. 그리하여 지나치게 현실만을 강조하면서 독창적인 예술 작품으로서의 미를 무시한 당대의 리얼리즘을 거부하고 다양한 색조의 작품들을 발표했다. 말년에 건강 악화와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그는 1880년 5월 뇌일혈로 사망한다.
옮긴이
진인혜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플로베르의 작품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처음에는 플로베르를 공부하면서 다소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고 작가로서의 진면목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그의
마지막 작품《부바르와 페퀴셰》를 읽으면서 점차 플로베르에게 매료되었다. 주요 역서로는 플로베르의 전기를 다룬《플로베르》,《말로센 말로센》,《종말 전 29일》,《티아니 이야기》,《해바라기 소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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