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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밝은 지혜와 희망의 메시지.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젊은 시인들의 멘토, 천양희 시인의 신작 산문집. 잘 살기 위해 시를 쓴다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인생과 기쁨과 희망과 고통과 회환과 추억,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시와 문학으로 승화되었는지를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이번 산문집을 통해 낱낱이 고백한다. 시와 인생에 관한 그의 이야기는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시인들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며 감동을 전한다.
책에서 작가는 시를 쓰며 살아온 삶의 흔적, 주변의 사람들과 나눈 교감의 이야기, 후배 시인들에게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이처럼 그가 책을 통해 털어놓는 진정성 있는 그의 삶과 생각들, 그 동안의 시편과 산문들을 통해 드러난 그의 인생은 시와 함께 했기에 더욱 투명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한편 이 책의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핵심 메시지는 '희망'이다. 시인 천양희에게 '희망은' 곧 '내일'이며, 내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고 내일을 갖는 것에는 어떠한 조건이나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 작가는 꿈을 꾼다는 것도 사실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며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주어지는 내일이 희망의 씨앗임을 밝힘으로써, 희망이라는 것이 결코 특정인들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시인 자신이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자신의 삶의 저자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고, 단지 오늘 하루를 절망하는 이들에게 '내일'이라는 하나의 빛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날마다 만나는 삶에서, 나 자신으로 하여금 간절히 부르게 하는 희망, 그것이 나의 내일이었다.”
어떤 책인가? - 젊은 시인들의 멘토! 천양희 시인의 신작 산문집
천양희는 이화여대 국문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5년 박두진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해 평생을 시인으로서 살아왔다. 시인이야말로 가장 죄 없는 사람이며, 시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죄 없이 사는 일이라 믿고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이러한 천양희가 자신의 인생과 기쁨과 희망과 고통과 회환과 추억,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시와 문학으로 승화되었는지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이번 산문집을 통해 낱낱이 고백했다. 특히 어린 시절 ‘순호’라는 순수하지만 절실했던 소년의 편지에서 어떤 문학작품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자신의 인생과 문학 역시 이러한 진정성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전한다. 또한 1940년대 생인 천양희가 1970년대 생인 두 젊은 시인(김민정, 진은영)에게 느낀 감탄과 감동, 그리고 선배 시인으로서 이들에게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까지 담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메시지가 시인들만이 알 수 있는, 혹은 앞선 세대의 우려 섞인 잔소리가 아닌, 시대를 초월해 죄 없이 살아온 사람들 사이의 아름다운 교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도 천양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인생의 전 과정이 마치 천양희 시인 자신의 일기를 훔쳐보듯 솔직하게 담겨 있다.
눈 밝은 지혜와 희망의 메시지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뉜 이번 산문집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바로 ‘희망’이다. 이 아름답지만 상투적인 단어는 천양희의 솔직한 언어를 만나는 순간 ‘진정성’이란 옷을 갈아입고 전혀 다른 의미로 재생산된다. 천양희에게 ‘희망’은 곧 ‘내일’이다. ‘내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으로 ‘내일’을 갖는 것에는 어떠한 조건이나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 설령 오늘 하루가 엉망으로 망가지더라도, 내일은 또 전혀 새로운 오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천양희는 꿈을 꾼다는 것도 사실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며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지는 희망, 꿈, 도전이 결국은 모두 다가올 ‘내일’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올해로 등단 47년째인 노 시인은 이러한 자명하지만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삶의 진리를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를 통해 체득한다. 어린 시절 시골 이발소에서 우연히 읽은 이 한 편의 시가 때로는 가슴을 찢는 날카로운 칼처럼, 때로는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주는 작은 위로처럼 다가와 시인의 삶을 지배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천양희 시인 자신이 가장 존경받는 시인이 되어 이 땅의 절망하는 모든 시인들에게, 아니, 절망하는 모든 청춘들에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내일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절망할 수 없는 것이란 자명한 진리를 전하고 있다.
젊은 시인들은 왜 천양희를 흠모하는가?
천양희는 등단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과작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 3학년이란 이른 나이에 문단에 등단했지만, 그가 선택했던 사랑과 그를 둘러싼 생활이라는 굴레 등이 그를 온전히 시인으로서만 살아갈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책머리에’에서 밝힌 것과 같이 천양희는 “잘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시를 쓰는 일조차 자유롭지 못했기에 그의 인생이 얼마나 험하고 고통스러운 산길이었는지는 능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인 스스로가 말하는 당신의 인생과, 많지 않은 시편과 산문들을 통해 드러난 그의 인생은 한없이 투명하고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단지 시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를 둘러싼 자장이 시를 쓰기에 자유롭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래도 시인은 어떻게든 끊임없이 시를 쓰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시를,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라 꿈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인의 진정성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진정성이 담긴 모든 것들은 단번에 햇빛에 반짝이지 않더라도 비에 씻기고 바람에 씻겨 언젠가는 천천히 얼굴을 내민다.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얼굴을 내민 천양희의 시편들에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 시인들의 마음이 조용히 움직인 것이다. 특히 이번 산문집에서는 진은영, 김민정 시인에게 천양희 시인이 직접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를 그대로 실었다.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러한 교감은 우리에게도 분야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따스한 울림으로 전해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천양희는 이 책에 실린 ‘문학적 자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 세 분의 스승으로 아버지와 초등학교 때의 담임선생님과 시를 추천해준 선생님을 꼽는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삶 뒤에는 영향을 준 누군가가 있다”고 말한다. 이 세 분의 스승이 어떻게 천양희의 인생을 좌우하고, 또 어떻게 천양희의 문학을 일으켰는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꾸밈없이, 또 빠짐없이 보여준다. 또한 여고 시절 친구와 동일한 연애편지를 받았던 사연과 이화여대 기숙사 진관 305호 시절의 이야기, 순수했지만 누구보다 절실했던 마음의 편지를 보내던 소년 ‘순호’와의 만남 등 시인 천양희의 인생을 채워준 모든 것들이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가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아울러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앞선 세대로서, 또 좀 더 세상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시인으로서 우리 사회가 품지 못한 안타까운 것들에 대해서 교조적이지 않은 친근한 말씨로 꼬집고 있다. 이러한 천양희의 솔직하고 내밀한 자기 고백은, 어쩌면 아직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청춘들에게 ‘자신의 삶의 저자’가 될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는 내가 본 것을 쓰게 하고 내가 발견한 것을 쓰게 하는 내 삶의 저자다. 삶은 사는 것으로 저를 증명하듯 이 글들이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살림으로 저를 증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로 ‘책머리에’에서 시인 자신이 바랐던 것처럼, 이 책은 자신의 삶의 저자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고, 단지 오늘 하루를 절망하는 이들에게 ‘내일’이라는 하나의 빛나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인 천양희는, 기꺼이 그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시가 고프다
내 문학의 첫길 / 시가 고프다 / 70년대산 시인들 1 -진은영 / 70년대산 시인들 2 -김민정 / 뼈아픈 후회 -황지우 / 풍경의 깊이 -김사인 / 단상들 / 서정시에 대한 생각 / 어떤 하루 / 별을 볼 때와 시를 읽을 때 / 문학적 자전 -시인으로 산다는 것
오늘은 여생의 첫날이다
웃으며 살아가는 방법 / 스승은 영원까지 영향을 미친다 / 소중한 말 한마디 / 병 속의 편지 / 단 두 줄의 답장 / 웃음 배달부가 되어 / 만남의 시작 / 오늘은 여생의 첫날이다 / 참 삶의 지수 / 둥글고 환한 보름달처럼 / 생명의 나무는 영원한 초록빛 / 마음으로 보는 가을 / 나만의 방 / 붙잡을 수 없는 것들
무한한 비밀의 책을 읽기 위하여
나를 비추는 거울 / 곡예사와 거위 / 아무것도 안 잊어버리려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 무한한 비밀의 책을 읽기 위하여 /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 / 청춘 시절에는 청춘의 옷을 입어야 한다 -구라다 하쿠조의 『사랑과 인식의 출발』 / 푸른 편지 /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 / 정신의 보릿고개를 넘으려면
그 여름밤의 징 소리
진관 305호 / 네 어머니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 골목길 안의 휘파람 소리 / 연애편지와 100미터 미인 / 폭포 소리가 나를 깨운다 / 작은 간이역 같은 나의 사춘기 / 아버지의 옛 편지 / 마음의 달처럼 / 운주사에서 처음 맛 본 튀각 / 대장간의 불꽃처럼 / 진달래꽃 속의 애기 무덤 / 그 여름밤의 징 소리 / 그리움이 돌아갈 자리 / 내 고향 냄새는 탱자꽃 냄새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
세대 차이 / 미소를 한 6백 개나 가진 사람 / 친구의 선택 / 도심의 환풍구 / 하늘의 창문 / 커피에 대한 생각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 / 솔잎을 따는 마음 / 필요한 에너지 / 한강 다리 이름에 대하여 / 삭막한 한강변 / 그리운 옛 찻집들 / 제자리 찾기 / TV 프로 편중 유감 / 아버지의 자리 / 가족이란 말 속에 평화가 있다 / 시를 살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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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들의 멘토! 천양희 시인의 신작 산문집
천양희는 이화여대 국문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5년 박두진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해 평생을 시인으로서 살아왔다. 시인이야말로 가장 죄 없는 사람이며, 시 쓰는 일이야말로 가장 죄 없이 사는 일이라 믿고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이러한 천양희가 자신의 인생과 기쁨과 희망과 고통과 회환과 추억,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시와 문학으로 승화되었는지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이번 산문집을 통해 낱낱이 고백했다. 특히 어린 시절 ‘순호’라는 순수하지만 절실했던 소년의 편지에서 어떤 문학작품보다 더 큰 감동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자신의 인생과 문학 역시 이러한 진정성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숨김없이 전한다. 또한 1940년대 생인 천양희가 1970년대 생인 두 젊은 시인(김민정, 진은영)에게 느낀 감탄과 감동, 그리고 선배 시인으로서 이들에게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까지 담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메시지가 시인들만이 알 수 있는, 혹은 앞선 세대의 우려 섞인 잔소리가 아닌, 시대를 초월해 죄 없이 살아온 사람들 사이의 아름다운 교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도 천양희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인생의 전 과정이 마치 천양희 시인 자신의 일기를 훔쳐보듯 솔직하게 담겨 있다.
눈 밝은 지혜와 희망의 메시지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나뉜 이번 산문집을 전체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단어는 바로 ‘희망’이다. 이 아름답지만 상투적인 단어는 천양희의 솔직한 언어를 만나는 순간 ‘진정성’이란 옷을 갈아입고 전혀 다른 의미로 재생산된다. 천양희에게 ‘희망’은 곧 ‘내일’이다. ‘내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으로 ‘내일’을 갖는 것에는 어떠한 조건이나 자격도 필요하지 않다. 설령 오늘 하루가 엉망으로 망가지더라도, 내일은 또 전혀 새로운 오늘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천양희는 꿈을 꾼다는 것도 사실은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며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지는 희망, 꿈, 도전이 결국은 모두 다가올 ‘내일’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올해로 등단 47년째인 노 시인은 이러한 자명하지만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삶의 진리를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를 통해 체득한다. 어린 시절 시골 이발소에서 우연히 읽은 이 한 편의 시가 때로는 가슴을 찢는 날카로운 칼처럼, 때로는 가볍게 어깨를 두드려주는 작은 위로처럼 다가와 시인의 삶을 지배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천양희 시인 자신이 가장 존경받는 시인이 되어 이 땅의 절망하는 모든 시인들에게, 아니, 절망하는 모든 청춘들에게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내일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절망할 수 없는 것이란 자명한 진리를 전하고 있다.
젊은 시인들은 왜 천양희를 흠모하는가?
천양희는 등단 5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과작의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 3학년이란 이른 나이에 문단에 등단했지만, 그가 선택했던 사랑과 그를 둘러싼 생활이라는 굴레 등이 그를 온전히 시인으로서만 살아갈 수 없게 했기 때문이다. ‘책머리에’에서 밝힌 것과 같이 천양희는 “잘 살기 위해” 시를 쓴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런 시를 쓰는 일조차 자유롭지 못했기에 그의 인생이 얼마나 험하고 고통스러운 산길이었는지는 능히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시인 스스로가 말하는 당신의 인생과, 많지 않은 시편과 산문들을 통해 드러난 그의 인생은 한없이 투명하고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단지 시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그를 둘러싼 자장이 시를 쓰기에 자유롭지 않았다 할지라도, 그래도 시인은 어떻게든 끊임없이 시를 쓰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시를, 더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라 꿈꾸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인의 진정성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진정성이 담긴 모든 것들은 단번에 햇빛에 반짝이지 않더라도 비에 씻기고 바람에 씻겨 언젠가는 천천히 얼굴을 내민다.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얼굴을 내민 천양희의 시편들에 세대를 뛰어넘어 젊은 시인들의 마음이 조용히 움직인 것이다. 특히 이번 산문집에서는 진은영, 김민정 시인에게 천양희 시인이 직접 전하는 애정 어린 메시지를 그대로 실었다. 세상에서 가장 죄 없는 사람들이 나누는 이러한 교감은 우리에게도 분야와 시공간을 뛰어넘어 따스한 울림으로 전해진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천양희는 이 책에 실린 ‘문학적 자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 세 분의 스승으로 아버지와 초등학교 때의 담임선생님과 시를 추천해준 선생님을 꼽는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삶 뒤에는 영향을 준 누군가가 있다”고 말한다. 이 세 분의 스승이 어떻게 천양희의 인생을 좌우하고, 또 어떻게 천양희의 문학을 일으켰는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통해 꾸밈없이, 또 빠짐없이 보여준다. 또한 여고 시절 친구와 동일한 연애편지를 받았던 사연과 이화여대 기숙사 진관 305호 시절의 이야기, 순수했지만 누구보다 절실했던 마음의 편지를 보내던 소년 ‘순호’와의 만남 등 시인 천양희의 인생을 채워준 모든 것들이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가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아울러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앞선 세대로서, 또 좀 더 세상을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시인으로서 우리 사회가 품지 못한 안타까운 것들에 대해서 교조적이지 않은 친근한 말씨로 꼬집고 있다. 이러한 천양희의 솔직하고 내밀한 자기 고백은, 어쩌면 아직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청춘들에게 ‘자신의 삶의 저자(著者)’가 될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는 내가 본 것을 쓰게 하고 내가 발견한 것을 쓰게 하는 내 삶의 저자다. 삶은 사는 것으로 저를 증명하듯 이 글들이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살림으로 저를 증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로 ‘책머리에’에서 시인 자신이 바랐던 것처럼, 이 책은 자신의 삶의 저자가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고, 단지 오늘 하루를 절망하는 이들에게 ‘내일’이라는 하나의 빛나는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인 천양희는, 기꺼이 그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책은 부모님과 선생님 다음으로 나를 키워주었다.
책을 열심히 읽었던 탓인지, 작문 시간에 발표한 글이 교지에도 실리고 선생님의 칭찬도 듬뿍 받을 수 있었다.
그 칭찬이 내가 글을 쓰게 된 한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말을 나는 믿는다. 그때 만일 선생님께서 내 글을 예사로 보아 넘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가끔 생각해본다. 그랬다면 내 꿈은 또 좌절당하고 시인이 되려는 생각을 접었을지 모른다.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 또한 평생 꿈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일 것이다.
누구나 자기가 아는 것만큼 행하기 때문에.
아마도 내가 문학소녀가 된 것은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책 읽기의 즐거움, 병약하고 예민했던 나의 감성 등이 나를 부추긴 탓일 것이다. 내가 만일 문학소녀의 꿈을 버렸다면 지금 무엇이 되어 살아갈까 생각하다보면, 시인으로 살아가는 일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결국 소녀 시절의 꿈이 내 문학의 첫길을 열어준 셈이다.”
-「내 문학의 첫길」에서
“삶이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고 푸시킨은 말했지만, 삶이 나를 속일 때마다 나는 삶에 바친 내 순정(純情)에 슬퍼하고, 삶을 믿은 내 어리석음에 분노했다.
사람에 대해 절망하고 참담했을 때,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 나를 속인 삶에 대해 앙탈을 부리지도 못하고 나는 속으로만 슬퍼하고 분노했었다. 그때마다 나는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뚜렷이 있는 그 어떤 것을 믿어보려고 다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실패로부터 멀리 달아나버리고 싶을 때나 무언가 희망을 만들고 싶을 때, 새 출발이 필요할 때 ‘실의(失意)의 날엔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을 믿으라. 이제 곧 기쁨이 올지니’라는 대목을 마음으로 당기고 또 당겼다.
문득 무엇인가 두려울 때도, 그리울 때도 나는 이 구절을 생각했다. 날마다 만나는 삶에서, 나 자신으로 하여금 간절히 부르게 하는 희망, 그것이 나의 내일이었다.
삶이 고통스럽거나 괴로울 때, 씹고 뱉는 희망이 비록 상처보다 더 누추하게 될지라도 마음만은 내일에 걸어놓고 싶었다. 그래서 「삶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중에서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에 가장 매혹당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누구나 희망을 갖고 싶어 하고,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손으로 잡을 수 없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뚜렷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희망이 아닐까.
오늘이 비참하다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어느 시인의 말처럼 아직 덜 되어서, 무엇인가 더 되려고 떠도는 삶이 우리들의 서럽고도 아름다운 삶이지 싶다. 그토록 슬프고도 비참한 삶이라도 어느 순간에 지나가버리고 마는 것이라고 푸시킨은 고통 속에 있는 나를 달래주었다.”
-「마음은 내일에 사는 것」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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