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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종이책

스트레인지 뷰티

저자
조지 존슨 지음
역자
고종숙 옮김 역자평점 0.0
출판사
승산 | 2004.02.27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604 | ISBN
원제 : Strange beauty : Murray Gell-Mann and the revolution in twentieth-cent
ISBN 10-8988907582
ISBN 13-9788988907580
정가
20,0001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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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전기가 흥미로운 것은 단지 그의 학문적 업적이 탁월해서 만은 아니다. 머리 겔만은 그 누구에게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박식하고, 예술 취향의 면에서 탁월했으며, 또한 괴팍하고 오만했고, 동시에 선구적이었다. 이런 표현이 용납될 수 있다면 말이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천재의 전형적 모습에 너무나 들어맞게 기묘(strange)하다.

저자소개

저자 조지 존슨

저서 (총 8권)
조지 존슨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 '뉴욕타임스', '사이언티픽아메리칸', '와이어드', '슬레이트' 등에 기고하며 활발한 저작 활동을 보이고 있다. 정치, 세계 문제, 철학, 과학 등의 주제를 다루는 비디오블로그 '블로깅헤즈닷티브이(BLOGGINGHEADS.TV)' 내의 토론 프로그램 "Science Saturday" 진행자로서 과학저술가 존 호건과 함께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학진흥협회 과학보도상을 수상했고, 롱플랑 과학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은 책으로는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우주의 크기', '시간의 지름길', '스트레인지 뷰티', '마음의 불', '양자 컴퓨터' 등이 있다. 현재 뉴멕시코 산타페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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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트의 별 리비트의 별 궁리 2011.10.07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에코의서재 2009.05.22
양자 컴퓨터 Q 양자 컴퓨터 Q 한승 2007.11.20

목차

옮긴이의 말

머리말 - 라 베가로 가는 오솔길



Chapter 1 이름에 하이픈이 들어간 미국인 - 체르노비츠, 빈, 뉴욕

Chapter 2 걸어다니는 백과사전 - 뉴욕, 뉴헤이븐

Chapter 3 메커니즘에의 감각 - 케임브리지

Chapter 4 위인들의 마을 - 프린스턴

Chapter 5 마력적 기억 - 시카고

Chapter 6 뛰어난 아름다움 - 시카고, 프린스턴, 파리, 어바나, 글래스고, 코펜하겐, 피사

Chapter 7 편향된 우주 - 패서디나, 모스크바

Chapter 8 꿈의 장 - 패서디나, 키에프

Chapter 9 마법의 8번 공 - 파리, 엔테베, 세렝게티, 패서디나, 샌디에고

Chapter 10 성 삼위일체 - 제네바, 케임브리지, 뉴욕, 패서디나

Chapter 11 에이스와 쿼크

Chapter 12 스웨덴이 주는 상 - 패서디나, 프린스턴, 스톡홀름

Chapter 13 양자색역학 - 아스펜, 패서디나, 제네바, 파리

Chapter 14 초물리학 - 패서디나, 아스펜, 테스크

Chapter 15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 산 펠류드 귀홀, 패서디나, 리마, 산타페

Chapter 16 쿼크와 재규어 - 산타페, 뉴욕



맺음말 - 1997년의 발렌타인 데이



용어 해설

자료원과 감사의 말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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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리뷰(총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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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의 개념을 확립한 파인만의 라이벌!
아인슈타인 이후 양자전기역학으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는 파인만! 20세기 아인슈타인 이후..
9| 반더빌트님 | 2007.04.18
겔만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겔만......그리 알려진 과학자는 아닙니다....하지만 책에서도 나오듯이 현대과학, 특히 소립자물리학에서 큰형님 같은 존재이지요 이 책은 겔만의 전기..
최정숙님 | 인터파크도서 | 200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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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이미지

※ 승산 북카페 "이 책의 포럼" ☞ strange.seungsan.com

■ 세계의 질서를 찾는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숨바꼭질

우리가 과학사상의 역사를 개관해 볼때 조절/적응 관점에서 본 물리학의 발전은 이러하다.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에서 시작한 역사는 갈릴레오-뉴턴의 역학을 거쳐 전자기 이론으로, 이를 거쳐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일반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으로 그리고 핵물리학에서 다시 양자전기역학으로, 양자전기역학에서 전자기약작용을 거쳐 양자색역학, 그리고 최신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초끈이론과 만물의 이론까지 발전해온 것이다(아서 밀러『천재성의 비밀』참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숨어있다. 수많은 세월동안 인간은 그 규칙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과학이라는 학문은 그 숨어있는 세계의 질서를 가시화하기 위해 정착되어왔다. 특히 물리학의 경우 더 그러하다.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고대 문명의 흔적들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고대문명이 낳은 실용적 목적이라고는 흔적도 찾을 수 없는 거대하고도 정교한 구조물을 볼 때면 기묘한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유역에 피라미드를 건설했고, 멕시코에 살았던 마야인들도 나름대로의 피라미드를 세웠으며 뉴멕시코 북부에는 커다란 원형의 지하 제단이 있다. 오늘날 그것들은 아무 의미 없이 존재하면서 배경에 깔린 논리를 알 수 없는 채로, 처음에 무엇을 나타내고자 했는지에 상관없이 영원한 세월을 단단한 암석 구조물로 이어갈 뿐이다.
사람들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미묘하며 수정처럼 정교한 질서가 이 세상의 거친 표면 아래 묻혀 있다고 믿는다. 입자가속기는 바로 이와 같은 신념 위에 건설된 유적이다. 이 "원자 분쇄기"들은 인류가 만든 기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은 댐이나 원자로와는 달리 에너지를 얻으려는 시설은 아니며 어떤 구체적 문제 해결의 목적을 갖는 슈퍼컴퓨터의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 유일한 목적은 지적인 의문에 답하는 것이다. 거대한 입자가속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무수히 다양한 모습과 달리 우리 우주는 간결한 수학적 대칭성 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실낱같은 증거를 찾기 위하여 건설되었다. 오랜 옛날의 문명은 어쩌면 이런 생각에 그토록 집착했을까? 이 질문이 바로 20세기의 스핑크스가 던지는 수수께끼이다.

원자론자들이 오래 전부터 보여줬듯 무한히 다양하게 보이는 이 세상은 겨우 백여 종의 원소로 이뤄져 있다. 러시아의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mitri Mendeleev)는 이것들을 주기율표 위에 깔끔하게 배열해 놓았다. 하늘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때, 사각형과 원형으로 나눠진 땅이라든지 바위를 잘라 높이 쌓아올린 구조물과 같은 기하학적 형상이 눈에 띌 경우 우리는 불규칙한 세계에 질서를 부여한 지성적 존재가 있다고 여긴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마음에 와 닿는 이런 조화가 더욱 깊은 차원에도 스며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수많은 형상들이 어지럽게 널린 이 세상의 뒷면에는 고딕 성당처럼 아름다운 기하학에 따라 건설된 근본적인 뼈대가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 형상을 직접 볼 수 없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선의 희망은 그 그림자를 탐구하는 것뿐이었다.

■ "20세기의 멘델레예프" 머리 겔만

물리학자들의 노력으로 이 세상은 멘델레예프나 원자론자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우아하고 대칭적인 모습을 지녔다는 것이 밝혀졌다. 지구와 우주에서 발견되는 모든 원자들은 오직 세 가지 입자, 즉 양성자, 전자, 중성자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발견으로 세계의 질서를 찾는 근본을 밝혀낼 수는 없었다. 정교한 실험을 통해 소립자는 말 그대로의 근본입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물리학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그러던 차에 몇몇 젊은 과학자들이 혼란의 땅에서 그들을 이끌었다. 그들이 이룩한 일련의 발견은 내적 일관성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혼란의 배경에 숨겨진 패턴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이 발견은 기이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창조의 핵심에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하여 우리 인류는 지금껏 알았던 그 어느 것보다 더욱 기묘한 진실을 믿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젊은 과학자들 가운데 가장 경이로운 인물이 바로 머리 겔만이다. 18살에 예일 대학을 졸업한 그는 21세에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놀라운 이론을 펼치며 새로운 혁명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론은 우주선이 지구의 대기와 충돌할 때 만들어지는 입자들, 즉 이른바 "기묘한 입자"들이 보여주는 난해한 행동을 설명하기 위하여 제기되었다. 이는 곧 새로운 전설의 탄생이었다. 그로부터 시작하여 겔만은 10여 년 뒤 쿼크의 존재를 내놓을 때까지 입자물리학을 지배했다. 그는 때로 "20세기의 멘델레예프"라고 불린다. 그가 내놓은 것이 아원자입자(亞原子粒子, subatomic particle)들의 주기율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불교철학에 멋들어지게 비유하여 겔만은 이를 팔중도(八重道, Eightfold Way)라고 불렀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에 수록된 수많은 원자는 양성자, 전자, 중성자라는 단 세 가지의 소립자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겔만의 팔중도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수백 가지에 이르는 아원자입자들이 스스로 쿼크라고 이름 지은 한 줌의 입자들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혼돈의 세계가 다시 단순한 질서로 회귀한 셈이다.

■ 쿼크Quark과 노벨상

쿼크Quark는 머리 겔만이 1964년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피네간의 경야』에서 따내 명명한 입자로 물질의 형태를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입자이다. 모든 물질은 분자로 구성되고 분자는 다시 원자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다. 원자핵은 양자와 중성자로, 이것은 다시 쿼크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쿼크는 업(Up). 다운(Down), 스트레인지(Strange), 참(Charm), 보텀(Bottom), 톱(Top)의 6가지가 있다. 즉 양자는 업 2종류와 다운 1종류, 중성자는 업 1종류와 다운 2종류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규명돼 있다.
현재 이중 유일하게 그동안 발견되지 않은 톱쿼크의 존재가 미국·일본·이탈리아 팀에 의해 94년 가시화 되었다. 동팀은 입자가속기로 고속 양자와 반양자를 충돌시켜 입자의 생성과 소멸을 CDF(Collider Defector Facility)검출기로 관측, 고속 양자와 반양자가 충돌해 일어나는 현상에 톱쿼크가 개재하고 있다는 증거를 포착해냈으며, 이입자의 질량은 1740억 전자볼트로 양자의 180배 이상에 해당한다. 톱쿼크의 존재가 발견되면 물질형성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사실 겔만이 쿼크를 "발견"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 그의 모든 위업은 종이와 칠판 위에 여러 가지 기호를 써내려감으로써 이룩되었다. 스스로 즐겨 이야기했듯 그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연필과 종이와 쓰레기통이었다. 그의 발견은 실체가 아니라 패턴에 관한 것으로서 아원자입자들의 행동 방식을 잘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참으로 아름답게 엮어진 수학적 대칭성이다. 다른 한편으로 쿼크를 "발명"했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표현은 과학도 일종의 철학으로서 논리적 구조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풀이하는 그 어떤 포스트모던적인 상대주의를 암시하기 때문이다.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만들었을 때 아직 알려지지 않은 원소를 위한 빈칸을 남겨두었다. 하지만 그것들도 얼마가지 않아 모두 발견되었다. 인간이 만든 이 구도가 현실 세계의 진실을 예언하고 있었던 것이다. 겔만의 팔중도도 그랬다. 그의 추상적 구도가 요구하는 새로운 입자들은 원자분쇄기를 이용한 실험에 의하여 속속 그 모습을 드러냈다.

겔만은 이른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쿼크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면 이를 항상 낮게 평가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지금까지 쿼크는 한낱 추상적 개념에 지나지 않습니다. 물론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쿼크의 실존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겔만에 대한 공식적인 노벨상 발표에는 쿼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의 경우 노벨상은 "소립자들의 분류와 상호작용에 대한 그의 발견 및 공헌에 대하여 수여한다"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제 막 40세밖에 되지 않은 겔만의 입장에서 보자면 거의 평생을 바친 연구 성과에 대하여 주어진 셈이다. 이처럼 겔만이 기여한 바는 아주 다양했기 때문에 노벨상 위원회가 어느 하나를 선택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비하여 겔만과 공동으로 선정된 니시지마는 기묘도, 네만은 팔중도, 그리고 츠바이크는 쿼크의 발견에 대하여 수여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 20세기의 지적 최고의 라이벌 리처드 파인만과 머리 겔만

한창 시절 머리 겔만은 리처드 파인만과 함께 칼텍에서 연구했는데, 당시 이들은 칼텍은 물론 미국 과학계를 대표하는 천재이자, 물리학계의 뗄레야 뗄 수 없는 라이벌로 손꼽혔다. 파인만이 유쾌한 쇼맨십으로 관객을 흥분과 열정으로 몰아넣는다면, 겔만은 특유의 언어적 감각과 지적 열망으로 무장했다. 한 학회에서의 인연으로 그들은 우정을 쌓았으며, 물리학과 자연 근본에 대한 열망으로 공동연구를 펼치기도 했다. 파인만은 겔만의 아이디어를 일반화하여 더욱 강력하게 변화시킴으로써 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겔만은 파인만의 열정에 감동했으며, 파인만 역시 자신보다는 어리지만 겔만의 진가를 알아 보았다. 그러나 이들은 자주 충돌하기도 했다. 격식과 예의를 중요시 여기는 겔만과 자유분방한 파인만은 사실 둘의 성격만으로 보았을 때, 그들은 친구가 되기 힘든 정 반대의 사람들이었다.
겔만은 과학뿐만 아니라 자연과 언어 인문학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풍부했다. 그리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름과 어원에 얽힌 수많은 일화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런 겔만과 맞상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사람은 파인만 뿐이었다. 이론물리학에 관하여 토론하는 주례 모임에서 파인만은 좀더 진지한 그의 동료에게 자꾸만 짓궂게 굴기를 좋아했다. 그러면 겔만은 파인만이 모르는 이야기를 내세우면서 반격했다. 이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왜냐하면 파인만은 물리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거의 없었던 반면 그 밖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파인만은 별 생각 없이 "달러"라는 말의 유래를 물었다. 물론 겔만은 그것이 16세기의 은화를 가리키는 독일어 "탈러thaler"에서 나왔음을 알고 있었다. 파인만 생각으로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여겨서 내뱉었지만 이내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이를 기회로 겔만은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언어학적 지식에 대하여 일장 연설을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파인만은 재빨리 짐짓 분개한 듯한 목소리로 "말이 났으니 말이지, 아마 백년만 지나면 '겔만'이란 이름에 하이픈이 있는지 없는지 아무도 모를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파인만은 이처럼 정말 침착한 사람이었고 그의 성미를 돋우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알 세켈의 파인만과의 일화 중에서>

▶ 파인만, 겔만과 대결하다
언젠가 나는 파인만과 머리 겔만을 동시에 다른 손님들과 함께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 결과, 저녁 식사 내내 참석자들은 파인만과 겔만 두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는 것을 듣고 있어야만 했다. "아니,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아, 그건 이미 알고 있어!" 운운. 그리고 나서 누군가 무슨 말을 하면, "아니,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다니까." "아, 그건 이미 알고 있다구!" 운운하며 또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것이었다. 결국 내 아내인 로라가 파인만의 아내인 기니스에게 물어보았다. "왜 저 분들은 만나기만 하면 싸우시죠?" 그러자, 기니스가 대답하는 것이었다. "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한 두 사람을 서로 마주치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저녁 늦게, 우리는 모두 거실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누군가 어떤 이야기를 꺼내자 머리 겔만이 대답했다. "아, 그건 ' 췌언(贅言)'이라고 부르지." 그러자, 모든 사람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았다. "말하자면, 중복된 단어가 세 개나 겹쳐 있는 형식이라고나 할까?" 겔만이 대답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언어와 상식에 대한 겔만의 유난히 현학적인 태도는 유명했다. 파인만과 나는 서재로 가서 그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겔만의 말이 맞았다. 그러자, 파인만은 주먹으로 책상을 쿵! 치더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 빌어먹을! 그 자식은 맨날 뒈지게도 잘 알아맞춘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어디, 오늘 저녁에 우리가 한 번 물을 먹여보도록 하죠!" 얼마 있다가, 이번에는 대화의 소재가 옛날에 나온 마법학 서적에까지 미치고 말았다. 그러자, 겔만이 말했다. "자네들, 제임스 1세가 쓴 마법책 중에 『말레오스 말레피카룸』이란 것이 1623년도에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아니예요, 머리. 『말레오스 말레피카룸』은 슈프렝거와 크라머가 썼고 1486년도에 나온 책이예요. 제임스 1세가 쓴 책은 『데모놀로지』이고 1597년도에 나왔지요." 하고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러자, 겔만은 깜짝 놀라서 나를 바라보며 "뭐라고?!" 하고 말했다. 바로 그 순간 딕(리처드의 애칭)의 얼굴에는 커다란 미소가 눈에 띄지 않게끔 서서히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겔만은 다시 한 번 "정말인가?"하고 물었고, 나는 『마법 백과사전』을 꺼내 각각의 제목과 저자, 그리고 발행 연대를 확인해 보여주었다. 파인먼은 집이 떠나가라 웃어대느라 거의 의자 밑으로 굴러 떨어질 뻔 했다! "나팔이여 울려라, 천사들이여 노래하라! 오늘 일을 절대로 잊지 말게, 머리! 난 자네가 이제껏 연극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다구!"

▶ 파인만이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를 펴낸 직후의 일이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 책이 거둔 커다란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문득, 다른 대학원생 한 명이 요즘 들어 겔만 교수의 모습이 잘 안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혹시 겔만도 사무실에 틀어박혀 자기 나름대로의 '일화집'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또 다른 대학원생이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 맞아 맞아. 그러면 그 제목은 『빌어먹을. 머리, 자네가 또 맞췄구만!』이라고 하지 않을까?" 이 말을 듣자마자 파인만은 거의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로 웃어젖혔다. 『파인만씨, 농담도 잘 하시네!』의 출간 직후에 또 다른 점심 식사 자리가 있었다. 그런데, 나하고도 제법 친밀했던 겔만은 파인만이 그 책에서 베타 소멸(beta decay) 이론을 그들 두 사람의 업적인 것 마냥 써놓았다는 데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파인만이 그 업적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하지도 않았고, 자기 자신에게 이롭게만 써 놓았다고 말했다. 점심 식사는 유쾌한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적당한 기회에 나는 겔만이 어떤 기분인지를 파인만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었다. 그러자, 파인만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그는 약간 슬프고 상처받은 듯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파인만이 자신의 책에 대해 처음 듣게 된 겔만의 반응이었으니 말이다.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사실 내 책에서 겔만에 관한 대목을 쓸 적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었다네. 아주 특별히 말이야." 하여간, 겔만이 진짜로 화가 났던 모양이고, 그래서 그 두 사람의 사무실이 가까이 붙어 있는 물리학과 건물 4층에서는 두 사람의 충돌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게 되었다. 결국, 파인만은 겔만의 뜻대로 자기 책에서 문제가 된 대목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 탁월한 언어적 감각의 소유자였던 겔만

머리 겔만은 '쿼크'란 이름을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소립자의 구성 성분으로 알려진 이 개념은 조지 츠바이크도 독립적으로 발견했으며 그는 이것을 '에이스'라고 불렀다. 이 두 단어를 두고 볼 때 적어도 의미상으로는 아무런 뜻도 없는 '쿼크'보다 여러 가지 좋은 뜻을 가진 '에이스'가 더 낫다. 하지만 어쩐 연유인지 사람들은 쿼크란 말을 더 많이 사용했고 결국 오늘날 에이스란 명칭은 자취를 감췄다. 겔만은 소립자 분류에 쓰이는 '팔중도'란 이론의 이름을 불교의 '팔정도'에서 따와지었다. 흥미로운 것은 유발 네만이란 과학자도 이를 독립적으로 완성했는데 이 멋들어진 명칭 때문에 그 뒤 거의 겔만 혼자만의 업적처럼 인식되고 있다. 겔만이 작명에 이처럼 뛰어난 감각을 보이는 데는 그의 취미가 큰 도움이 되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언어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하여 수많은 동식물의 이름을 섭렵하는 한편, 만나는 사람의 이름에 대한 유래를 설명해줌으로써 본인들까지 놀라게 했다. 그는 라틴어 실력이 뛰어났으며, 가끔씩 실수를 하지만 프랑스어로 이야기할 수 있고 그보다는 못하지만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도 말할 수 있다. 또 덴마크어도 꽤 하는 편이며 이를 노르웨이어 또는 스웨덴어로 옮길 수도 있었다. 독일어의 경우 읽기는 하는데 아버지의 영향으로 유창하게 말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연설 부분의 단어들을 전체적으로 자기가 좀더 익숙해 있었던 덴마크어에 가깝게 발음했다는 점을 두고 괴로워했다. 그러나 그 밖의 점에서는 대체로 매우 양호한 것이었으며, 한 두 개의 전치사만 빼놓고는 문법적으로도 완벽했다.

■ 글쓰기에 대한 강박관념과 잃어버린 소년시절

탁월한 영리함과 성취에도 불구하고 겔만은 그동안 줄곧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하여 비관적 인생관에 젖어 살았다. 그리하여 그토록 뛰어난 머리의 한 구석에는 항상 어두운 예감, 즉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결국 아버지가 운영했던 언어학교처럼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겔만에게는 평생 그를 뒤따라 다니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으며, 그것은 바로 '잃어버린 소년시절'과 '글쓰기에 대한 강박관념'이었다.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났던 겔만은 어린 나이에 대학에 진학했으며, 따라서 그에게는 소년시절이 존재하지 않았다.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있긴 했지만 그는 언제나 최연소의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 대학에 다닐 때 그는 어린아이들의 병이라고 할 수 있는 백일해에 걸렸지만 남들이 놀릴까봐 특수한 열대병의 일종이라고 둘러댔으며, 장년이 되어서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어떤 신동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영화관에 같이 갔던 사람은 겔만의 이런 모습을 보고 소년기의 공백이 그에게 남긴 상처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언젠가 천재아들을 둔 한 어머니의 상담에 정성스런 편지를 보내 아이를 절대로 월반시키지 말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머리 겔만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는 글쓰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들 수 있다. 그는 예일대학을 졸업하면서 졸업 논문을 제대로 제출하지 못해 대학원진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일과 프린스턴은 입학을 거절했으며, 하버드에서는 장학금을 받을 수 없었다. 그가 갈 수 있는 곳은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뿐이었다. 그는 그곳이 아이비 리그의 어느 대학보다 훨씬 더 열등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여러 해가 지났을 때 그가 말하기를 당시 그는 MIT에 가든지 자살하든지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곤 했다. "조금 생각해본 후 나는 MIT에 일단 가고, 그래도 원한다면 그때 가서 자살할 뿐 다른 길은 없다고 내 자신을 설득했다."
그는 이러한 치명적인 글쓰기 장애로 인해 평생 시달림을 받았다. 여러편의 논문을 완성하지 못했으며, 노벨상 수상 직후 매년 발행되는 기념논문집에 실을 공식적인 강연록을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주최측을 당황시키고 결국에는 깊은 반감을 심고 말았다. 겔만은 비굴하게까지 보이는 사과를 담은 급박한 전보를 연이어 띄웠고 그를 위해 마감 기한은 몇 달이나 늦춰졌다. 그러나 마침내 그는 강연록을 보내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해마다 발행되는 수상 기념집에 머리 겔만의 페이지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 현존하는 20세기 최고의 과학자 머리 겔만

머리 겔만이라는 인물은 『스트레인지 뷰티』라는 두꺼운 책 한권으로 담아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어릴적부터 뛰어난 천재성을 보이고, 최연소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으며 젊은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그의 인간적인 삶으로서의 여러 면모 역시 드라마틱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 언제나 자신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그를 평생 옭아매었으며, 엄격한 아버지의 성품은 글쓰기장애라는 논문을 발표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과학자로서의 삶에 많은 악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장애들을 가지고도 뛰어난 두뇌와 자연의 숨은 질서에 대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열망으로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노벨상을 수상하는 최고의 업적을 이뤄냈다.
위대한 과학자는 외로워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첫 아내 마가렛의 죽음 이후 영원한 동반자이자 친구를 잃어버린 그는 외로운 삶을 살아야만 했다. 가족과 불화했으며 방황하기도 했으나, 두 번째 아내의 도움으로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과학자는 대개 자신이 연구하는 과학분야에 한정된 삶을 살게 마련이나, 겔만은 달랐다. 그는 시를 사랑했고, 새와 자연을 노래했다. 환경과 파괴되어가는 문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어찌보면 그의 어릴적 소망대로 고고학자가 되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리처드 파인만이 사망한 지금 21세기에 20세기가 낳은 우리에게 남겨진 최고의 과학자는 이제 머리 겔만 뿐이다. 쿼크를 창안하고 노벨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이름일 뿐일 머리 겔만. 그의 치열하고도 숨막힌 삶에 우리는 충분히 매혹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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