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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아닌 미술학도가 20년 넘게 오로지 흙집만을 연구, 옛 흙집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흙집을 우리 앞에 책으로 내놓았다. 오지에 버려진 옛 흙집 수십 채를 부숴가며 배우고, 자기 손으로 흙집
수백 채를 짓고 허물기를 거듭하며 온몸으로 깨우쳐 개발한 흙집이다.
지은이는 건축에 대한 쥐꼬리만한 지식이라도 있었다면, 혹은 그 길이 그토록 힘들고 고된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거라 하지만, 그 무모함이 있었기에 기존의 건축 상식을 깬, 누구나 자기 손으로 지을 수
있는 최고의 생태주택을 개발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목천에게 배우는 흙집 짓는 법』은 흙집 DIY(do-it-yourself) 책이다. 책만 보고도 스스로 흙집을 지을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과 풍부한 사진 자료를 실어 흙집 짓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책만 보고도 흙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자세한 설명과 풍부한 사진이 있어서라기보다 흙집 짓는 공법이 워낙 쉽고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흙집을 지어가는 순서로 구성되었다. 많은 사진을 곁들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너무 길어 산만한 부분이나 강조할 부분은 '요점 정리'를 통해 읽는 이를 배려했으며, 흙집 꾸미기는 물론 부록을
두어 간략하나마 집터 잡는 법과 건축 허가에 필요한 과정 그리고 흙집 지을 때 필요한 공구까지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도 안심이 안 되는지 지은이는 이 책을 보고 나서 이미 지어진 흙집을 견학, 관찰할 것을 권하고
있다.
[1]목천 흙집에 대한 이해
1. 흙집 일반 2. 목천 흙집 3. 흙과 나무의 이해
[2] 목천 흙집 기초
1. 설계 2. 정화조 공사 3. 지하수 개발 4. 목천흙집 터 다지기
5. 흙 반죽 6. 기초 쌓기 7. 기초 배관
[3] 본채 만들기
1. 목천목 2. 흙 반죽 옮기기 3. 흙벽 쌓기 4. 문틀과 창틀 만들기
5. 부속 건물 작업 6. 종도리 놓기
[4] 지붕 올리기
1. 요철통 2. 서까래 작업 3. 판재 작업 4. 서까래 자르기
5. 서까래 수평 맞추기 6. 처마 끝 처리 7. 천창 내기
8. 지붕 위 전기 배선 작업 9. 판재 구멍 메우기 10. 동판 돌리기
11. 판재의 굴뚝 구멍 뚫기 12. 지붕 위 흙 덮기
13. 방수포 깔기 14. 피죽 덮기
[5] 마무리
1. 전기 배선 공사 2. 그라인더 작업 3. 목초액 뿌리기
4. 맥질하기 5. 아궁이 만들기 6. 구들 놓기 7. 방 덮기
8. 굴뚝 만들기 9. 외벽 칠하기 10. 흙물 도배
11. 실내 화장실 공사 12. 봉당 돌리기
[6] 편의 시설 만들기
1. 툇마루 만들기 2. 대문 만들기 3. 신발장 만들기
4. 벽을 뚫고 새로 문만들기 5. 벽난로 만들기 6. 실외 수도 공사
7. 맨홀 만들기 8. 흙집 꾸미기 9. 목천흙집을 지은 뒤에 할 일
[7] 부록
1. 집터잡기 2. 땅 구입하기 3. 권해주고 싶은 땅 구입법
4. 지질조사 5. 건축허가 6. 목천흙집을 지을 때 필요한 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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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 보고 집 짓는 게 정말 가능할까?
혼자 흙집을 지으며 『어느 시인의 흙집일기』라는 책을 펴낸 전남진 시인을 비롯한 많은 제자들이 목천흙집연구소의 4주 20일 흙집 짓기 교육을 마치고 흙집을 지었다. 전남진 시인은 자신이 펴낸 책에서 "
그리 큰 기술이 없어도, 한 번도 집을 지어본 경험이 없어도 자연 속에 혼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까지만 증명했습니다"라고 쓰고 있다. 그만큼 짓는 법이 쉽고 단순하다는 것이 목천흙집의 장점이다.
2. 왜 황토집이 아니고 흙집일까?
예부터 황토집이라는 말은 없었다. 우리 조상들은 흙벽돌집이든, 토담집이든 그냥 흙집이라고 했지 굳이 황토집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황토가 몸에 좋다고 하니까 황토가 들어간 여러 가지 상품이 나오고, 흙집도
어느새 황토집이 되었다. 지은이는 황토가 좋은 흙임에는 틀림없지만, 사람이 비료나 농약으로 오염시킨 흙만 아니라면 생명을 길러내는 모든 흙은 흙집 재료로 괜찮다는 게 흙집이라는 이름을 고집하는 첫째 이유고,
황토라는 이름은 지나치게 상업적인 느낌이 들어 싫다는 게 그 다음 이유라고 한다.
3. 목천에게 배우는 흙집 짓는 법은 뭐가 다른가?
목천흙집은 옛 흙집의 단점을 없애고 장점을 극대화했으며, 새로 개발한 공법을 더해 내구성, 견고성, 건축과 거주의 편의성, 경제성, 건축미까지 고루 갖춘 자연 친화적인 생태 주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흙집에 굳이 '목천'이란 이름을 붙였다.
목천흙집의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흙과 돌, 나무 등 재료를 자연 그대로 사용한다. 목천흙집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고 구하기 쉬운 재료로 지으며, 그 재료도 거의 가공하지 않는다. 짓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허물어 그 재료로
다시 지을 수도 있고, 흙집에 살다가 명이 다해 저세상으로 갈 때는 그대로 허물면 무덤이 될 정도다. 따라서 건축비가 아주 적게 들며, 건강에도 좋다.
둘째, 원형을 기본으로 한다. 흙집은 원형으로 짓는 게 가장 튼튼하다. 원형으로 지으면 벽에 가해지는 힘이 고루 분산되어 다소 균형이 맞지 않더라도 무너질 염려가 없다. 하지만 원형을 기본으로 하면 다른
모양의 흙집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셋째, 반죽한 흙을 40cm 두께로 쌓아 흙벽을 만든다. 반죽한 흙을 망치로 두드려가며 두껍게 쌓기 때문에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튼튼하다. 또 단열 효과가 뛰어나 냉난방비가 아주 적게 들며, 스스로 습도
조절을 해준다.
넷째, 나무를 기둥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흙벽에 통나무를 잘라 넣는 '목천목 공법'으로 짓는다. 목천흙집에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둥이 없다. 이 공법은 건축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며, 건축사에
유례가 없는 공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휜 것이 대부분이라 목재보다는 땔감으로 많이 쓰는데, 40cm 길이로 잘라서 사용하니 유용한 건축 재료가 되었다. 이 목천목은 밋밋한 흙벽의 단순함을 보완하여
건축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집 안 공기를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또 그윽한 솔향과 함께 사람에게 이롭다는 성분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다섯째, 자연 친화적인 흙물 도배를 한다. 사람들이 흙집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이유가 물기에 약하다는 것과 흙이 묻어나거나 흙먼지가 생기는 점이다. 지은이는 선조들이 해초나 찹쌀로 풀을 쑤어
흙벽에 바르던 것을 복원, 목천흙집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여섯째, 누구나 쉽게 배워 자기 스스로 흙집을 지을 수 있을 만큼 짓는 법이 쉽고 단순하다.
그밖에도 지붕을 올리는 데 쓰는 요철통은 지은이의 발명품이고, 지붕 재료로 나무를 켤 때 나오는 피죽을 사용한 것과 굴뚝에 배출기를 달아 구들 놓는 법을 획기적으로 쉽고 단순하게 만든 것은 지은이의
창의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본채 만들기 (100 ~ 101 P)
- 목천목으로 사용되는 나무
흙벽을 쌓기 전에 흙벽에 들어갈 나무, 즉 목처목을 준비해야 한다. 목천흙집에 어떤 흙이나 사용할 수 있듯이 나무 또한 어떤 나무라도 사용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 송진을 머금고 있는 나무가 좋다.
우리나라에서 송진을 머금은 대표적인 나무는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가 있는데, 경험에 따르면 목천목은 소나무 종류가 좋다. 소나무는 흔하기도 하고 휜 것이 대부분이라 건축 재료로 부적합하여 값이 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휜 나무는 모두 땔감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목천흙집에서는 휜 나무도 아주 훌륭한 재료가 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목천목은 일반 건축물처럼 나무 전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벽의 두께에 맞춰
40cm씩 잘라서 사용한다. 전체적으로 많이 휜 나무도 짧게 자르면 반듯하다. 또 휜 나무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뉘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휜 나무라도 집 짓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목천목으로 소나무 종류 외에 다른 나무를 잘 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를 들어 활엽수,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참나무를 사용해보았더니 문제가 있었다. 다른 활엽수와 마찬가지로
참나무는 너무 강해 작업하기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다. 또 단단하다 보니 건조과정에서 갈라지기도 했다. 집을 지어놓으면 흙벽이 마르는 과정에서 나무도 건조되는데 그 때 나무가 갈라진다. 물론 소나무도 건조
과정에서 갈라지지만 참나무보다 훨씬 덜하고, 갈라지더라도 송진이 나와 그 부분을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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