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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종이책

허니문 히말라야

허니문 히말라야

미리보기 YES24
저자
한승주 지음
출판사
황소자리 | 2010.05.17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231 | ISBN
ISBN 10-8991508677
ISBN 13-9788991508675
정가
13,000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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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 : 교보문고 YES24 인터파크도서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책소개

부부는 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났을까?

에코 라이프를 찾아 떠난 어느 부부의 히말라야 신혼여행기『허니문 히말라야』. 광고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한옥 짓는 남편과 속리산 자락에 둥지를 튼 저자, 한승주의 매력적인 신혼여행기이다. 남편과 함께 떠난 신혼여행 이야기와 그로부터 5년 전 그녀 혼자 히말라야 주변 국가들을 8개월 동안 여행한 이야기가 교차되어 펼쳐진다. 눈이 시릴 만큼 푸르고 싱싱한 그곳의 풍경이 사진과 일러스트로 보다 생생하게 다가온다. 책의 뒷부분에는 네팔 여행 정보, 트래킹 코스와 준비물, 시기 등 유용한 트레킹 정보를 함께 실었다.

저자소개

저자 : 한승주
저자 한승주는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맹렬히 살아가고 있을 때, 서른 살이 되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3년 동안 여행 자금을 모았다. 나이 서른에 접어들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유럽과 동남아를 떠돌다 돌아왔다. 하지만 그때의 여행은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갈증만 키웠다. 나는 그해 겨울 다시 네팔 행 비행기 티켓을 손에 쥐었다. 네팔을 시작으로 인도, 티베트, 파키스탄, 중국을 유랑했던 두 번째 여행은 히말라야 산맥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여정이었다.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에게 흠뻑 반해 여행은 예상치 않게 길어졌다. 8개월 동안의 히말라야 여행은 세련된 커리어우먼을 꿈꾸던 나를 수더분한 시골아줌마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갯벌을 살리자고 외치다 눈이 맞은 남편과 다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곳에서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 맞으려는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 결혼과 함께 속리산 자락의 괴산에 정착하여 자연 속에서 무엇이든 손으로 뚝딱 만들고 손수 먹을거리를 채취하고 기르며 도시에서 잃어버린 삶의 본능을 즐겁게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이웃에 사는 아줌마들과 마을 도서관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마을사람들과 책 읽는 기쁨을 함께 나누는, 보르헤스가 말했던 천국 같은 도서관을 꿈꾸는 중이다. 마을 아이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직접 그리고 싶은 꿈, 두 살 된 딸과 함께 언젠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나는 꿈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5년 만의 카트만두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야 해
동화책 속의 풍경
변화의 바람
여행 스타일의 차이
신들의 도시에서 목수를 생각하다
카트만두의 풍경들

2부
포카라, 내 유년의 기억창고
포카라 가는 길
게스트하우스는 사라지고
소년들과 함께 한 뱃놀이
스무 살, 가장이 된 가네스
시간의 강을 건너
포카라에 집을 짓는 꿈

3부
열흘 간의 히말라야 트레킹
싸우는 자는 산으로 가라
내 안의 히말라야
다시 안나푸르나를 향해
트레킹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나흘째
닷새째
엿새째
이레째
여드레째
아흐레째
열흘째
포카라를 떠나며

4부
다시 일상을 향해
비오는 타멜 거리
프리 티베트를 외치다

에필로그

부록
네팔 여행 정보
트레킹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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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독자리뷰(총 4건)

리뷰쓰기
허니문 히말라야
여행을 좋아하는 주인공답게 , 여행하며 만나 남자와 사람에 빠져 결혼을 하게되었다, 그런 부부의 연인 이어가게된 두 사람은 여행 마니아 답게 신혼여행..
신아진맘님 | 인터파크도서 | 2015.12.01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
[허니문 히말라야 / 한승주 / 황소자리]   제목 :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
8| 오리도사님 | 2015.05.11
히말라야 이야기
원래 이 책의 저자는 광고 회사에 다니며 밤늦도록 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골몰하며 도심의 잿빛 콘크리트 속에 갇혀 일상을 갉아먹고 사는 현실에 염..
행복한우리들은님 | 인터파크도서 | 2013.07.29
삶의 동반자와 함께 떠난 트레킹
  붙박이별처럼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산 지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직장과 가정을 반복적으로 오가며 사느라 정작 자신을 위한 배려는 뒤로 미루고..
YES24 | 2011.01.27

미디어 서평 (총1건)

[여행신간] 매순간 충만함이 차오르는 여행자 처..
[여행신간] 매순간 충만함이 차오르는 여행자 처럼…
허니문 히말라야/한승주 지음/황소자리/1만3000원한승주 지음/황소자리/1만3000원히말라야는 차갑지만 치열한 생명력을 간직한 곳이다. 도전..
세계일보 | 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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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상세이미지

“히말라야의 공기를 마시고 나서야,
나는 갈망만 키워왔던 마음을 내려놓았고 무엇이 충만한 삶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득 5년 전 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할 때 만났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 둘 다 젊었을 적부터 입었음직한 아주 낡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수많은 산을 오르내렸음을 그들의 빛바랜 등산복이 말해주었다. 바람과 땀에 천천히 낡아간 옷을 걸치고 함께 천천히 늙어간 두 부부가 조용히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 내가 꿈꾸던 미래의 삶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기분이었다. 남편은 바로 그런 삶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는, 나와 같은 꿈을 꾸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와 떠나는 첫 번째 여행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프롤로그 중에서

광고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한옥 짓는 남편과 속리산 자락에 둥지 틀기까지…….
에코 라이프를 찾아 떠난 어느 부부의 히말라야 신혼여행기!


2010년 4월 27일 오후 6시 16분, 오은선 대장의 여성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소식이 전세계로 타전됐다. 사람들은 낮부터 생중계된 오 대장의 안나푸르나 등정 장면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다. 인간의 접근을 거부하는 듯 까마득하고 위험천만한 설산의 이미지는 ‘정복’의 대상으로 각인돼 있기에, 누군가가 그곳에 올랐다는 소식은 늘 탄성이나 경외감에 실려 찾아온다.
그런데 평생 한 번뿐인(?) 신혼여행을 히말라야로 떠난 부부가 있다. 광고 디자이너 일을 때려치우고 속리산 자락 시골마을의 수더분한 아줌마로 지내며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만드는 일에 열중인 아내, 우연히 한옥학교에 지원했다가 합격하는 바람에 목수가 되어 지금까지 한옥을 짓는 남편. 왜 두 사람은 하고많은 여행지를 놔두고 히말라야 산속으로 극기훈련, 아니 허니문을 떠난 걸까?

세련된 커리어우먼을 꿈꾸던 그녀, 히말라야에 발을 내딛다
이 책 《허니문 히말라야》는 특이하고 매력적인 신혼여행기이자, 히말라야를 경험한 후 전혀 다른 삶의 지도를 그려낸 한 여성의 기록이다. 책 속에서는 남편과 함께 떠난 신혼여행 이야기와 그로부터 5년 전 저자 한승주가 히말라야 주변 국가들을 8개월 동안 홀로 여행한 이야기가 교차되어 펼쳐진다. 저자는 눈이 시릴 만큼 푸르고 싱싱한 그곳의 풍경과 함께, 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진 두 차례의 히말라야 여행기를 담백하게 들려준다.

“네팔에 갈까?” 결혼식 사흘 전, 그가 말했다.
“우리 신혼여행 안 가기로 했잖아. 짧게 갔다올 건데 비행기 값이 너무 아까워.”라며 잘라 말했지만, 한 번 머릿속에 들어온 네팔은 좀처럼 떠나지 않았다. 카트만두의 수많은 사원과 페와(Phewa) 호수, 치투완의 목가적 풍경과 룸비니의 평화로운 황량함. 그리고 무엇보다 히말라야의 자연과 그곳에 사는 아이들이 떠올랐다. 안나푸르나 산속에서 수줍게 꽃을 건네고 달아난 소녀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을까? 포카라 페와 호수에서 함께 뱃놀이를 즐기던 소년 가네스는 이제 스무 살 청년이 되어 있겠지?
그녀는 금세 말을 바꾸었다. “그래, 가자.”

히말라야와의 첫 만남
그녀가 히말라야와 처음 만난 건 광고 디자이너로 일하던 서른 무렵이었다.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3년 동안 여행 자금을 모았고, 돈이 마련되자마자 정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진 후 한참을 유럽과 동남아를 떠돌다 돌아왔다. 그런데도 몸속의 갈증은 점점 커지기만 했다. 그해 겨울, 저자는 다시 네팔 행 비행기 티켓을 손에 쥐었다. 네팔을 시작으로 인도, 티베트, 파키스탄, 중국까지 히말라야 산맥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여정이었다.
그곳에는 그녀가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과 자연이 있었다. 네팔 포카라와 인도 시킴에서 저자는 세 차례에 걸쳐 한 달 넘게 트레킹을 했다. 발바닥은 물집투성이가 되고 고개를 넘어 내려왔을 땐 눈물이 절로 흐를 정도로 힘겨운 코스도 있었지만, 히말라야는 자신의 고생에 단단히 보상을 해줬다. 여러 기후대를 거쳐 고도를 높여갈수록 히말라야는 모습을 달리하며 놀랍도록 신비한 풍경을 펼쳐냈고, 산간마을들은 과연 지구상에 존재하는 곳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무엇에라도 홀린 듯 서울행 리턴 티켓마저 포기하고 8개월 동안 히말라야 주변을 떠돌다 돌아온 후, 그녀 삶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실체 없는 욕망을 향해 발버둥치는 현실의 족쇄에서 자유로워지자, 그동안 몰랐던 일상의 크고 작은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은 그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난 벗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과 동시에 도시를 떠나 속리산 자락 시골마을에 신접살림을 꾸리기로 합의했다.

허니문 히말라야
몇 년 동안 그리워하던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건, 아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곳에서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 맞으려는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 저자 역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함께 남은 인생을 보내기로 결심했다면 그와 함께 히말라야 산속을 다시 걸어보리라 진작부터 마음먹은 터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허니문은 생각만큼 순탄치 않았다. 그녀는 혼자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는 걸 좋아하는 반면, 그는 쉼 없이 걷거나 자전거 페달을 밟는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소소한 말다툼은 앙금이 되어 마음속에 가라앉았고, 카트만두의 덥고 습한 날씨는 서로에게 날을 바짝 세우도록 만들었다. 기관지가 좋지 않아 가래침 뱉듯 내는 그의 일상적인 기침 소리도, 약간 구부정하게 걷는 팔자걸음마저 참을 수 없이 가증스럽게 여겨지는 극단의 순간이 마침내 찾아왔다. ‘저 남자를 도심 한복판에 떨어뜨리고 혼자 도망가는 거야.’라고 혼자 방정맞은 상상을 하다, 그녀는 히말라야를 떠올렸다.
‘어서 트레킹을 가야 해. 산이 우리를 치유해줄 거야.’

싸우는 자는 산으로 가라
열흘 간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이 아니었더라면 그들은 카트만두의 어지러운 도심 한복판에서 영원히 바이바이를 외쳤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70리터가 넘는 큰 배낭에 그녀의 짐까지 나누어 진 채 돌계단을 사뿐히 오르는 남편의 뒷모습은 원정대의 짐을 진 채 묵묵히 산을 오르는 세르파 족의 노련한 모습만큼이나 근사해 보였다.
두 사람은 산새만 푸드덕 날아오르는 폭포에서 물장난을 하고, 근사한 장소를 만나면 ‘신들의 정원’이라고 부르자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름을 붙였다. 8,000미터 높이의 고봉들이 실루엣을 드러낸 밤 쏟아질 듯한 별을 보며 지나간 청춘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고요한 산간마을을 한가롭게 산책하고, 거머리의 습격에 울상을 짓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려낸 풍성한 정찬에 환호했다.
자신만의 세계가 누구보다 강했던 저자에게,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삶은 아직 온전히 받아들이기 두려운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우기가 찾아온 히말라야 산속을 남편과 함께 걷는 동안 단단했던 그녀의 자의식 껍데기는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갔고, 보이지 않던 벽은 스르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여행, 삶이 되다
허니문을 마치고 신혼집으로 돌아오니, 마치 환영인사라도 하는 듯 뒤뜰 앵두나무와 우물 옆 보리수에 빨간 열매가 알알이 달렸고 심어둔 양배추, 브로콜리, 들깨는 쑥쑥 자라 있었다. 속리산 기슭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시작된 또 다른 여행, 이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기쁨은 고스란히 히말라야에 빚진 셈이다.
이 책 《허니문 히말라야》에는 여행이 정신적 사치품이나 일회성 경험으로 소비되는 대신, 여행으로 현지의 삶을 만나고 그 만남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 단정하면서도 감동적인 색채로 펼쳐진다. 저자가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견한 건, 하찮고 쓸모없게 여기던 것들의 아름다움이었다. 그녀는 그 경이로운 경험을 추억 속에만 간직하는 대신 삶의 진로를 과감히 변경했으며, 지금은 잃어버렸던 ‘삶의 본능’을 즐겁게 찾아가는 중이라고 고백한다.
도시 생활이 견딜 수 없는 족쇄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히말라야의 싱그러운 공기를 호흡하며 여유 넘치고 충만한 삶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열흘 간의 히말라야 트레킹
하지만 기관지가 좋지 않아 가래침 뱉듯 내는 그의 일상적인 기침 소리도, 약간 구부정하게 걷는 그의 팔자걸음마저 참을 수 없이 가증스럽게 여겨지는 극단의 순간이 오고야 말았다. 해서는 안 되는 상상이 순간 머릿속에 그려졌다.
‘저 남자를 도심 한복판에 떨어뜨리고 혼자 도망가는 거야.’
효도관광이라는 명목으로 유럽 도심에 부모를 버리고 왔다는 기사를 본 적은 있지만 신혼여행 중 남편을 버려두고 왔다는 여인의 이야기는 지금껏 들어본 적 없었다. ―<싸우는 자는 산으로 가라> 중에서.

혼자 머리 위까지 올라오는 가방을 메고 걷는 사람, 단체로 여럿이 온 사람들, 포터에게 짐을 맡긴 채 작은 배낭만 메고 걷는 사람, 가이드와 포터를 모두 고용하고 맨몸으로 지팡이만 든 채 걷는 사람…….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히말라야에 오르는 모습은 다양했다. 그중 다정한 커플은 언제나 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각자 자신의 짐을 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는 그들의 뒷모습에선 좋은 냄새가 났다. 산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둘의 관계도 아름답게 농익어갔으리라.
―<다시 안나푸르나를 향해> 중에서.

식당 우측 돌계단을 내려가 트레킹을 시작했다. 콸콸콸 힘차게 흐르는 계곡 물을 따라 산허리를 걷다보면 녹색의 평원이 나오고, 끝날 것 같지 않은 돌계단을 오르고 나면 반질한 돌이 깔린 마을 찻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름도 모르는 꽃들은 어쩌자고 그리 곱게 피어 있는지, 자꾸만 걸음이 멈추어졌다.
“기분이 어때?”
“생각보다 길이 좋은데. 히말라야라고 해서 험한 줄 알았거든.”
머리 위까지 올라온 배낭이 무겁지도 않은지 남편은 싱글벙글하며 앞서 걸었다. ―<트레킹 첫날> 중에서.

따다빠니를 지나니 이젠 계속 내리막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사실을 이곳에서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한 시간 조금 넘게 숲속 길을 내려오자 전망이 탁 트인 초록의 들판이 나왔다. 산 중턱의 평지에 자리잡은 마운틴 디스커버리 롯지. 녹색의 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전망은 오롯이 이 롯지만의 것이었다.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맨발로 잔디를 밟았다. 신발 속에서 부대낀 발가락들이 기분 좋게 꼼지락거렸다. 갈 길이 멀기에 점심을 먹자마자 다시 떠날 채비를 했다. ―<셋째 날> 중에서.

손가락에서 뭔가 꼬물거리는 게 느껴진다 싶어 내려다보니 검지 위에 갈색 거머리가 붙어 있는 거였다. 기겁을 하고 소리치며 거머리를 떼어냈지만 녀석은 이미 내 피를 빨아치운 뒤였다.
“으악.”
“왜 그래?”
나의 비명에 앞서 가던 남편이 더 놀란 듯했다.
“거머리야!”
등산화 끈에서, 바짓가랑이에서 거머리들은 여전히 내 피를 노리고 있었다. ―<나흘째> 중에서.

시누와에서 촘롱으로 이어지는 돌계단, 추락하듯 끝없이 내려가는 동안 계속해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쉼 없이 비를 맞으며 앞서 걸어가는 나를 남편이 불러세우고는 나무라기 시작했다.
“이렇게 비가 쏟아질 때는 수그러질 때까지 좀 기다려야지. 그렇게 가다가 감기 들면 어쩌려고?”
“판초 입었으니까 괜찮아. 당신 걱정이나 해.”
우리는 잠시 큰 바위 아래에 서서 비를 피했다. 둘 다 지쳐 있었다. 빗속에서 던진 냉랭한 말 한 마디로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을 대신했다. 등에 한가득 나무를 진 남자 두 명이 우리 곁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나무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마냥 이파리 무성한 나무더미 아래로 걸어가는 그들의 다리만 보였다. ―<이레째> 중에서.

다시 일상을 향해
평화로운 표정으로 코까지 다르릉 고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조금 전 거리에서 만난 현실이 더 아프게 내 가슴을 후벼 팠다. 잠든 남편을 깨우지 않았다. 그냥 옆에 조용히 앉아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밖에선 절박하게 자유를 외치는데 당신은 이렇게 평화롭게 자고 있네. 이봐, 우리 내일 비행기 못 탈 뻔했다구.”
하기야 정해진 시간에 비행기 한 번 못 타는 게 무슨 대수랴. 조금 늦어진다 해도 우리에게는 돌아갈 땅과 일상이 있는데……. ―<프리 티베트를 외치다> 중에서.

히말라야 허니문을 마치고 20여 일 만에 신혼집으로 내려가보니 온갖 종류의 풀들이 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뒤뜰 앵두나무엔 붉은 열매가 알알이 달렸고 우물 옆 보리수에도 빨간 열매가 그득했다. 장독대 옆 풀밭에는 모란 한 송이가 수줍게 피어 있었다.
‘잘 왔어요, 이 집에 온 걸 환영해요.’라고 붉은 열매와 꽃들이 속삭이는 듯했다.
여행 가기 전 마당에 심어놓은 작물들도 쑥쑥 자라 있었다. 이웃집에서 얻어다 심은 부추 모종은 그 틈에서 자란 더 큰 풀들에 가렸고, 두 줄 심어놓은 고추는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도라지며 들깨, 고구마, 상추와 토마토는 싱싱했다. ―에필로그 중에서.

책속으로

저 커플들은 태국 어느 해변가에 있는 고급 리조트에서 허니문을 보낼 것이다. 열대과일을 실컷 맛보고 마사지를 받으며 환상적인 씨푸드 디너를 즐기겠지. 그러는 동안 우린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안나푸르나를 향해 수많은 돌계단을 힘겹게 오를 것이다. 곧 우기가 시작되니 숲속에선 거머리가 뚝뚝 떨어질지도 모른다.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
‘신혼여행이 극기훈련도 아닌데 웬 트레킹이람. 아, 나도 해변으로 가고 싶다.’
문득 혼자 큰 배낭을 메고 비행기에 올랐던 5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비행기 탑승객의 8할은 신혼부부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5년 만의 카트만두
네팔에 가자는 남편의 제안을 듣자마자 나는 히말라야 설산을 오르는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했다. ‘내 생애 꼭 하고 싶은 몇 가지’ 중 하나를 실현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은 그의 꿈이기도 했다. 70리터짜리 배낭을 메고 홀로 산속에서 비박을 하며 20대 초중반을 보낸 그가 히말라야를 꿈꾸지 않았을 리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0일 남짓. 그중 열흘은 트레킹을 하고 나머지 열흘은 카트만두와 포카라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야 해> 중에서.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남편과 함께 다시 타멜 거리를 거닐었다. 매연과 먼지에 섞여든 특유의 향 냄새, 낡게 퇴색된 목조 건물의 나무 냄새, 순박한 눈망울을 한 사람들의 살 냄새 등이 적당히 어우러진 타멜 거리는 5년 전 그대로였다. 숙소가 밀집한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현지인들의 일상과 만날 수 있었다. 그제야 남편의 마음도 풀리는 듯했다.
“우리 저기 가서 짜이 마시자.” ―<동화책 속의 풍경> 중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하루 이틀 함께 다녀보니 우린 여행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내가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는 걸 좋아하는 반면 그는 쉼 없이 움직이는 여행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난 낯선 여행지에 도착하면 우선 햇볕이 잘 드는 숙소를 정한 후 (가능하다면) 동네를 어슬렁거린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길을 잃기도 하고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반면에 남편은 튼튼한 두 다리로 앞을 향해 전진한다. 다람쥐처럼 산을 오르고 쉼 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느릿느릿 돌아다니거나 노천카페에 앉아 차를 홀짝거리며 죽치고 앉아 있는 내게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도 여행을 하는구나.” ―<여행 스타일의 차이> 중에서.

포카라, 내 유년의 기억창고
“댐사이드에 어떻게 가니?”
“걸어가기엔 좀 멀어요. 저 아래에서 버스를 타면 금방 가요.”
세 명의 소년들 중 키가 제일 큰 소년이 대답했다. 걸어갈까 말까 머뭇거리고 있던 내게 소년은 귀가 솔깃한 제안을 해왔다. “삼촌이 배를 갖고 있는데 우리와 함께 배를 타지 않을래요?” 페와 호수에는 배를 대여하는 선착장이 여럿 있었다. “글쎄…….” 잠시 망설이다가 소년의 제안을 수락했다. 소년은 동갑내기 친구인 아카스와 프라샨트를 데려왔고 소년이 호숫가에 댄 작은 배를 타고 우린 호수 한가운데로 노를 저어 나갔다. ―<소년들과 함께 한 뱃놀이> 중에서.

열다섯 살 소년이었던 가네스는 모습은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이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2년 전 사우디의 한 호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가 작년에 돌아왔다고 한다. 그곳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일년 만에 돌아온 건 현지인들의 냉대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다고. 다시 돈을 벌기 위해 홍콩에 갔을 때는 현지인 브로커에게 속아 80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의 알선료를 날리기도 했다. 그로 인해 집은 은행에 저당잡혔고 지금은 그걸 해결하느라 막막한 상황이라며 그간의 일들을 들려주었다. ―<스무 살, 가장이 된 가네스> 중에서.

우리 부부가 결혼과 함께 어느 산자락의 시골마을로 들어가 살기로 합의한 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린 여행을 떠나오기 전에 빈집을 얻어 한 달 간 수리와 청소를 했다. 밭에 씨를 뿌려 먹을거리를 직접 기르고, 겨울이면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즐거움을 누리며 뜨끈뜨끈한 온돌방에서 고구마를 삶아 먹고, 적막과 고요를 벗 삼아 사는 단순한 삶. 시골에서 함께 살 머슴 같은 남자가 생긴다면 당장이라도 도시를 벗어날 참이었다. 언제부턴가 이런 삶을 꿈꾸던 내게 남편은 그야말로 ‘딱 맞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나이에 맞지 않게(나보다 다섯 살 아래다) 시골에서 살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고루 갖추고 있었고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참 잘했다. ―<포카라에 집을 짓는 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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