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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명불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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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유미 지음
출판사
가하 | 2009.10.09
형태
판형 B6 | 페이지 수 0 | ISBN
ISBN 10-8993883106
ISBN 13-9788993883107
정가
9,0007,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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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저자 김유미

저서 (총 6권)
전형적인 물고기 자리 ,몽상가. 상상력과 필력의 빈곤을 노력과 열정과 시간으로 땜방해보려 하는 평범하고 우직한 아마 글쟁이. 인터넷의 바다에서는 '유레미아'란 이름으로 자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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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이미지

"일전에 소향이 그리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죄지은 자가 있다면 응당 죗값을 받아야 하는 법이라고. 그것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신주무원록을 줄줄 외고 술은 말술에 건달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낼 정도로 당찬 좌포청, 아니 한성부에서 제일가는 다모, 유희 宥熙.

“때로는 하늘의 뜻이 가장 낮은 자의 입을 빌려 알려지기도 하지.”
한양 바닥에 명성 높은 한량, 그리고 중촌의 무자, 이명원 李明願.


때는 1628년 조선 중기. 처참한 살인 현장에서 사라진 것은 오직 그림 한 장 '설경산수도'.
이 기묘한 사건을 시작으로 의기투합한 한량 이명원과 왈가닥 다모 유희.
갖가지 사건의 진상을 함께 파헤치면서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두 사람.
시간이 움직이고 마음이 흐르자 그들의 관계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데…….

책속으로

“하오면, 저는 왜 보아야 합니까? 어찌 이다지도 이기적이신지!”

“무어?”

“추측은 추측입니다. 그것이 확실한지의 여부는 대체 누가 판단할 수 있다는 말씀입니까. 저는, 벽창호도 아니고 무작정 떼쓰는 어린애도 아닙니다. 이러저러하여 이런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 여겨지는데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답답하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혼자 움직이는 편이 합당하니 얌전히 기다리거라, 이리 말씀하여 주셨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상대해주신 것이 다만 종사관 나리께서 묶어주셨기 때문이었습니까? 수하가 아니라 동료로 대해주실 때는 언제고! 정말이지, 아무 일도 없을 거라 하셔놓고 이리 다쳐서 돌아오시면, 저는, 대체…….”

“……희야.”

명원은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아른거리는 불빛에서도 그녀의 눈시울이 점차 붉어지는 모습이 선명하다. 맑게 부풀어오르는 눈빛이 찰나, 그의 안에 새겨졌다. 고개를 숙였지만 감정에 복받친 그녀의 말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대체, 나리께 무엇이란 말입니까! 저는 아무리 그래도, 믿을 수 있는 동료라는 건 변함없다 여겼는데 그것이 그저 철없는 오만이었습니까. 하기야 그렇지요, 애초 신분이 다른데 암만 나리께서 잘 대해주셨다 한들 동료라니 어불성설인 게지요. 저가 바보라서 이 꼴로 야행을 하고, 나리를 찾아와 귀찮게 해드린 것이었군요. 기왕 그러시다면 차라리 방패막이로 쓰시지 이리도 대뜸 사람 심장 떨어지게.”

희의 말이 명원의 가슴에 부딪쳐 끊어졌다.
한 팔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감싸듯 끌어당겨 안은 그는 눈물을 억지로 삼키기 위한 떨리는 호흡에 귀를 기울였다. 마저 말하지 않았지만, 충분했다.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난데없이 피를 본 놀람. 예상보다 얕은 상처에 대한 안도감.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의 분노와 배신감, 허탈감…….

“……못쓰겠구나. 다친 사람한테 그런 몹쓸 말이나 하고. 네 말을 듣자니 혼자 갔던 것이 정말 잘한 일인 듯싶다. 기세를 보아하니 내가 다칠 일도 네가 대신 막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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