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당신, 연애하고 싶지 않은가?”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연애고수들이 펼치는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욕망의 이야기
태초부터 연애는 카오스였다!
연애내공을 급상승시키는 본격 연애교양서
연애의 계절이 돌아왔다. 바람 살랑이고 꽃잎 날리는 봄날, 짝짓기를 염원하는 자에게 봄밤은 짧거나 외롭거나 둘 중 하나. 그러나 남자 여자 만난다고 다 연애인가. 손발이 오그라드는 커플미니미부터 원나잇 스탠드까지 온갖 사랑이 범람하는 시대라, 사랑은 운명이라 믿는 낭만주의자와 연애도 거래라 여기는 시장주의자가 공존하며 인간의 사랑법을 지배한다. 그러니 낭만으로 덤볐다가는 막장 연애에 상처받을 일뿐이고, 상대방 견적 내느라 머리 굴리다가는 인생을 건 도박에 휘말릴 수 있다.
진짜 연애를 하고 싶다면 연애교양부터 쌓을 일이다. 인간의 경지를 사뿐히 뛰어넘는 신화와 성서 속 연애고수들이 펼치는 욕망의 연대기,『신들의 사랑법』은 사랑의 본질이 ‘욕망’과 ‘행동’임을 일깨우는 본격 연애교양서를 자처하겠다. 스케일부터 남다른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좌충우돌 연애질은 바로 당신 욕망의 거울이요, 성스러운 성서 속 정욕남발 작업질은 머리 굴리다 쪼그라든 우리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것이니.
당신의 사랑법은 무엇일까?
앞뒤 가리지 않는 원초적 욕망의 지존은 단연 제우스다. 그의 작업범위는 소녀든 처녀든 유부녀든 가리지 않고 공평했고, 원하는 상대를 얻기 위한 변신영역은 뻐꾸기에서 반인금수, 번개에 이르는 자연현상을 넘나들었다. 제우스는 헤라보다 더 ‘나은 여자’를 원한 것이 아니고 헤라가 아닌 ‘다른 여자’라면 충분했다.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잡는 폴리가미(polygaamy, 일부다처제)의 가장 큰 형님이다. 그와 쌍벽을 이루는 여신 아프로디테는 제우스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검증한 괜찮은 남자를 인간 여자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창한 목표, 그런 거 없었다. 내가 하든 남이 하든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 사랑이니 폴리아모리(polyamory, 비독점적 다자 연애관계)의 화신이다. 반면 헤라는 우리가 사랑의 전형이라 믿는 모노가미(monogamy, 독점적 일대일 연애관계)의 수호신으로, 최고신 제우스의 아내였으나 평생을 질투와 불안의 그늘에서 죽어지낸 여신이다. 뼛속까지 바람인 남편과 놀아난 연적들에게 복수하는 것 외에 헤라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다.
기든스가 나눈 사랑의 세 종류에 따르면, 제우스는 ‘열정적 사랑,’ 헤라는 ‘낭만적 사랑,’ 아프로디테는 사랑의 유대를 공유하는 ‘합류적 사랑(confluent love)’에 해당한다. 그러나 제우스의 열정은 모노가미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했고, 헤라의 낭만은 혼자만의 의지로 완성할 수 없었다.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조차 사랑을 이기지 못해 인간 남자에게 올인하며 공유하는 사랑의 이상을 지키지 못했다. 신들도 헤매는 게 사랑인가 싶지만, 분명한 건 ‘태초부터 연애는 카오스였다’는 사실이다. 현실의 막장 연애에 상처받은 자라면 심기일전하시라.
솔로몬을 따라해보세요!
성서 속 고결한 인간들의 작업사도 그리스신들에 버금간다. 가진 건 쥐뿔도 없는 방랑자 다윗은 아내 수집으로 왕위를 얻고 불륜의 계략으로 남의 아내를 취했으며, 아들인 암논과 압살롬은 아버지의 여자를 넘보며 권력과 섹스라는 화려한 이중주를 성경에 남겼다. 오직 한 명, 불륜으로 얻은 아들 솔로몬만이 아버지와 형제들과는 다른 사랑의 이야기를 남겼다. 솔로몬이 연애의 기초라 할 여성심리에 일가견이 있었음은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이 증거고, ‘노래 중의 노래’라는 아가서는 그의 작업 필력 또한 발군이었음을 보여준다. 무쇠심장을 가진 여자라도 뒤로 넘어갈 만큼 달콤한 사랑의 노래를 들어보라.
‘종려 송이 같은 앞가슴 만지게 해다오. 능금 향내 같은 입김 맡게 해다오. 잇몸과 입술을 넘어 나오는 포도주 같은 단맛을 그대 입 속에서 맛보게 해다오.’ / ‘두 허벅지가 엇갈리는 곳은 영락없이 공들여 만든 패물이요, 배꼽은 향긋한 술이 찰랑이는 동그란 술잔, 허리는 나리꽃을 두른 밀단이요.’
여성의 소유와 섹스가 권력인 시대에, 솔로몬이 이만큼의 연애내공을 쌓기까지에는 칠백 명의 후궁이라는 조력자들이 있었다. 이런 남자에게 사랑이란 남녀의 문제를 넘어 인생의 풍요를 가늠하는 척도가 아닐까, 비록 당신에게는 이 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 칠백 명의 연인이 대기하고 있지 않다 해도, 연애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랑의 말. 인류의 위대한 문화유산 성경 아가서를 실전 연애교범으로 삼고 연애편지라도 날린다면 아는가, 마음을 얻어 몸까지 세트로 얻어내는 능력자, 솔로몬의 후예가 될 수 있을지.
모두에게 있으나 누구나 감당할 수는 없는 그것
연애 초짜라면 작업에도 체급이 있다는 것을 명심할 일이다. 아무리 나쁜 남자의 서늘한 눈길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해도 상대의 맞수가 되지 못하면 작업을 그르친다. 야곱의 아들 요셉이 형들에게 까불다 이집트의 노예로 팔려갔을 때, 주인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을 유혹하려다 오히려 실패한 꽃뱀이 되고 만다. 반면 요셉의 형제인 유다의 며느리다말은 남편이 죽은 후 자신의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 시아버지 유다를 창녀로 변장하고 유혹해 제 몫의 유산을 상속받는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다고 해서 모든 유혹이 성공할 수는 없다. 몸만 앞서고 머리는 따라가지 못하면 비통한 연애일 뿐이다.
그렇다고 나쁜 여자 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트라키아의 왕비 프로크네는 남편 테세우스가 동생 필로멜라를 강간하고 혀를 자른 만행을 저질렀음을 알았을 때, 남편과 꼭 닮은 아들을 죽여 남편에게 먹이는 걸로 복수했다. 왜 프로크네는 남편에게 직접 칼을 겨누지 못했을까. 옛날 먼 얘기가 아니다. 실연의 상처를 치유한답시고 후다닥 새 남자를 선택했더니 전보다 이상한 놈이거나, 아버지로부터 탈출한답시고 감행한 결혼이 새로운 권력에 예속되는 상황이거나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담의 첫 번째 부인 릴리트가 자신의 욕망에 따라 에덴동산을 떠난 나쁜 여자의 원조라면, 복수의 대상에 직접 칼을 겨눈 나쁜 여자의 지존은 클리타임네스트라다. 피사의 왕비였으나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에게 남편과 자식이 살해되자 적과의 동침에 들어간 클리타임네스트라. 아가멤논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이피게네이아마저 그에게 죽고 나자 그녀는 트로이전쟁에 나간 남편 대신 새로운 연인을 얻었고 전장에서 돌아온 남편을 죽였다. 신탁에 따라 아들 오레스테스에게 죽고 마는 비극적인 운명은, 그녀가 좌절 대신 욕망을 선택한 순간 예정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용서받을 수 없는 쾌락이라 해도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으니, 욕망이란 모두에게 있으나 누구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하겠다.
그럼에도 욕망이 결핍된 사랑은 나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고, 낭만의 환상을 쫓는 연애는 어디에도 이를 수 없다. 또한 욕망에 거침없는 신들의 사랑법이 당신의 굳은 심장을 타오르게 할 불씨일지라도 관계의 불꽃을 타오르게 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이다. 만일 당신이 연애나 남자와는 담 쌓은 처녀신 아르테미스나 전쟁의 여신 아테네를 흠모하지 않는다면, 재고 따지는 인간의 사랑법에 지쳐 불면의 밤 스스로 사랑불능자의 낙인을 찍기보다는 이 봄날 진짜 연애를 해볼 일이다. 찌질한 세상, 연애라도 통쾌하게 하자!
댓글
고전 연애담을 마치 연속극을 보듯이 편하게 풀어썼네요. 많은 그림과 함께 보노라면 시간가는 줄 몰라요.
미대출신 저자의 해박한 신화 해석의 새로운 지평.. 옛 신들의 난봉기를 현대 연애 감각으로 재해석... 좌우간 그림만 봐도 반 본전은 될 듯..
재미나게 읽고 있어요 박식한 지식에 놀라와요
잼나게 읽고 있어요. 아 저로 말하자면 제우스에 아레스에 헤파이스토스까지 찌질하고 파란만장한 전과를 지니고 있어욤
이거 딴지에 연재될 때 팬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