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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 종이책

아우여 죽지 말고 돌아와주오일본 반전시를 보며 평화를 반추하다

저자
손순옥 지음
출판사
들녘 | 2017.08.04
형태
판형 규격外 | 페이지 수 288 | ISBN
ISBN 10-1159252726
ISBN 13-9791159252723
정가
13,000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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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청일전쟁, 러일전쟁, 국권 피탈, 35년의 식민지시기로 이어졌던 그 시대의 아픔을 이육사, 윤동주 등은 시로써 절규하며 저항하다가 끝내는 일제의 옥중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해마다 8월이 오면 우리는 이들의 시에서 민족의 아픔을 끄집어내어 곱씹으며, 이들에 대한 추념의 마음으로 숙연해진다. 『아우여 죽지 말고 돌아와주오』에서 소개하고 있는 ‘반전시’들은 그 나라 민중 역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고, 거대 권력에 맞서 저항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손순옥

저서 (총 1권)
한국외국어대학 및 동대학원 일본어과를 졸업(문학박사)하고, 도쿄대학 객원연구교수와 쿄토대학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국제다쿠보쿠학회 한국회장과 한국 일본언어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중앙대학교 인문대학 명예교수이다. 단독 저서로는,『正岡子規의 詩歌와 繪畵』(중앙대학교출판부, 1995), 『조선통신사와 치요조의 하이쿠』(한누리미디어, 2006), 『20세기 일본문학의 풍경』(제이앤씨, 2013) 공저로는,『子規の現在』(子規選集 13) (일본: 增進會出版社, 2002), 『나쓰메 소세키 文學硏究』(제이앤씨, 2003), 『비교문학자가 본 일본, 일본인』(현대문학, 2005), 『韓流百年の日本語文?』(일본: 人文書院, 2009) 그리고 역서로는,『명치유신과 일본인』(하가토오루 지음, 예하, 1989), 『舞姬』(森?外 著, 時事日本語社, 1993), 『이사카와 타쿠보쿠시선 石川啄木詩選』(민음사, 1998), 『요시마스 고오조 시선집 吉增剛造詩選集』(들녘, 2004), 『모리 오가이 단편집 森?外短編集』(지만지, 2008),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전집』(공역, 제이앤씨, 2009), 『마사오카 시키 수필선』(지식을만드는지식, 2013)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 총을 메고서
-청일전쟁러일전쟁 시기-

전쟁이 싫다(厭戰鬪) _미야자키 코쇼시
난조격운(亂調激韻) _나카자토 카이잔
인천 해전의 전야(前夜) _고스기 미세이
달과 병든 병사 _고스기 미세이
전쟁의 노래 _기노시타 나오에
아우여 죽지 말고 돌아와주오 _요사노 아키코

2부 시베리아 출병
-제1차 세계대전 시기-

행진하는 군대 _하기와라 사쿠타로
어느 야전병원에서의 일 _하기와라 사쿠타로
신문에 실린 사진 _나카노 시게하루
열차와 손수건 _후쿠타 마사오
해상의 우울 _시로토리 세이고
살육의 전당 _시로토리 세이고

3부 불꽃 튀는 전쟁
-제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

전쟁에 나가고 싶지 않다 _가나이 신사쿠
총살 _가나이 신사쿠
전쟁 _가네코 미쓰하루
후지산 _가네코 미쓰하루
종이 위에 _야마노구치 바쿠
천둥소리 _구라하시 켄키치
한낮에 _아키야마 키요시

4부 총성은 끝나고
-일본의 패전과 그 후-

병사의 노래 _아유카와 노부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_이바라기 노리코
제발 물을 주십시오 _하라 다미키
응급 치료소에서 _도게 산키치
한 줌의 바람이 되어 _이시카와 이쓰코
여기에 나무 한 그루가 _이시카와 이쓰코
전몰자에게 바치는 조사(弔詞) _이시가키 린

부록: 반전시 원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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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정보

상세이미지

일본 반전시를 읽으며 ‘평화’를 생각한다

19세기 말 국권을 강탈당한 후 20세기 중반 해방 이전까지의 시기가 우리에게 가장 암울한 시대였음은 정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근대화의 파도 앞에서 국가 명운의 방향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후발자본주의국가 일본에 의해 속절없이 유린당한 우리였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국권 피탈, 35년의 식민지시기로 이어졌던 그 시대의 아픔을 이육사, 윤동주 등은 시로써 절규하며 저항하다가 끝내는 일제의 옥중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해마다 8월이 오면 우리는 이들의 시에서 민족의 아픔을 끄집어내어 곱씹으며, 이들에 대한 추념의 마음으로 숙연해진다. 그렇다면 일본의 시인들은 어떠했을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일본의 ‘반전시’들은 그 나라 민중 역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고, 거대 권력에 맞서 저항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본 문학, 그중에서 일본 시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온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손순옥은 수년간 진행해온 일본 반전시 읽기의 결과물을 이 책으로 묶어 내놓았다. 가해자인 일본의 국민으로서 그 시인들이 발표한 시가 피해자인 우리에게 선뜻 달갑게 다가올 리 없겠지만, 저자의 비평을 따라 시를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면, 전쟁의 참화 앞에서는 어느 인간도 자유는커녕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삶마저 박탈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의 역사이자 일본의 역사인 동시에,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1부 “총을 메고서”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시기의 반전시를 다루고, 2부 “시베리아 출병”은 제1차 세계대전 시기를, 3부 “불꽃 튀는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전쟁을, 그리고 패전과 그 이후를 다룬 4부 “총성은 끝나고”에서는 핵 피폭 이후 다시금 군사대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 위정자들에 대하여 전쟁 반대의 의지를 담은 근래의 시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전쟁은 절대로 안 됩니다!”
이 책의 집필 의도에 대한 “지은이와 편집자의 대화” 중에서 발췌

이 책을 세상에 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한마디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평화’만큼 우리에게 절실한 문제는 없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건대 ‘평화’만큼 깨지기 쉬운 것도 없습니다. 평화의 시간은 장구하지 않았고 평화의 둑은 견고하지 않았습니다. 갈등과 대립의 틈새가 봉합되지 않았을 때, 인간은 가장 추악하고 참혹한 파괴행위로 다른 인간을 유린했습니다.

100여 년 전, 우리는 후발 자본주의국가 일본의 세력 확장 전략에 따른 침략전쟁의 피해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가해자 일본의 국민들은 어떠했을까요? 이 책에 실린 시들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위정자들이 저지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혹한 희생자로 내몰렸던 일본 서민들의 속마음을 아프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날 때까지 오로지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위정자들의 선동에 휘말려 제정신을 놓은 채, 심지어 목숨까지 초개처럼 내놓아야 하는 강압을 당해야 했습니다.

국가의 모든 목표를 전쟁에 집중시킨 총동원령 체제하에서도 정부의 권력 앞에 모두가 그대로 주저앉았던 것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인간 개인의 목숨을 중히 여기며 자유를 누리고자 몸부림 친 흔적이 여러 방면에 나타났던 것이 그 반증입니다. 그중 하나가 문학이라는 수단을 통한 일본인들의 ‘반전시’입니다.

이들 반전시를 통하여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합니다. 수많은 전쟁을 경험했고 유일하게 원자폭탄의 세례까지 맛보았던 일본 문학인들의 생각과 느낌을, 전쟁을 주도한 국가에서 전쟁을 반대했던 그들의 외침을 작금의 상황에서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나 핵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때에, 핵전쟁의 피해가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읊어준 시를 통하여 그 가공할 전쟁의 참화를 막아야 한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져야 합니다. 소박한 일상생활의 ‘평화’ 속에서 인간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잔잔한 ‘평화’의 세상을 누리며 살아가는 아들딸이 되어야 합니다.

책속으로

시적 화자의 두렵고 암울하며 답답한 마음, 애간장이 끊어지는 서러움을 토로하기 위해 작가는 시의 연을 나누지 않고 속마음을 줄줄 풀어냅니다. 화자의 생각을 전개가 빠른 영상으로 보는 듯한 느낌을 주지요. 특히 우리는 “내가 괭이질하던 밭”과 “내가 괭이 씻던 실개천”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그의 모습에서 국가의 야욕이 보통 사람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어떻게 산산조각 내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화자의 슬픔은 이어 분하고 분한 마음이 됩니다. 그는 “내 어찌 분하지 않겠는가, 국가를 위해서다, 군주를 위해서다”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여기서 우리는 한 개인이 거대 권력의 손아귀에 휘둘려 자신이 목숨을 바칠 만한 가치와 상관없이 생의 소멸 과정으로 진입할 때의 분노를 읽게 됩니다. (39쪽 “난조격운”에서)

위의 시에 나오는 “근심하며 울며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도 우리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투가 벌어진 상황이 아닌데도 ‘국민의 의무’라는 명목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본 한국의 엄마들이라면 더욱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훈련소에 입소한 뒤 개인 소지품과 손 편지를 넣어 집으로 보낸 커다란 박스를 받아들었을 때 우리 어머니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렸던가요. 그 아들이 만기 제대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까지 어디 다리 한 번 쭉 뻗고 잠들었던 적이 있던가요? 두 아들을 군대에 보냈던 경험이 있는 필자 역시 군대에 간 아들 걱정에 두려운 마음을 감추느라 일감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제대하여 집으로 돌아올 시각이 코앞인데도 공연히 불안한 마음에 수없이 빨래를 널고 또 널었습니다. 하물며 전쟁터에 나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매 순간,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48-49쪽 “인천 해전의 전야”에서)

젊은 부부에게도, 엄마와 아들 사이에도,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 사이에 흐르는 사랑의 감성이 서로 오가고 있었을 테니까요. 서로 보살펴주는 ‘사랑’이 그 안에 있을 때, 그곳이 어떤 곳이라 하여도 인간에게는 최고의 보물이 숨겨져 있는 궁전입니다. 물질이 흐드러지도록 풍요로운 현대에 살면서도 정신이 메마르고, 우울병이라는 전에는 잘 알지도 못했던 병에 사람들이 시달리는 것도, 꼭 필요한 ‘사랑’의 감정이 고갈되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것, 변변치 않은 음식이라도 같이 나누어 먹는 기쁨, 서로 칭찬하며 격려해주는 대화, 그 모든 소소한 것들을 앗아 가버렸습니다. 그러한 일상이 없어진 곳을 비추는 달빛도 힘이 없어 희미한 그림자뿐이겠지요. (53-54쪽 “달과 병든 병사”에서)

열차가 출발하는 순간 사람들은 ‘망연히 서서’ 배웅하고 있습니다. ‘망연히’라는 시어에서 배웅하는 사람들의 정신과 혼이 다 빠져나갔다는 것이 전해옵니다. 살아 돌아오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들의 마지막 작별의 모습을 시인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세’를 부르는 사람은 늙은 차부(車夫)뿐입니다. ‘만세’를 부르며 모자를 힘차게 흔들었을 것 같은 늙은이는 전쟁터로 떠나는 젊은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려는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저승 가는 젊은이에게 빌어주는 간단한 위령기도의 주문 같아서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98-99쪽 “열차와 손수건”에서)

일본 침략군은 무고한 한국인을 “불령선인(不逞鮮人)”이라고 부르며, 재판에도 넘기지 않고 학살했습니다. 이 시는 그러한 처형에 의한 살인행위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총살 집행을 명령받은 하급 병사들 전원이 일부러 목표를 빗겨간 행위에서 시인은 선량한 일본 인민의 양심을 암시하고 있 습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하며 웃음 짓는 ‘조선인’을 참살하는 일본 직업군인의 잔인함은 “히쭉 웃었다”라는 시구에 단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122쪽 “총살”에서)

역시 미쓰하루는 ‘시인’입니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아들도 군대에 내보내지 않았으나, 아들을 군에 보내고 잠을 설치는 부모의 심정을 그는 「후지산」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쟁터에 나간 아들이 어디에서 어떤 모양으로 지내고 있는지 모르는 부모의 속 타는 마음은 걱정을 하다가 잠시 잠이 든 시간에도 아들이 꿈에 보입니다. 그러나 그 모습은 비에 흠뻑 젖어 “총을 질질 끌면서, 헐떡거리며” 얼이 빠져 걷고 있는 것입니다. 아들이 힘없이 걷고 있는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서 정처 없이 찾아 헤매던 꿈을 꾸고 난 날 밝은 새벽녘 “아들이 없는 텅 빈 하늘에” 후지산이 보입니다. (141쪽 “후지산”에서)

전쟁이 끝난 세계를 황량한 들판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힘겨운 형벌의 포차(砲車)를 밀면서/ 피의 강을 건너갔던 병사들”의 죽은 혼이 이리저리 헤매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병사인 ‘나’도 아름다운 마을이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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