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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

머니투데이 | 2007.07.13 10:49
[머니투데이 황숙혜기자]

'퀀트'(승산 펴냄)는 책 이름 그대로 퀀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용어 퀀트는 정량금융(quantitative finance)에 종사하는 금융공학 전문가를 가리키는 속어다.

저자인 이매뉴얼 더만은 이와 같은 1세대 퀀트이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물리학자의 삶을 살다가 1985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했을 때 그는 타고난 금융 전문가는 분명 아니었다.

하지만 더만은 금융공학과 정량금융의 가장 기초적인 밑바닥부터 출발해 20여 년의 세월을 복잡한 파생 상품과 리스크 관리의 세계를 탐험했다. 그리고 2001년 9월11일 테러 발생 후 9개월이 지나고 다시 상아탑으로 되돌아 온 그가 지난 40년 동안의 자신의 경험들을 회고했다.

저자는 퀀트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그리고 퀀트의 역량이 금융회사와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저자는 골드만 삭스와 함께 했던 16년의 시간과 잘로몬 브라더스에서 보낸 불행한 기억까지 떠올리며 금융시장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엔진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원리를 풀이했다.

더만이 몰두한 일은 유명한 블랙-숄스 옵션가격모델을 보다 발전시켜 채권 분야에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오일쇼크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선언 등의 갑작스런 국제 정세의 변동에 의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믿고 있었던 채권 시장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금융인들은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대처법일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블랙-숄즈 옵션가격모델을 개발한 피셔 블랙은 더만의 멘토가 되었고, 그에게서 영감을 얻은 더만은 채권의 가치를 평가하는 블랙-더만-토이 모델의 공동 저자가 된다.

더만은 1990년대 리스크 관리 분야의 영웅이기도 했다. 그는 꾸준하게 가능한 경계선을 넓혀 나갔고, 보다 세련되고 독창적인 구조로 끌어올리려 애썼다. 그리고 대학 도서관에서의 힘든 시절 동안 배운 냉정한 회의론으로 세계관의 지반을 단단히 굳혔다.

그는 모든 종류의 현상을 총망라하는 경제 이론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물리학의 기법은 금융에서 진실에 가장 가까운 근사치를 만들어 내는 수준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 이는 금융에서 말하는 진정한 가치 자체가 의심스러운 개념이기 때문이며, 시장은 작용과 반작용, 정반합의 변증법에 의해 움직이는 투기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과거의 실수에서 배워 새로운 실수를 저지른다. 한 시절에는 옳았던 것이 다음 시절에는 틀리게 된다"는 말로 이를 표현했다.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로 국내 금융시장도 한 차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책은 국내 금융시장의 변화에 맞춰 금융인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에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원리를 소개한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 퀀트/이매뉴얼 더만 지음/권루시안 옮김/승산 펴냄/472쪽/1만8000원

황숙혜기자 s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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