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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이 셜록 홈즈뿐이라고? 천만에!

한국일보 | 2013.04.23 16:03

홈즈 비견되는 탐정들의 매혹적 추리 대결
추리소설 황금시대 동서양 걸작 34편 엮어

<셜록>이라는 드라마를 아는가. 추리물 팬이라면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전세계를 강타한 이 드라마에서 존 왓슨을 처음 만난 셜록은 이렇게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입니까, 이라크입니까." 그는 왓슨이 군의관이고 알코올중독자 형이 있다는 사실, 왓슨이 다리를 저는 이유를 속사포처럼 쏟아낸다. 단지 왓슨의 휴대전화만 보고.

여러 단서를 조합해 사건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셜록 홈즈는 '탐정의 대명사'로 통한다. 물론 아서 코난 도일이 위대한 추리소설가인 건 맞다. 요즘 나오는 경찰 드라마까지 셜록과 왓슨을 끊임없이 모방하는 데서 <셜록 홈즈>의 위대함을 확인할 수 있다(심지어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는 홈즈를 창조한 코난 도일에서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을 따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추리문학의 선구자는 코난 도일이 아니라 애드거 앨런 포(1809∼1849)다. 그는 1841년 <모르그 가의 살인>을 시작으로 <마리로제 미스터리> <도둑맞은 편지> <황금 곤충> 등의 작품을 발표하며 추리소설의 원형을 만들어냈다. 포가 창조한 오귀스트 뒤팽이라는 인물이 없었더라면 결코 <셜록 홈즈> 시리즈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추리소설 팬은 누구라도 혹할 만한 걸작만을 모은 작품집이 나왔다. 한국추리작가협회가 동서양 미스터리 걸작 단편 34편을 묶어 <세계 추리소설 걸작선> 1편과 2편을 펴냈다. 지난해 발간한 <한국 추리소설 걸작선>에 이어 한국추리작가협회가 야심차게 발간한 책이다. 1편과 2편을 합쳐 1,300쪽이 넘는 이 책을 읽으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중반의 미스터리 여명기 및 황금기를 수놓은 탐정들의 활약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포의 <마리 로제 수수께끼>는 실제 벌어졌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포는 뒤팽을 내세워 미국에서 벌어진 '메리 시실리어 로저스의 사건'을 추리하고 있다. 포는 신문기사와 풍문을 바탕으로 사건을 유추하는데, 소설의 결말이 실제 사건과 놀랄 만큼 일치해 화제를 모았다.

자크 푸트렐의 <13호 감방의 비밀>에는 반 도젠이라는 탐정이 나온다. 논리적인 '사고 기계'라는 강렬한 캐릭터와 함께 밀실탈출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스틴 프리먼의 <문자조합 자물쇠>에는 홈즈에 비견되는 손다이크 박사가 등장한다. 그는 '휴대용 실험실'로 부르는 녹색 가방을 갖고 다니며 증거를 수집한다. 현대 과학수사의 기초를 쌓은 탐정이다.

'장르소설 천국'인 일본의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실려 있다. 일본 탐정소설의 3대 거성으로 불리는 고가 사부로의 <호박 파이프>는 전쟁 중의 일본을 보여준다. 사람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목적을 위해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교묘한 트릭은 어떻게 해결될까. <오필리어 살해>는 일본 추리소설 3대 기서 <흑사관 살인사건>의 작가인 오구리 무시타로의 작품으로 노리미즈 탐정의 추리를 통해 독창적 세계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 외에도 '구석의 노인' 시리즈로 유명한 엠마 오르치 여사의 레이디 몰리, 최초의 여탐정 러브데이 브룩을 창조한 캐서린 루이자 퍼키스, 괴도 소설의 효시로 알려진 클레이 대령 등 다양한 탐정들의 추리실력을 작품집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추리소설의 평론들을 작품 사이사이에 배치해 놓은 것이다. <마리 로제 수수께끼>를 분석한 고사카이 후보쿠의 <마리 로제 수수께끼 연구>를 비롯해 로널드 녹스의 <셜록 홈즈 문헌 연구>, 제임스 샌도의 <미스터리 가이드>, 이노우에 요시오의 <탐정소설론>, 도로시 세이어즈의 <범죄 옴니버스> 등 모두 8편이 수록돼 있다. 이 평론들은 미스터리 문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일찍이 홈즈는 "암호를 만든 사람이 있으면 푸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지"라고 말했다. 이 책의 기발하고 상상력 넘치는 트릭들과 이를 파헤치는 탐정들을 보면 독자들의 생각이 확 달라질 것이다. 셜록 홈즈만이 최고의 탐정이라는 생각이.

한국아이닷컴 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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